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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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를 품은 명상
신간
바이러스를 품은 명상
저자
신창호
역자
-
분야
인문학/교양/어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0.06.01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76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071-2
부가기호
0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8,000원

초판발행 2020.06.01


바이러스를 품은 명상
- 어느 은둔 교육철학자의 일상과 독서록, 페이스북에 담은 고전 -


1. 이 글은 2018년 8월 15일부터 2020년 4월 5일까지 약 20개월 600여 일 간의 바이러스 시대에, 연구하고 교육하고 봉사한 내용을, 페이스북을 시작하며 올린, 순수한 나 개인의 학문 수상록이다.

2. 이 명상록은 아주 짧은 기간의 상황을 정돈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 드러난 사유와 실천의 흔적은 50여 년을 살아온, 내 삶의 축소판으로 보아도 무방하다. 아마, 죽는 날까지도, 내 인생의 범주는 큰 변화 없이 이런 삶의 반복일 확률이 대단히 높다. 확률이 아니라, 그럴 것이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다른 일은 할 줄 아는 게 없다! 정말이다!

3. 명상록의 내용은 페이스북에 올린 사항을 가능한 한 그대로 옮겼다. 필요에 따라 다른 기록을 보며, 약간 보완하였다. 그만큼 나 개인의 감정과 이성이 점철(點綴)되어 있고, 연구 노트와 독서 기록 중심으로 정돈되었다. 관심 없는 분들에게는,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상당히 있으리라. 책으로 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페이스북에서 나누지 못한 인생을, 세상의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논리적인 글이 아니라 명상록이므로, 아무 곳이나 펼쳐, 읽고 싶은대로 읽고 공감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4. 나는 평생 학인(學人)으로 살았다. 학문이나 교육 이외에 세상 사람들보다 잘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남들은 능수능란하게 수행하는 사업을 잘하지도 못하고, 기술과 기능을 제대로 익힌 것도 거의 없다. 직립보행(直立步行) 이외에는 취미도 아예 없다. 할 줄 아는 것이 없는 만큼 잘 속아 넘어 간다. 요즘처럼 가짜뉴스가 판치는 시대에는, ‘사실-현실-진실’을 도무지 파악하지 못하는, 지적 저능아로 전락하기 쉽다!

5. 학문에 종사하지 않는 분 가운데, 이 명상록을 끝까지 읽고 싶은 분은, 쉽게 생각하고 읽으시라! 별것 없다! 에세이에서 언급한 ‘학문’, ‘연구’, ‘교육’과 같은 용어를, 자신이 종사하는 일로 전환하여 이해하면 그만이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어떤 ‘거래’를 할 때, 그 ‘거래’를 그냥 ‘학문’이나 ‘연구’와 맞바꾸어 읽으면 된다. 

6. 명상에서 인용한 고전(古典)의 문장은 원문을 줄이기도 하고, 번역 과정에서 현대적 의미로 의역하기도 했다. 필요에 따라 이해하기 쉽게 끊어 읽었다. 명상의 깊이와 폭을 고려하여, 일부러 한자나 영어 등을 많이 썼다. 지나치게 쉼표(,), 느낌표(!), 물음표(?) 등도 넣어, 끊어 쓰기를 심하게 만들었다. 한 숨 돌리면서 생각해 보려고. 현재의 문법이나 맞춤법에 의거한 글쓰기로 보면, 빵(0)점에 가까운 글이 될 수도 있다. 깔끔하게 글 쓰는 사람들은 비난하겠지? 관계없다! 나만의 감수성과 논리성을 담은 글이므로. 너무 명료해 보이면, 명상록이나 수상록으로서 맛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이런 착각도 해 봤다.

7. 세상은 늘 어지러웠다. 인간이 세상을 응시하는 한, 난세(亂世)가 아닌 적이 없다! 공존공생(共存共生)을 추구한 이상적 사회 질서를 의식하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태평(太平)시대라고 내세우는, 중국 고대의 요·순(堯·舜) 때도 평온한 시대는 아니었다고 판단한다. 인류의 이상을 평안(平安)하게 담으려고 ‘요·순’이라는 기준을 설정했을 뿐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완전한 평화는 존재할 수 없다! 현실은 늘 갈등과 투쟁의 강물이 흐른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완만하냐? 급물살이냐?

8. 인간은 늙어갈수록 이상을 꿈꿔서는 곤란하다. 현실을 열심히 살자! 지난 4년간 내가 바이러스의 숙주가 되어 깨달은 진실은 그것뿐이다! 

9. 다시, 나는 바이러스로 인해 삶을 새롭게 깨달았다. 최소한 4년째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에 관한 내용은 이 명상록을 엮어나가면서 수시로 언급할 것이다. 

10. 바이러스가 창궐(猖獗)하는 시대에, 보잘 것 없는 한 학자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세상을 위해,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을까? 


