박영사

SITEMAP
전체메뉴닫기
닫기
공동체
공동체
저자
이종수
역자
-
분야
행정학 ▷ 행정학일반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5.06.10
장정
페이지
330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0195-2
부가기호
93350
강의자료다운
-
색도
정가
20,000원

중판 2022.04.15

중판 2021.03.15

중판 2019. 8. 30
중판 2016. 8. 20
초판 2015. 6. 10

공동체 회복은 우리를 참된 발전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평화로운 길이다. 진보와 보수, 혹은 좌우라는 이념보다 더 본질적이면서도 평화로운 발전을 우리에게 기약해 줄 수 있다. 20세기 초 영국에서 환경오염과 불평등 그리고 사회갈등으로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을 때, 전원도시 운동을 제창했던 하워드(E. Howard)가 자신의 책 부제를 <진정한 개혁으로 가는 평화로운 길>(A Peaceful Path to Real Reform)로 썼던 게 우연이 아니다. 공동체 회복의 진정한 가치를 주목했던 선각자의 표현이었던 셈이다.
공동체의 회복을 추구하는 길은 실상 어떤 진보보다도 진보적이다. 진보적이되 위험하지 않은 진보, 그리고 변함이 없는 진보다. 좌파적 이념을 교조로 하는 정치적 진보는 자칫 인간을 수단화하거나,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전락하여 스스로 분열과 부패의 주역이 되곤 한다. 이에 비해, 공동체를 지향하는 시도는 어떤 이념을 도그마하거나 인간을 수단화하지 않고, 오히려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가치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 의사로 헌신하며 공동체 운동을 주도했던 스캇 펙(S. Peck)은 공동체를 통해서 인간은 구원될 수 있다고 갈파한 바 있다.
그러나, 공동체의 회복으로 가는 길이 평탄하지는 않다. 그 길에는 굴곡이 많고, 어떤 의미에서는 실패가 보장되어 있다.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그렇다. 그 길이 매우 중요하긴 하지만, 험난한 여정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에 실패를 경험하지 않을 수 없다. 어떤 완성을 전제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는 공동체로 가는 걸음이 실패로 규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오직 먼 시선을 가진 사람만이 장기적으로 그 실패의 위대성을 깨닫고 공감할 수 있게 된다.
오랜 세월동안 한국사람들은 바람직한 공동체를 유지하며 살아왔다고 자부하여 왔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이제 다양한 지표에서 그런 자긍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들을 상실해가고 있다. 구성원 사이의 갈등지수, 자살률, 이혼율, 이

웃에 대한 배려, 공공성, 정부 신뢰 등 모든 면에서 그렇다. 사회의 구성원들이 서로 공존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제 ‘좋은 사회’에 대한 성찰과 합의를 새롭게 시도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책은 상당 부분 기존 행정학의 언어를 탈피하여 집필되었다. 유토피아로 시작하여, ‘지방행정’을 ‘공동체행정’으로 부르고, 마을만들기에 관심을 할애하였으니 말이다. 이러한 관심과 언어의 변화가 저자에게는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었다. 애초 자치(自治)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학문의 길에 들어섰으나, 한국에서 지방자치가 좀처럼 꽃 피우지 못하는 현실을 보며, 그 원인을 지역공동체의 와해에서 찾게 되었다. 행정이나 관료제에 파묻혀 제도와 정책만으로 그 해법을 찾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다. 공동체의 해체와 회복 그리고 거기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의 삶터를 보다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으면, 행정이나 정책 그리고 제도라는 요소만 가지고는 근본적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지금도 행정학이나 정치학의 대부분은 국가주의 아니면 시장주의에 의해 일방적 영향을 받고 있다. 공동체를 중시하는 시각은 두 시각 사이에서 아주 미미한 공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양 진영에 공동체의 문제를 역설하고, 그 중요성을 설득하는 일은 지난한 일이다. 그나마, 최근 학계와 정부의 일각에서 공동체 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 것이 다행스러운 일이다.
세계적으로도 그렇다. 세계화 현상이 급격하게 확산되는 환경 속에서, 공동체는 하나의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공동체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도, 개인은 잘 살아갈 수 있다. 오히려 공동체에 무관심한 채 경쟁과 시장(市場)에 몰두하는 사람일수록 개인적 삶은 더 풍요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이 이웃이나 공동체의 다양한 노력에 무임승차한 결과일지언정 말이다.
그럼에도, 우리들이 궁극적인 이상으로 지향하는 삶은 아름다운 공동체다. 평화와 풍요, 혹은 행복 그 어느 것도 조화로운 공동체를 전제로 하지 않으면 달성되기 어려운 이상들이다. 인간의 궁극적 가치와 이상에 관련된 개념 자체들이 모두 공동체의 성숙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을 위해서 세계화도 필요하고, 시장도 필요하며, 국가도 필요한 존재다. 이렇게 보면, 경제도 공동체 안에 있어야 하고, 국가도 공동체 안에 있어야 하는 것들이다.

