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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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철학잡기 2020
신간
교육철학잡기 2020
저자
신창호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1.05.2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0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169-6
부가기호
0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8,000원

초판발행 2021.05.20


1
언제부터인지,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세상을 보며 깨달은 것이 있다. 아무리 사소(些少)하게 보이는 일일지라도 관심(關心)을 두자! 존중(尊重)하자! 아무리 허황(虛荒)된 글과 말일지라도 진지(眞摯)하게 경청(敬聽)하자! 존중은 존재에 대한 허용(許容)이다. 경청은 존재에 대한 수용(收容)이다.
사소하고 허황된 사안으로 향하는 관심과 진지성!
‘존중’과 ‘경청’!
이 몇 마디를 끌어안고 신음한 묵언(?言) 수행이 긴 침묵(沈?)을 깨고, 교육의 구심(球心)에서 궁극(窮極)으로 치닫는다.
‘모든 존재를 향한 ‘존중’과 ‘경청’이 나를 기쁘게 가꾸는 요소이자, 너를 기쁘게 성장하는 기초가 된다. 나의 기쁨과 너의 기쁨이 어울릴 때 우리의 즐거움을 형성한다. 그 모든 잠재력을 존중과 경청이 담보한다.’
이 깨달음의 순간, 나는 평온(平穩)으로 빠져들었다. 온전한 인생을 위한 교육이 이런 모습을 지향하는 건 아닐까?
 
2
1980년대 초반부터 40년 가까이 교육과 철학을 화두로 살아왔다.
교육은 철학의 실천이다! 철학은 교육의 이론이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되기’를 갈망하는 이론과 실천을 염두에 두고, 교육과 관련하여 다루었던 언표만 해도 엄청나다. 이념, 목적, 목표, 방법, 소통, 대화, 협력, 배려, 만남, 고려, 이해, 경쟁, 비판, 생각, 성찰, 반성, 고차원적 사고, 창의적 능력, 동기부여, 상담, 멘토링 등등 수많은 수식어를 나열해 왔다.
그런데 내가 열정을 불태우며 몰입하던 교육은 어디에 있는가? 예컨대, ‘배려(配慮)’를 화두로 하는 교과목을 15년 이상 가르쳤건만, 소망하던 교육이 성취되었는가?
온통, 회의(懷疑)만이 몸을 감싸고 회오리친다.
 
3  
2020년 6월 4일 목요일 오후,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등 첨단기술문명에 힘입은 소통방식에 대해, 두 딸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러다 13시 28분에 개인 블로그(blog)를 처음으로 만들었다. 나 스스로 지은 호를 따서 ‘청옹정사(淸瓮精舍)’라 했다. ‘청옹사색방’ 또는 ‘청옹잡기’를 가꾸는 사이버 집이다.
코비드(COVID: corona virus disease)-19시대, 일상의 사색실로 쓸 겸해서, 조그만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이 블로그의 존재를 잊지 않고 있다면, 소소한 글이나, 사진 등, 각종 자료를 올리며 기록으로 남겨 놓으리라. ‘블로그(blog)’는 ‘웹(web)’과 ‘항해일지(log)’의 합성어라고 한다. 온라인상의 일기장이랄까? 일종의 비망록이자 명상록이다. 내 생활사의 소중한 쉼터이다. 쉬어가고 싶은 은둔의 시공에 머무를 때마다, 떠오르는 글을 남겨 놓고, 성찰하는 학인(學人)의 일상을 즐기리라!

4
이 에세이집은 블로그를 개설한 2020년 6월 이후, 12월까지 약 7개월간의 사유를 간략하게 정돈하였다. 쓴 글을 보니, 교육과 연관된 내용이 많다. 그만큼 내 삶의 관심을 속일 수 없다.
애당초 누구에게 보여주거나 함께 나누기 위해 마련한 블로그가 아니었다. 독일 유학 중인 큰딸, 그리고 올해 대학생이 된 작은딸과 조금 더 심도 있는 대화를 위해 마련한 마당이었다. 그래서 ‘서로 이웃’이라는 소통장치도 딱 세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다. 큰딸과 작은딸, 그리고 아내뿐이다.
그런데 어떤 글은 1,000명에 육박하는 사람이 보았다. 상당수의 글이 수십 명에서 수백 명에 이르는 익명(匿名)의 사람이 열람한 듯하다. 블로그 내에 마련된 통계가 일러준다. 놀랬다! 어떤 사람이, 재미라고는 조금도 개입되지 않은, 내 심심한 글을 볼까? 드러난 만큼 부끄럽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지 못한 죄가 무겁다. 공유할 가치도 그만큼 줄어들 텐데. 누군가 ‘이웃 신청’을 해도 받지 않고, 그냥 나 스스로 삶을 성찰하며 사색하는 공간인데, 전혀 생각지도 않은 사람들이 수시로 들여다보고 있다니.
이 뭐꼬?
이전에 페이스북을 개설했을 때, 너무나 많은, 가지각색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이 힘들었다. 언젠가부터 조용히 닫아 버렸다.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세상 편하다. 그리고는 다시 딸에게 자문을 구해, 블로그라는 것을 발견했다. 세상 속에서 은둔하기에 안성맞춤같은 도구였다. 은둔의 길에 열정적으로 몰입하려는데, 다시 들켜버렸다. 인간의 눈이 예리하다. 어디에서건 노려보고 있다. 때로는 이 사실이 무섭다. 무조건 일상에서 마음을 다잡을 뿐이다. 그리고 이 지점을 피할 수 없는 만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한국교육에 관한 철학을 함께 비판하고 성찰하며, 교육의 건강함을 모색하기 위해.
블로그에 나열한 글이 난삽하다. 잔뜩 늘어놓은 구슬 같다. ‘구슬이 아무리 많아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그냥 한 단락을 매듭지으며 꿰놓는다. 블로그 글을 기초로 살을 조금 붙였다. 교수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앞으로 매년 1-2권씩 <교육철학 잡기>라는 이름으로 에세이집을 남겨두려고 한다. 이 책이 그 첫 번째다.

