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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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보는 서양 근대도시계획사
신간
인물로 보는 서양 근대도시계획사
저자
김흥순
역자
-
분야
공학 ▷ 도시공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1.06.1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42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319-1
부가기호
9335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초판발행 2021.06.15


요즘은 웬만한 도시계획 관련 용어는 일반인에게도 낯설지가 않은 느낌이다. 용적률이나 역세권 같은 용어는 전국민이 다 아는 것 같고, 간혹 유튜브를 듣다보면 특별건축구역이나 용도용적제처럼 나 역시 개념이 뚜렷하지 않은 용어를 듣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건축, 도시계획 용어의 대중화 앞에서 도시계획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심사가 복잡하다는 고백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모든 것이 우리 사회를 휩쓸고 있는 부동산 광풍 덕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난감할 때가 나를 부동산 전문가라고 추켜세우면서 어디가 더 오를 것 같냐고 낮은 목소리로 묻는 분들을 만날 때이다. 내가 어디서 산다고 말하면 화제가 곧 다른 곳으로 돌아가기는 하지만, 그것 역시 나에게는 적지 않은 상처다. 내가 정색을 하며 도시계획은 원래 사회주의 사상의 일부로 시작되었다는 말을 한다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 책의 구상은 31년 전 대학원 도시계획사 수업에서 시작되었다. 대학원 재학 중 방위 소집을 마치고 진로 문제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던 때였다. 그때 나는 평소 관심 있던 영화를 공부할지, 신학을 공부할지, 유학을 갈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부모님의 강권으로 마지못해 복학을 했지만, 연구실 생활이나 전공에는 크게 마음이 없었다. 그러던 나를 도시계획의 길로 잡아 준 과목이 고 강병기 교수님의 도시계획사 수업이었다. 82학번 정학균 선배를 비롯해, 한국교통대의 권일, 류상규 교수, 강릉원주대의 임동일 교수, 한양대의 최창규 교수가 함께 수업을 들었다.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그때의 수업자료를 보면 교수님의 하얀 머리와 카랑카랑한 음성, 학우들의 그리운 얼굴이 떠오른다. 강 교수님은 수업시간 모두(冒頭)에 도시계획의 역사는 사회주의의 역사와 연결된 탓에 그동안 공식적으로 수업을 개설할 수 없었다고 말씀하셨다. 나름 강렬한 사회의식을 갖고 있었던 나는 그때 앞으로 이 분야를 계속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도 비전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결국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지도 못했고 배움을 이어가겠다는 후학도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래도 하고 싶은 공부를 했기에 후회는 없다.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내 능력에 그 나마 이 정도라도 앞가림하는 것을 늘 감사하며 살고 있다.

역사 책 중에는 사기열전(史記列傳)이 가장 인상 깊다. 춘추전국 시대를 견뎌낸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그려져 있다.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궁형이라는 치욕을 당하면서도 끝내 사기를 완성한 사마천(司馬遷)의 이야기도 드라마틱하다. 문득 근대라는 격동의 시대를 배경으로 도시계획이라는 새로운 분야에서 활약했던 인물들의 모습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 도시계획사 수업에서 다루었던 오웬, 푸리에, 하워드, 르 꼬르뷔제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Icarus)처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현실의 장벽에 도전했던 그들의 영웅담을 그려보고 싶었다.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로 몰입해서 글을 쓸 수 있는 시간을 낼 수 있었던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이 책은 돌아가신 강병기 교수님께 바치는 헌사다. 지도교수는 아니셨지만(지도교수가 아니었기에), 늘 칭찬으로 격려해주셨던 인자한 모습을 지금도 기억한다. 소심한 성격 탓에 논문심사장에서 그리고 유학 추천서를 써주실 때 격려와 칭찬을 아끼지 않으셨던 교수님께 감사하다는 말씀 한번 제대로 올리지 못했다. “말보다 글이 좋다”고 격려해주셨지만, 타고난 게으름 탓에 이순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도록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한 것이 늘 죄송할 따름이다.

역사의 주인이 사람이라는 점에서 필자는 이 책을 통해 서구 근대 도시계획의 역사가 모두 조감된다고 감히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이 도시공학과/도시계획학과 학부 고학년 및 대학원 도시계획사 수업의 교재로 사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자부한다. 이 책은 또한 인물에 대한 평전이라는 특성 상 도시에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도 흥미를 갖기에 충분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근대 도시계획의 울림이 시간을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라기보다 진행형의 사건을 담고 있다. 필자는 독자들께서 이 책에 수록된 인물들과의 진지한 교감을 통해 도시계획의 참 가치를 이해해주신다면 그보다 더 큰 기쁨이 없을 것이라 희망한다.
이 책이 나오기까지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 일일이 성함을 열거하지 못함에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일상에서 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는 한양대학교 김홍배 교수님과 끊임없는 지적 자극을 통해 필자의 무지와 나태함을 일깨워 준 한양대학교 최창규, 이수기, 고준호 교수님, 홍익대학교 천상현 교수님께 고마움을 전한다. 선생의 부족함을 무한한 인내와 지혜로 채워준 연구실 1호 박사 OCS도시건축사사무소의 정다운 이사와 한양대학교 도시공간계획연구실의 연구생, 졸업생 모두에게도 지면을 빌려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도시계획가를 위한 계획이론??에 이어 이 책의 출간을 흔쾌히 수락해주신 박영사 경영진, 오치웅 대리님과 편집에 애써주신 전채린 과장님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24년 세월 동안 고락을 함께 해준 아내 혜경, 아들 상민에게 고맙다는 단어는 너무 부족하다는 느낌이다. 역사책 읽기의 즐거움을 알려주신 어머니, 학자로서의 길에 모범을 보여주신 아버지, 팔순 연세에도 늘 활기차게 생활하시는 장모님께 이 책이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일은 없을 것이다.