행정학과에서 연구하고 가르치며 공동체에 대해 품었던 생각들을 책으로 엮어내는 일은 나에게 작은 도전이다. 다른 언어로 표현하고, 다른 문법으로 소통해야 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다른 박자로 북을 두드리는 사람들의 소리를 행정학적인 시각으로 담아내는 과정이 결국 되고 말았다. 이 내용의 일부는 이미 학술적 연구로 발표했던 논문을 수정한 것이고, 일부는 평소 강의실에서 설명하는 부분을 활자화 한 내용이다. 이미 학술지에 게재되었던 부분을 여기에 명기하면 다음과 같다.

제3장: 이종수. (2010). 공동체주의의 이론적 전개와 자유주의와의 논쟁 고찰. 지방정부연구, 4(3): 5~22.
제12장: 이종수. (2015). 주거공동체에 대한 애착과 신뢰의 영향요인 분석: 친밀권역의 회복을 위한 시각. 한국주거학회논문집, 26(1): 53~60.
제14장: 홍완수.이종수.박대섭. (2012). 로컬푸드 운동과 외식산업의 협력적 발전방안. 호텔경영학연구, 21(6): 329~343.
제15장: 이종수.유지연. (2014). 살기좋은 지역 평가를 위한 지표와 방법 고찰. 한국지방자치학회보, 26(2): 297~316.

책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도움을 받았다. 편집에는 박영사 배우리 선생, 그리고 교정에는 연세대학교 대학원 행정학과의 안민우, 정주형, 최인태, 이보현, 권용훈 원생의 도움이 컸다. 모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바이다. 그리고는, 책을 내며 느끼는 작은 보람과 감사를 나의 가족에게 표하고 싶다. 늘 감싸주는 사랑의 힘으로, 나는 아직도 꿈을 꾸며 살아가고 있다.

2015년 5월
저 자

저자 약력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British Council Study Fellow로 선발되어 영국의 Sheffield University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의 Yale대학 Law School 풀브라이트 교환 교수, 일본 立敎大學 초빙 연구원으로 미국과 일본의 지방자치 및 정부개혁에 대해 비교론적 탐구를 하였다. 현재 연세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있으며, 헌법재판소 제도개선위원, 행정자치부 자문위원, 국민권익위원회 자체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제1편 유토피아와 공동체

제1장 머리말
제2장 유토피아에 대항 꿈
제3장 공동체주의 이론의 부상
제4장 새로운 공동체의 원리로서 공공성
제5장 분권화와 민주주의, 사회자본, 그리고 성장의 관계

제2편 공동체 속에서의 풀뿌리자치와 행정

제6장 공유사회를 위한 담론과 사례
제7장 자치를 위한 주민참여 제도
제8장 공동체행정의 혁신전략
제9장 공동체정부 형태의 다양화
제10장 최적의 자치단체 규모에 대한 시각들

제3편 지역발전을 위한 전략과 자원

제11장 지역발전의 패러다임 변화
제12장 주거지역에 대한 애착과 신뢰의 영향요인
제13장 마을만들기를 위한 지역자원의 발굴
제14장 로컬푸드의 가치와 활용
제15장 살기 좋은 지역의 평가 방법론
제16장 단절된 공동체의 역사성 회복을 위한 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