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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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정치철학
신간
삶의 정치철학
저자
김동일
역자
-
분야
정치/외교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0.12.3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60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166-1
부가기호
933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초판발행 2020.12.30


존 롤즈는 그의 나이 오십에 세기의 역작 정의론을 출간했다. 나도 정확히 그즈음의 나이에 책 한 권을 출간한다. 그러나 정치철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고작 감을 잡는 수준의 책을 출간한다. 롤즈와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나의 겸손하지 못함을 드러내는 일이지만, 그래도 지난 수십 년간 고민해온 정치철학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를 내 나름대로나마 시도했다는 자부심은 가져보고 싶다.
그동안 나는 정치철학을 전공하면서도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르고 공부해왔다. 때로는 포기하고 싶었고 때로는 뭔가 감이 잡히는 듯도 했다. 아무리 읽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정치학 서적들은 나에게 좌절감을 주었는데, 롤즈의 책은 설득력도 설득력이지만 그 명쾌하기가 더 이를 데가 없었다. 박사학위를 마치고 학생들에게 강의를 하면서도 정치철학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내 나름의 궤를 갖지 못했다. 정치철학을 ‘정치철학적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논문도 썼지만, 충분하지는 않았다. 경상대학교에 부임해서 본격적으로 정치철학을 강의하는데 뭔가가 필요함을 강하게 느꼈다.

그러던 중, 부임 직전에 작성한 ‘국가의 규범적 이해를 위한 분석의 틀’이라는 논문을 참고해서 삶의 정치철학이라는 강의를 개설하고 강의안을 작성했다. 이 책은 이 논문의 확대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이 책은 학생들이나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정치철학을 새롭게 소개하기 이전에 나를 위해 쓴 책이다. 정치철학이 무엇이고 왜 해야 하며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인가에 대한 나의 질문에 답변을 적어 본 것이다. 그리고 정치철학을 이해하고 싶어 하는 후배들에게 길 안내가 되었으면 하는 책이다. 나처럼 포기 직전까지 가지 않도록 말이다. 더 나아가 정치와 정치철학에 진지한 관심을 가진 모든 분에게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책이기도 하다.
내가 사용한 정치철학 이해의 틀을 간단히 한 문단으로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문제는 정치철학의 핵심 소재인 국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이다. 우선, 국가에 대해 부인할 수 없는 사실로부터 출발한다. 국가는 권력으로서 존재하고, 국민과의 관계에서 권위(권한)를 행사하고, 그리고 정부를 통해 활동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가의 존재, 관계 및 활동을 규범적으로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각각 정당성, 상호성, 그리고 책임성을 채택했다. 즉, 국가의 권력은 정당하게 존재해야 하고, 권위는 국민과 상호적으로 관계해야 하며, 그리고 정부는 그 책임을 다하도록 활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방법이 정치철학을 이해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다. 역사적 순서, 철학자, 주제, 개념, 그리고 이론 등, 정치철학을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책은 한 가지 제안으로서 우리가 현실에서 직면하는 정치적인 문제들을 중심으로 정치철학을 이해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따라서 정치철학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이 책뿐만 아니라 다른 방법의 안내서도 참고해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집필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사람들을 모두 언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몇몇 분들은 다음과 같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성균관대 임효선 교수님은 정치철학자의 중요한 자세 하나를 분명히 가르쳐 주셨다. 전일적 시각. 나는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호기심과 경계심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데올로기를 저버리지도 않고 확 끌어안지도 않을 수 있도록 큰 도움을 받았다. 전일적 시각은 그 이후 내가 나름대로 균형 잡힌 사고를 하는 데 큰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성균관대 김비환 교수님은 나에게 롤즈를 소개해 주신 분이다. 롤즈를 함께 읽으면서 정치철학의 재미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김비환 교수님의 저작들은 정치철학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갈 수 있는 사다리가 되어 주셨다. 교수님의 학문적 왕성함을 따라가고 싶었는데 이미 포기했다.