2020. 4. 곡우절(穀雨節)
왕숙천이 내려다 보이는 청옹정사(淸瓮精舍)에서
신 창 호

신창호(申昌鎬)
현)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교수

주요 학력
고려대학교 학사(교육학/철학)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사(철학)
고려대학교 박사(Ph. D, 교육철학 및 교육사학)

주요 경력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실장/교양교육실장/교육문제연구소장/평생교육원장
한국교육철학학회장/한중철학회장/아람청소년센터 이사/독서문화연구원 부설연구소장

주요 논저
≪네오 에듀케이션-시대정신에 부합하는 교육학 창조≫, ≪한국교육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가≫(1․2), ≪한국교육사의 통합적 이해≫, ≪교육철학≫, ≪교육철학 및 교육사≫, ≪교육과 학습≫, ≪수기, 유가 교육철학의 핵심≫, ≪유교의 교육학 체계≫, ≪율곡 이이의 교육론≫, ≪세계 종교의 교육적 독해≫, ≪톨스토이의 서민교육론≫, ≪존 듀이 교육학의 원류를 찾아서≫, ≪사서-한글 논어/맹자/대학/중용≫(역), ≪논어의 지평≫, ≪배려≫, ≪관자≫(공역), ≪주역절중≫(전12권, 공역), ≪논어집주상설≫(전10권, 공역), ≪대학장구상설≫(전3권, 공역) 외 100여 편.