흔히들 책을 쓰는 과정을 산고에 비유한다. 하지만 필자에게 이 책을 집필한 지난 몇 달은 꿈을 꾸는 시간과 같았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내가 존경하는 이들에게 질문을 하고 대화를 나누는 꿈. 다시 이런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니 문득 비감해진다.


“당신을 부르는 내 목소리
키 큰 미류나무 사이로 잎잎이 춤춥니다”

2021년 5월
비오는 오후 살곶이 다리를 바라보며
필자 씀

김흥순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미국 Texas A&M University, Urban & Regional Science, Ph.D.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창원대학교 행정학과 조교수
미국 University of Oregon 방문학자
(현) 한양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논문 및 저서
국내외 논문 100여 편
≪한국 부동산 문제의 이해≫
≪역사로 읽는 도시이야기≫
≪도시계획가를 위한 계획이론≫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편, ≪도시계획론≫ 5,6정판 (공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편, ≪도시, 인간과 공간의 커뮤니케이션≫ (공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편, ≪도시재생≫ (공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편, ≪국토와 도시≫ (공저)
한국도시계획가협회 편, ≪도시계획: 이론과 실제≫ (공저)

Chapter 01
서론: 근대와 근대 도시계획


Chapter 02
근대 도시계획의 태동

1. 마르크스와 공상적 사회주의 5
2. 급속한 도시화와 공중위생법의 제정 6
3. 공상적 사회주의자의 유토피아 운동 12
1) 로버트 오웬  13
2) 샤를 푸리에  23


Chapter 03 
낡은 도시를 일소하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라!

1. 오스만의 파리 개조 33
1) 19세기 파리의 도시문제  34
2) 파리 개조사업  36
3) 평가  45
2. 대니얼 버넘과 도시미화운동 48
1) 시카고 만국 박람회와 도시미화운동  49
2) 도시미화운동의 전개  53
3) 평가  58
4) 도시효율성운동  62


Chapter 04 
근대 도시계획의 아버지: 에버니저 하워드 

1. 하워드의 사상 68
2. 1890년대 영국 70
3. 전원도시론 71
4. 전원도시의 실현 76
5. 전원도시의 변형과 계승  79


Chapter 05
도시계획, 학문과 제도의 옷을 입다

1. 게데스의 진화하는 도시 83
1) 게데스의 생애와 사상  83
2) 과학으로서의 계획  85
3) 평가  90
2. 애버크롬비의 대(大)런던 계획 91
1) 생애  91
2) 대런던계획  92
3) 대런던계획에 대한 평가  96


Chapter 06
미국의 분산주의자들(Decentrists)

1. 페리와 근린주구론 100
2. 근린주구의 개념 102
3. 근린주구론의 실현 105
4. 근린주구론과 래드번의 유산 109
5. 평가 111


Chapter 07
근대 도시계획의 화양연화

1. 토니 가르니에와 안토니오 산텔리아 117
1) 토니 가르니에의 공업도시  118
2) 안토니오 산텔리아의 미래도시  123
2. 르 꼬르뷔제의 빛나는 도시 126
1) 르 꼬르뷔제의 계획 원칙  126
2) ‘현대도시’ 계획  129
3) 브와쟁 계획  134
4) 빛나는 도시  136
5) CIAM과 아테네 헌장  139
6) 르 꼬르뷔제의 계획사상  142
7) 르 꼬르뷔제의 말년  145
3. 브라질리아와 라 데팡스 148
4. 평가: 꼬르뷔제의 유령 152


Chapter 08 
근대 도시계획의 종언 

1. 제인 제이콥스의 탈근대적 도시 이론 156
1)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집필 이전의 생애  157
2)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  159
3) 사회운동가로서의 제이콥스: 모제스와 씨름하기  169
2. 거인의 몰락: 뉴욕의 건설 지휘자 로버트 모제스 171
1) 생애  171
2) 모제스의 업적  179
3) 거인의 몰락  183
4) 평가  184


Chapter 09 
근대 도시계획의 잔영: 데비도프의 옹호계획 

1. 데비도프의 생애 188
2. 합리적 선택모형 189
3. 옹호계획의 출현 190
4. 비판 194

찾아보기  197
그림출처  203
참고문헌  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