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판 발행 2020.10.08
초판일자 2018.07.20
처음에 이 책의 출판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성장과 분배를 둘러싼 우리 사회의 경제정책 논쟁갈등을 보면서 이러한 갈등과 대립구도 자체가 너무나 이분법적 접근에 빠진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에서 시작했다. 사실 근대 이후에 체계적인 이념으로 등장한 보수주의, 자유주의, 사회주의, 자본주의, 민주주의 등의 발전 역시 서로 충돌하면서도 상호 침투와 영향을 받으며 진화해 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자유시장경제와 중앙계획경제에 대한 고민 역시 기실 ‘정치’가 생기면서부터 시작된 인류의 고민이었고 순수한 이념형 그대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면서 노동의 분배는 시장에서 이루어진다는 공통점 아래 상호구성적으로 발전해 온 것이다. 인류 역사와 지성자의 발전 과정에서도 이러한 논쟁과 절충이 그대로 아로새겨져 있다. 이러한 인류의 고민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면서 좀더 현명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싶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이 이 책의 취지와 의미를 이해해 주시고 기꺼이 책을 구입해 주셨다. 머리 숙여 감사드리며 제2판을 낸다.
‘책을 쓰는 작업은 늦가을 낙엽 쓸기와 같다’는 말이 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공을 들여 책을 출판하더라도 막상 출판된 책을 보면 여러 아쉬움이 낙엽처럼 남는다는 의미다. 이 책 역시 다르지 않다. 초판 원고를 보낸 이후 아쉬운 마음에 조금씩 원고를 수정하고 보완하였다. 초판 원고 작성에 몰두하느라 미처 그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설명을 보완하거나 간과했던 새로운 내용을 추가하였다. 문장의 난맥을 바로잡아 읽기에 편하도록 수정하였고 이해를 돕기 위해 도표와 설명도 추가하였다. 결론 부분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적 구조 및 상황에 맞추어 새로운 제안을 포함하였다.
수정된 부분은 초기 자유주의자들인 홉스(Hobbes), 로크(Locke), 루소(Rousseau)에 대한 부분이었다. 홉스에 대한 부분에서는 절대권력자인 지배자(리바이어던)가 피지배자들과의 관계에서 절대권력을 가진다 하더라도 피지배자를 무조건적으로 복종시킬 수 없다는 리바이어던의 창조정신을 강조했다. 특히 지배자와 피지배자와의 관계에서 지배자는 계약의 당사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부각시켜 자유주의적 전통에 대한 이해를 돕도록 수정하였다. 로크(Locke)의 자연 상태 1단계의 소유경제 그리고 2단계의 자본가경제를 명확하게 분리하여 왜 로크의 주장이 급진주의자에서 보수주의자로 그리고 자유주의자로 전개되었는지를 이해하도록 노력했다. 아울러 세 가지 얼굴의 로크에 대한 명확한 이해 및 정리를 위해 주요주장에 대한 비교도표를 추가하였다. 아울러 로크가 주장한 제한정부에서 입법부의 권한과 권한 제한의 개념을 정리하였고 행정부와의 관계도 추가했다. 로크가 주장하는 혁명의 권리를 부연설명하면서 전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결국 혁명이 쉽게 일어날 수 없다는 논리 구조를 명확히 했다. 그리고 루소의 자연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면서 왜 루소가 홉스와 로크가 주장하는 목적에 의한 자발적 결합체인 시민사회를 거부하며 우애를 바탕으로 한 공동체를 주장했는지도 추가설명하였다. 또한 현대 사회사상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의 자본주의 개혁사상을 도표와 함께 심도 있게 설명하였다.
이 책의 독창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있는 시장주도적 경제와 비(非)시장주도적 경제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마르크스적 구분(Marxist Typology)’을 사용하여 다양한 형태의 정치경제구조를 도표와 함께 설명하였고 마르크스의 주장에서 자본가의 잉여가치 창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는 노동자의 역할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였다. 미국의 역사적 배경을 포함해서 미국의 정치사상 태동과 전개도 상세하게 설명했다.
제2판을 위하여 수고해주신 박영사의 임재무 상무와 오치웅 대리, 편집을 깔끔하게 해주신 박송이 대리에게 감사드린다.
원고 수정에서 일관된 원칙은 객관성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특정한 입장을 견지하기보다는 최대한 주관적인 편견을 빼고 다양하고 풍부한 논의를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서술하고자 최대한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엽 쓸기’의 아쉬움이 남는다. 독자들의 넓은 이해와 질책을 고대한다.
상생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꿈꾸며
2020년 8월 15일
행당동산 연구실에서
정치경제학을 위한 변명 4
Ⅰ. 정치경제적 사유의 기원 15
1. 플라톤(Plato)과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의 인간관 15
2. 플라톤(Plato)의 정치경제학: 노동분업과 계급론 20
▶플라톤 Plato (BC 427~BC 347) 20
3.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고상한 정치와 저열한 경제 25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BC 384~BC 322) 26
Ⅱ.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사상적 토대 33
1. 자유와 평등의 길항 관계: 홉스(Hobbes), 로크(Locke),
루소(Rousseau) 33
▶존 로크 John Locke (1632~1704) 47
▶장 자크 루소 Jean Jacques Rousseau (1712~1778) 69
2. 고전적 정치경제학과 시장경제 75
3. 자유주의적 자본주의와 아담 스미스(Adam Smith) 84
▶아담 스미스 Adam Smith (1723~1790) 91
4. 칼 마르크스(Karl Marx)의 정치경제학 비판 100
▶칼 마르크스 Karl Marx (1818~1883) 102
Ⅲ. 자본주의․민주주의 개혁의 정치경제학 111
1. 근대 초기의 급진적 사상가들 111
▶제임스 해링턴 James Harrington (1611~1677) 114
2. 계몽군주론과 보수주의 119
▶드니 디드로 Denis Diderot (1713~1784) 119
▶에드먼드 버크 Edmund Burke (1729~1797) 125
3. 개혁적 공리주의자들의 정치경제사상 133
▶제레미 벤담 Jeremy Bentham (1748~1832) 145
▶존 스튜어트 밀 John Stuart Mill (1806~1873) 159
Ⅳ. 미국의 정치사상과 건국의 아버지들 175
1. 신대륙의 정치경제적 특성과 시대적 개관 175
2. 제퍼슨(Jefferson)과 평등주의 그리고 반(反)연방주의 179
▶토마스 제퍼슨 Tomas Jefferson (1743~1826) 180
3. 해밀턴(Hamilton)과 연방주의 그리고 산업자본주의 191
▶알렉산더 해밀턴 Alexander Hamilton (1755~1804) 192
4. 칼훈(John Caldwell Calhoun)과 자본주의의 역설 201
▶칼훈 John Caldwell Calhoun (1782~1850) 202
V. 현대 정치경제학의 다양한 흐름들 :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211
1. 자유시장 우선적인 현대 정치경제학 211
▶프리드리히 하이예크 Friedrich August von Hayek (1899~1992)
214
2. 시장-민주 균형적인 현대 정치경제학 220
▶알프레드 마셜 Alfred Marshall (1842~1924) 223
▶존 롤스 John Rawls (1921~2002) 227
3. 급진적인 현대 정치경제학 231
▶마사 누스바움 Martha C. Nussbaum (1947~ ) 233
Ⅵ. 정치경제학의 시대적 사명 241
Reference 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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