연구 관심
고전(古典)의 현대 교육학적 독해

이메일: sudang@korea.ac.kr

화는 입을 통해 나가고 병은 입을 통해 들어온다.
페이스북을 연다는 것 자체가 신세계로 달리는 흥분이다.
오래 고인 우물은 썩게 마련이니 바꿔야 한다.
아직도 사대주의 유교는 건재한가.
인생은 무진기행의 노래를 끝까지 부르는 걸까.
함께 논의한 저술은 서로를 보듬는다.
아름다운 곳은 더불어 즐기자.
석가모니의 자리에 고요한 고행이 채찍을 더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접어드는 시기엔 날씨가 차갑다.
눈 오는 날에는 함박눈만큼이나 풍요를 기다린다.
몇몇 학술 활동이 사유는 굳건하나 실천은 온건하다.
신년을 맞이할 때는 현실을 미화하고 이상을 기획한다.
티베트 불교의 큰 스승과 인터뷰 하며 배웠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유적지와 중국 혁명의 성지를 둘러 보다.
100여년 전 의병 전투의 성지는 고요했다.
강원도는 오묘한 힘이 도사린다.
생각의 집을 만들고 착한 존재를 마주하라.5
훌륭한 사람은 물론 멀리 있는 존재들도 관심을 가지라.
다듬고 배우는 만큼 사람의 길을 알 수 있다.
항상 배움을 고려하며 노력하라.
직접 맛보고 진지하게 탐구하라.
가르침과 배움은 서로를 품는다.
교육은 사회 분위기 전환의 마당이다.
학업을 제대로 수행하고 게으름을 조심하라.
몰입하여 연구하고 함부로 단계를 뛰어넘지 말라.
현재 직무에 충실하며 희망하는 사안을 고려하라.
배운 내용을 간직하고 익히고 유람하며 넓히라.
미리 점검하고 때에 맞춰 감당하며 탐색하라.
실수를 줄이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말라.
억지로 끌거나 억압하거나 마구 통달시키려 하지 말라.
학문은 자신의 장점을 가꾸고 단점을 보완한다.
본질을 꿰뚫고 꽉 채워 두텁게 만들어 직언하라.
여러 사안을 연관시켜야 온전하게 터득한다.
종을 치는 것처럼 아름다운 소리를 울려라.
다방면으로 견주어 보고 분류하여 정리하자.
크게 갖추고 큰길을 가며 긴 시간 동안 살펴보라.
배움의 축적과 실천이 황금 집을 가져온다.
배움은 엄격하고 부지런하게 지속하라.
주어진 우주의 시공을 직접 활용하라.
고생한 사람들의 노고를 기억하라.
소양을 쌓아 본분을 이행하라.
터지기 전에 미리 막고 의심받을 처신을 하지 말라.
세상은 굽은 것을 올바른 법도라 우기는 곳이다.
세속에만 얽매이지 말고 시대정신으로 미래를 보라.
훌륭한 지도자는 현명한 인재를 갈망한다.
게으름을 경계하고 온몸으로 실천하라.
자리와 본분을 고민하며 일침을 가하라.
올바른 법도에 따라 치우침 없이 공평하라.
인의도덕을 다져 삶의 현장에 구현하자.
때를 만나 실행되기를 기대하며 저술해 나간다
능력과 재주와 가능성 등 다양한 차원을 고려하라.
충분한 경험을 갖춘 사람이 사람을 알고 추천할 수 있다.
부끄러움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하라.
알지 못하는 것 자체가 죄 되는 일은 아니다.
자신에게 부여된 사명을 다하지 못하면 떠나라.
어떤 일이건 선택했다면 몰입하고 집중하라.
학업에 부지런하고 실천을 근심하라.
모든 존재의 쓰임새를 확인하라.
언제 어디서건 소리 내야 하는 이유를 확인하라.
세상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절대 숨지 말라.
문장은 세상의 길을 밝히는 도구다.
사람을 근본으로 디자인하고 실행하라.
글은 지식인의 정신을 담는 그릇이다.
단단하고 바르고 비어 있으면서도 곧게 처신하라.
끝까지 탐구하고 쉼 없이 연구하라.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엮어내라.
전통은 시대정신을 구가할 수 있는 삶의 바탕이다.
공동체 구성원을 향한 사랑과 공경을 실천하라.
교만하지 말고 절도 있게 처신하라.
위태롭지 않고 넘치지 않게 처신하라.
부유함과 소중함이 자신의 몸에서 떠나지 않게 하라.
법이 아니면 말하지 않고 도리가 아니면 행하지 않는다.
올바른 말로 신뢰를 얻고 법도에 맞는 행동으로 질서를 유지하라.
사람을 사랑하고 공경하는 마음에 차별을 두지 말라.
충실과 순종으로 모든 일에 감사하자.
자연을 원용하여 인간에게 적용하라.
자연의 이치를 온몸으로 수용하여 세상에 기여하자.
효는 자신의 본분을 확인하고 실천하는 작업이다.
자연의 질서에 짝하는 인간을 고려하라.
덕성과 예의를 찾아 매진하자.
상식의 세계를 말하고 실천하라.
존중받고 모범이 되게 말하고 행동하자.
교만하지 않고 난동부리지 않으며 어울려도 다투지 않는다.
건강한 인생은 효도와 우애와 화합과 예의가 담보한다.
사람을 공경해야 하는 근거를 어떻게 알려야 하는가.
내면으로 행실을 다지고 후세에 이름을 세워라.
정의롭지 않은 일은 고쳐나가도록 간절하게 말하라.
장점은 강화하고 단점은 과감하게 보완하자.
살아서는 사랑과 공경으로 죽어서는 슬픔과 근심으로 섬기라.
우주자연과 인간사회는 혼돈 가운데 질서를 유지한다.
사람만이 빼어난 기운과 신령스러운 면모를 지닌다.
본성 그대로를 회복하여 삶을 영위하라.
고요하고 움직이지 않는 상황은 사물에 느껴야 두루 통한다.
마음은 하나일 뿐이다.
자연이 부여한 것은 명이고 사람이 받은 것은 성이다.
귀신은 오므리고 펼치는 우주적 상황이다.
느낌이 있으면 반드시 응함이 있다.
스스로 포기하는 인간은 정당한 사안을 막고 끊어 버린다.
사물은 제각기 이치에 맞게 처리하는 도리가 있다.
인을 잃으면 질서는 사라지고 조화는 찾아오지 않는다.
모든 존재는 제각기 합당한 이치를 지닌다.
충실과 신뢰로 쉬지 않고 노력하라.
불통과 마비가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삶은 기운이 생동감 있게 펼쳐지는 마당이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은 내 몸에 꽉 차 있다.
세상 사물은 홀로 존재가 아니라 반드시 짝이 있다.
유학과 불교는 화두가 다르고 실천 양식에 차이가 있다.
중심을 잡는 일은 세상의 큰 뿌리이자 곧게 뻗은 도리다.
공공의 일은 하나로 모아지고 사적인 일은 갈래로 나눠진다.
거짓이 없는 것을 순수한 마음이라 한다.
구부리고 펴며 가고 오는 저 거대한 움직임이 세상 이치다.
귀로 듣고 마음에 새겨라.
어렵고 험한 일일수록 자신이 해결하라.
이론과 실천이 명확하지 않으면 행동할 근거가 없다.
벗한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행복이다.
달마도는 화를 막고 복을 부른다.
금강경을 잡고 집착을 끊어라.
스승은 학문을 지탱하는 힘과 동기를 부여하셨다.
집착을 줄이면서도 열정을 간직하라.
후학의 학문 토대에 기여하는 학자의 의무를 다하자.
학자로서 나름대로 하나의 학설을 이루라.
조그만 공간은 담소하는 장소다.
중국의 지혜와 지속가능한 발전은 몇 가지 요소에 기인한다.
청대 학술의 특징은 문예부흥과 매전익진이다.
한중 학술교류와 역학 관련 저술을 출간하다.
한중 학술교류가 새로운 시대 문화를 만든다.
유학 생활의 애환을 가족여행으로 풀다.
올해 마주할 모든 일에 미리 감사한다.
박물관은 지나간 시대의 삶을 담고 있다.
봄기운 온화하고 경치 청명하다.
이름은 사람이 진짜 사물을 그대로 드러내는 근거다.
무기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고 용감하게 분투하라.
용감하게 싸우면 살고 용기내지 않으면 죽는다.
봄이 오는 소리가 스쳐 지나간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공부들을 하면서 잘 지켜보자
지려와 용기는 장수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다.
도당은 떼거리마다 칡덩굴처럼 엉켜 있다.
일을 미리 대비하면 성취할 수 있으리라.
웃음 없는 하루는 잃어버린 하루다.
바이러스 전쟁이 우리 삶의 패러다임을 전환한다.
화는 복이 기대고 복은 화가 누워 있는 곳이다.
어제-오늘-내일-훗날에 이르기까지 한 발 한 발 단련하라.
늘 병을 염려하고 죽음을 근심하자.
바이러스를 품고 명상하며 삶의 예의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