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님들에게 진 빚도 벌써 많다. 서양중 교수님은 힘 있게 흐트러진 정의(正義)를 손수 붓글씨로 써 주셨고, 해박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백종국 교수님은 늘 나의 무지와 무딤을 자극해 주셨다. 박재영 교수님의 부드러운 포용력은 토론이 아니라 사람을 이겨야 한다는 지혜를 가르쳐 주셨고, 심흥수 교수님의 변통력(versatile)은 권모술수의 현실 정치를 새롭게 볼 수 있게 해 주셨다. 황인원 교수님은 신속 정확한 결정의 힘을 학문 안팎 모든 부분에서 실제로 보여주셨고, 겸손한 열정으로 충만한 배진석 교수님은 함께 퇴임할 때까지 길을 걸어갈 동료 교수님이다. 최근 새로 부임한 김영준 교수님과 젠킨스 교수님과의 학문적 교류가 기대된다.
경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학생들도 빼놓을 수 없다. 위에서 말했듯이 그들은 내가 정치철학 이해하는 방법을 새롭게 제시하는 데에 간접적인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그뿐만 아니라 새롭게 제시는 되었지만 아직은 뼈대에 불과한 강의에 마치 피와 살을 덧붙여 주듯이 신선한 사례들을 모아 발표와 토론을 통해 보여주었다. 다시 그 사례들은 내가 놓쳤던 뼈대를 보충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했다. 앞으로도 그들의 발표와 토론이 기대된다. 특히 연구보조원으로 성실하게 활동해준 노형진, 공연아, 그리고 김명서 학생에게 고맙다. 어려운 초고의 부분 또는 전체를 일일이 읽고 그들의 눈높이에서 질문하고 제안해준 부분들은 이 책을 보다 더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거의 7년째 참석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는 정치사상학회. 학회 선생님들과의 교류는 늘 나의 학문적 부족함을 돌아보게 만든다. 사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분들을 떠올리니 이 책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된다.
이 책이 나의 첫 번째 책이듯, 박영사도 나의 첫 번째 출판사다. 첫 번째 책의 출판을 선뜻 결정해준 박영사에게 감사드린다. 출판하는 모든 과정에서 서로의 뜻을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훌륭한 의사소통을 해준 것도 감사하다. 삶의 정치철학, 김동일, 박영사, 이렇게 책 표지에 쓰일 것을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하다.

마지막으로, 인생의 반려자 김현순. 나의 아내로서 지금까지 한결같이 나와 동고동락해 준 것이, 그리고 앞으로도 한결같이 그럴 것이, 고맙고 또 감사하다. 딸 예솔이와 아들 예준이가 이 책을 통해 나와 함께 삶과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이 소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모님께, 특히 거의 팔십이 되셨는데도 늘 메모하고 좌식 공부 책상을 접지 않고 계신 아버지께 이 책을 바친다.

2020년 가을 진주에서
김동일

김동일

현재 경상국립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교수인 김동일은 성균관대학교, 런던 정경대, 셰필드 대학교를 거쳐 영국 워릭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정치학 강독, 삶의 정치철학, 이데올로기의 이해, 그리고 현대 사회와 정의론 등을 강의하고 있다. 연구 논문으로 ‘Right, Equality, and the Fairness Obligation’, ‘분배정의론이란 무엇인가?’, ‘Gap between Parental Justice and Non-parental Obligation’, ‘정치철학의 정치철학적 이해와 교육’, ‘시민 의무의 정치철학적 기초’, ‘행복한 민주시민의 지성과 덕성’, ‘국가의 규범적 이해를 위한 분석의 틀’, ‘Can We Make a Democratic Decision by Voting?’, ‘고전 유교 분배 정의관의 특징과 의미’ 등을 국내외 저널에 출판했다. 현재 인간의 본능, 본성, 그리고 본질의 관점에서 정치의 메타적 역할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1부  기본적인 안내
1장. 삶의 정치철학 안내 15
2장. 정치철학이란 무엇인가? 26
3장. 정치철학은 왜, 어떻게 하는가? 43
4장. 국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53

2부  국가의 존재
5장. 권력의 정당성 71
6장. 권력의 근거 83
7장. 권력의 목적 101
8장. 권력의 종료 114

3부  국가의 관계
9장. 권위의 상호성 131
10장. 권위의 형태 145
11장. 권위의 역할 156
12장. 권위에 따른 의무 168

4부  국가의 활동
13장. 정부의 책임성 185
14장. 정부 책임의 범위 196
15장. 정부 책임의 내용 (1) 208
16장. 정부 책임의 내용 (2) 225

에필로그. 정치철학을 넘어서 242

참고문헌 250
찾아보기 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