2021. 2. 입춘절
안암동 연구실에서 신창호

신창호

현) 고려대학교 교수
이메일 sudang@korea.ac.kr

6월 1
1. 나의 호 ‘수당’ 2
2. 벗과 적 3
3. 면도날 위를 기어가는 달팽이 4
4. 하지 무렵 5
5. 내 블로그의 이름 ‘청옹정사’ 6
6. 알베르 카뮈의 󰡔페스트󰡕 9
7. 민주주의 시대의 고전 독해  11
8. 대학 캠퍼스의 자유 13
9. 온라인 교육과 대학등록금 반환 18
10. 아, 6.25 23
11. 정전협정 서명 25
12. 비교육적 폭언, 유치원 ‘폐쇄’와 ‘영업’ 중단 27
13. 취업의 동반자들 30
14. 병원 유감 1 32
15. 원상복구 33


7월 35
1. 좁교의 운명과 숙명 36
2. 󰡔황제내경󰡕 독해 1 • 황제라는 존재 38
3. 󰡔황제내경󰡕 독해 2 • 100세 시대 살기 41
4. 󰡔황제내경󰡕 독해 3 • 인간 교육의 첫 단추 44
5. 󰡔황제내경󰡕 독해 4 • 네 가지 인간 유형 46
6. 󰡔황제내경󰡕 독해 5  • 잠복해 있는 기운을 펼쳐내는 유아 청소년기 50
7. 󰡔황제내경󰡕 독해 6  • 우거지게 자라나고 꽃 피우는 성인 초년기 53
8. 󰡔황제내경󰡕 독해 7  • 균등하게 담으며 추수하는 성인 중년기 55
9. 󰡔황제내경󰡕 독해 8  • 인생을 정돈하며 닫아 감추는 성인 노년기 57
10. 집, 거주의 교향곡! 59
11. 정의와 명예를 함부로 거론하지 말라 63
12. 자라남과 늙어감 65
13. 자가 격리 경험 66
14. 혁신에 관한 단상 67
15. 아침 꽃들의 웃음 • 작은딸 생일 선물 69
16.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에 관한 고백 71
17. 2020년 제헌절 단상 73
18. 󰡔엥케이리디온󰡕의 도덕에 관한 작은 메시지 1 77
19. 󰡔엥케이리디온󰡕의 도덕에 관한 작은 메시지 2 80
20. 󰡔엥케이리디온󰡕의 도덕에 관한 작은 메시지 3 82
21. 󰡔엥케이리디온󰡕의 도덕에 관한 작은 메시지 4 85
22. 󰡔엥케이리디온󰡕의 도덕에 관한 작은 메시지 5 87
23. 코비드-19 온라인 교육과 등록금 88
24. 가장 더운 계절의 추억 92
25. 단련의 세월을 즐기다 94
26. 대안학교에 관한 추억 96
27. 자기충실을 위한 다짐 97
28. 특강 가는 길목 98
29. 혈액순환을 위한 변명 • 위스키 한 잔 101
30. 자가 격리 해제 날 아침 102
31. 40년 전 대학시절 독서 • 󰡔인간이란 무엇인가󰡕 103
32. 천민자본, 수치심조차 없는 그 낯설음과 괴로움 104
33. 민주주의의 적과 교육의 허실 사이 107
34. 존재 자체가 반민주적인 자들 110
35. ‘등록금 반환’이라는 말의 오류 113


