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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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인식은 어떻게 말해지고 있는가
신간
역사인식은 어떻게 말해지고 있는가
저자
Kan Kimura
역자
김세덕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3.01.31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04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629-1
부가기호
9391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2,000원

초판발행 2023.01.31


이 글을 쓰고 있는 것은 2022년 3월 16일. 마침 한국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져 윤석열 씨의 당선이 결정된 지 일주일 만이다. 일본에서는 5년 만의 진보에서 보수파로 정권교체로 한일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새로운 정권하에서의 한일관계가 이런 일본 측의 일방적인 기대에 부흥하는 것은 어렵다 본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한일관계의 악화가 1945년 일본의 조선반도(한반도)에 대한 식민지 지배 종료로부터의 오랜 역사적 과정의 결과이며, 그렇기 때문에 그 해결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 점을 한국의 독자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우리는 때로 식민지배를 둘러싼 한일 양국의 갈등을 그 지배의 잔학함과 일본 측의 사과 부족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그러나 만약 그것이 진실이라면 역사인식을 둘러싼 양국간 갈등은 계속 같은 상태여야 한다. 왜냐하면 일본의 지배실태나 사죄 부족이라는 조건은 1945년 이후 변화하지 않았고, 따라서 이것이 원인이라면 독립변수가 변화하지 않은 이상 종속변수인 한일관계를 둘러싼 상황이 변화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한일관계의 ‘악화’라는 단어를 당연하게 사용하듯이 실제 한일관계를 둘러싼 상황은 계속 변화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악화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는 이 변화를 제대로 파악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한일관계, 그리고 그곳의 역사인식을 둘러싼 상황은 실제로 어떻게 변화해 왔을까? 사실 오늘날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서도 반드시 정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전저 ??한일 역사인식 문제란 무엇인가??(한국어판 ??한일 역사인식 문제의 메커니즘??)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늘날 한일 양국에서 큰 초점인 종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일 양국의 여론은, 사실 그것이 양국간의 관계에 있어서 중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리고 때때로 오해받고 있듯이, 그것은 양국 사람들이 그들의 존재를 몰랐기 때문이 아니다. 생각해보면 당연하지만, 식민지배가 끝난 직후 한일 양국 사람들은 대부분 전쟁터에서의 비참한 전투를 겪었고, 또 총력전을 위한 총동원의 현장에 있었다. 당연히 이들이 전쟁터 혹은 후방에서 종군 위안부이나 위안부로 동원돼 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지 못했을 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들이 겪었을 괴로움과 쓰라림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기는 커녕 관심을 기울이려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한일 양국 사람들은 이 문제에 대해 무관심했고, 무엇이 계기가 되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을까?.

물론 같은 것으로는 역사교과서 문제나 욱일기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전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일본 역사교과서에서 한반도 식민지배에 관한 기술은 1980년대 이전에는 사실상 없었던 것과 같은 상태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역사교과서 문제가 격화되기 이전의 교과서는 한국 사람들이 거세게 비판하는 오늘날의 우익교과서와 비교해도 훨씬 식민지배에 대해 냉담했다는 점이다. 욱일기는 1954년 자위대가 된 이래, 일관되게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의 군기로 이용되고 있다. 2018년 문제가 되기 이전에 해상자위대 함선은 여러 차례 이 군기를 내건 상태에서 한국 항구에 입항해 관함식 및 합동훈련에 참가하고 있다.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강조해 두면 필자는 여기서 한국사람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다.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것이 우리의 역사인식 문제를 둘러싼 현실이고, 그 상황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정확히 파악해야만 문제 해결의 실마리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식민지배의 종말부터 오늘날까지 이미 77년의 세월이 흘렀다는 점이며, 그 기간은 이미 식민지 시기의 2배 이상에 달했다는 점이다. 나아가 한일 양국 근대 충돌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1875년 강화도 사건부터 오늘까지 147년. 해방 이후 오늘날까지의 역사는 이미 그 과반을 넘어서고 있다. 그것은 한반도가 서양 열강으로 개국하면서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고 심지어 오랜 고난의 역사를 거쳐 식민지 지배에서 해방되기까지 보다 긴 기간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곳에는 변화가 있고 역사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자신에게 가장 친숙한 ?역사?에 대해 너무 조잡하게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한일 양국의 역사인식 문제를 둘러싼 역사란 어떤 것이며, 우리는 이 귀찮은 문제에 대해 어떻게 ?말해? 왔을까? 이 책을 통해 한국 사람들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다면 필자로서 더 이상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2022년 3월 16일

벚꽃 봉오리가 부풀어 오르는 다카라즈카에서

기무라 간

[지은이]

기무라 간(木村 幹)

1966년생. 교토대 대학원 석사과정 수료 및 박사(법학). 에히메대학강사,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연구펠로, 하버드대학 객원연구원, 고려대학교 객원 등을 거쳐 현재 고베대 대학원 국제협력연구과 교수로 재직 중. 제2기 한일역사 공동연구위원회 연구위원.

저서로는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미네르바서방, 제13회 아시아태평양상 수상), <한국 권위주의적 체제의 성립>(미네르바서방, 제25회 산토리학예상 수상), <한반도를 어떻게 볼 것인가>(슈에이샤신쇼), <고종·민비>(미네르바서방), <한국 현대사>(쥬코신쇼), <근대 한국의 내셔널리즘>(나카니시야출판), <일한역사인식문제란 무엇인가>(미네르바서방, 요미우리·요시노사쿠조상 수상) 등 다수가 있다.


[옮긴이]

김세덕(金世徳)

1970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일본에 유학했다. 고베대학 대학원에서 정치학을 전공했으며 효고현립대학 강사 등을 거쳐 일본 아시야대 교육학부 교수로 재직했으며 현재는 오사카관광대학 관광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조선/한국의 내셔널리즘과 소국의식-조공국에서 국민국가로>, <한국 권위주의적 체제의 성립>, <대한제국의 패망과 그림자> 등이 있다.


한국 독자를 위한 서언 / ⅲ


서론_ 한일 역사인식 문제를 고찰하다 1


제1부_ 한일양국의 역사관과 교과서 문제 15

제1장 한일양국의 역사관과 교과서 문제  17

제2장 제1차 역사교과서 파동에서 ‘극일’운동으로- 전두환 정부의 대일 관점 변화에 대한 고찰  71


제2부_ 위안부 문제 - 한일관계와 국제사회 언설의 변화 107

제3장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국 언설의 상황 - 국제 분쟁화 이전  109

제4장 영어권 미디어의 위안부에 관한 보도와 경향- 1990년대초 보도를 중심으로  135

제5장 일본의 위안부에 관한 인식 - 1970년대 이전 상황을 중심으로  159

제6장 위안부 언설의 전환점 - 센다 가코 󰡔종군위안부󰡕를 중심으로  189


제3부_ 1990년대 이후의 역사인식 문제 - 글로벌화와 그 결말 227

제7장 한일관계의 현주소  229

제8장 욱일기 문제로 보는 한국 내셔널리즘의 새로운 측면  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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