8월 117
1. 입추, 2학기 온라인교육 준비 118
2. 한밤을 적시는 빗소리 123
3. 방역소독 관리 감독 유감 124
4. 개에 관한 오해와 이해 126
5. 나의 혈족 나의 선조 128
6. 장횡거의 󰡔정몽󰡕 읽기 1  • 감각에 구속되지 않는 마음 130
7. 장횡거의 󰡔정몽󰡕 읽기 2  • 보고 들은 지식의 터득 132
8. 장횡거의 󰡔정몽󰡕 읽기 3  • 본성 계발의 요체로서 감각기관 133
9. 장횡거의 󰡔정몽󰡕 읽기 4  • ‘나’라는 존재의 크기 135
10. 장횡거의 󰡔정몽󰡕 읽기 5  • 적절하고 적합한 삶의 균형 미학 137
11. 장횡거의 󰡔정몽󰡕 읽기 6  • 자신이 지닌 특성을 존중하라 139
12. 장횡거의 󰡔정몽󰡕 읽기 7  • 예비하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떳떳함의 미학 141
13. 장횡거의 󰡔정몽󰡕 읽기 8  • 배움의 원리와 지향 142
14. 장횡거의 󰡔정몽󰡕 읽기 9  • 교육받은 사람의 실상 144
15. 장횡거의 󰡔정몽󰡕 읽기 10  • 가르침과 배움에 관한 몇몇 사유들 146
16. 역사를 흔든 전염병 148
17. 우임금의 치산치수 150
18. 황혼의 사무라이 154
19. 해괴한 코비드-19 157
20. 코비드-19 시절의 난초 개화 161
21. 제국이 유행시킨 전염병 162
22. 코비드-19 팬데믹은 진실일까 165
23. 커피와 차의 어울림을 기록하다 168
24. ‘진파’가 울리는 침묵과 여백의 미학 170


9월 175
1. 『우정에 관하여』 1  • 인간사에서 최우선에 두라 176
2. 『우정에 관하여』 2  •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다 178
3. 『우정에 관하여』 3  • 욕망을 배제하라 181
4. 『우정에 관하여』 4  • 충고하고 질책하라 183
5. 『우정에 관하여』 5  • 미덕을 높이 평가하라 186
6. ‘배움’은 아무도 얘기해주지 않는 삶의 본질  188
7. 내 문장만이 값어치가 없는가 191
8. 호접란의 개화 질서 193
9. 운경당 기홍 큰 스님의 가르침 195
10. 사악, 그 가운데 중악 196


10월 197
1. 󰡔중용󰡕 이해의 신기원 198
2. 기 샤를 크로의 시구 200
3. 가도의 시 ‘은자를 찾아갔다 만나지 못하고’  201
4. 무한 보시를 위한 전제 202
5. 혈육의 변고에 대처하는 방식 203
6. 지성인은 혼자가 아니다 205
7. 칼과 충실과 인간사랑 208
8. 사랑은 최고의 교육미학이자 교육예술 210
9. 은둔에서 구현하는 자기 혁신과 창조 212
10. 공부는 힘든 작업 214
11. 공부의 노예 216
12. 새벽 아침에 담긴 화두 218
13. 병원 유감 2 220


11월 221
1. 늦 가을비는 단풍을 맞이하는가 222
2. 병원 유감 3 224
3. 바다 단상 226
4. 응급실 급행 227
5. 병실일지 1 • 아픔을 견디는 방법  228
6. 병실일지 2 • 병실 이웃 229
7. 병실일지 3 • 원인 모를 발병 근원 230
8. 병실일지 4 • 온라인 실시간 강의 231
9. 병실일지 5 • 명의의 요건 232
10. 병실일지 6 • 세한연후 234
11. 병실일지 7 • 약물치료 236
12. 병실일지 8 • 고요한 역동성 237
13. 병실일지 9 • 희귀 질환 238
14. 병실일지 10 • 낙엽수와 상록수 239


12월 241
1. 병실일지 11 • 새벽의 분주함 242
2. 병실일지 12 • 회복 시간의 파르마콘 243
3. 병실일지 13 • 통증의 인내 지점 244
4. 병실일지 14 • 고심의 미학 245
5. 병상일지 15 • 세포 교체는 몸의 재탄생 246
6. 병실일지 16 • 간호의 요체 247
7. 병실일지 17 • 가면의 빛깔 249
8. 병실일지 18 • 잠이 보약인가 250
9. 병실일지 19 • 통증의 극한, 그리고 첫눈 252
10. 병실일지 20 • 걸리버여행기 253
11. 병실일지 21 • 영하의 세월 255
12. 병실일지 22 • 병증 미스터리 257
13. 5703호와 간이 연찬 259
14. 󰡔주역󰡕「계사전」 1 • 변증법과 유물론 261
15. 󰡔주역󰡕「계사전」 2 • 길흉과 변화 263
16. 󰡔주역󰡕「계사전」 3 • 회린과 무구 264
17. 2020년 ‘동지(冬至)’ 단상 266
18. 󰡔걸리버여행기󰡕 독서 1 • 여행은 내 운명 270
19. 󰡔걸리버여행기󰡕 독서 2 • 커다란 정원 소인국 272
20. 시간의 길이 274
21. 명의의 기본 자세 275
22. 코비드-19는 신일까? 277
23. 입원 치료에 임하는 소망 279
24. 돌이킴의 이치 280
25. 정상수치와 병세 282
26. 아쉬움과 안타까움 284
27. 답답함과 시원함 285
28. 뇌의 오묘함 288
29. 배변 행위와 건강 척도 290
30. 송년과 망년 사이 291
31. 송구영신 묵상기도 2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