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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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인상생
신간
만인상생
저자
조희대
역자
-
분야
일반 단행본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0.07.17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86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1034-3
부가기호
0380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8,000원

초판발행 2020.07.17


무언가 궁금합니다. 숨을 쉬고 생각하는 나는 무언가. 어찌 생겨서 나왔는가. 어디로 가는가. 인생길 굽이굽이 몸부림을 치며 무언가 궁리하지만, 아무래도 알 수 없는 의문 덩어리요, 도무지 풀리지 않는 무언가無言歌, 말 없는 노래입니다. 무언가 묻고 찾아도 끝내 대답 없고 보이지 않는 무언가지만 끝없이 무언가 또 묻고 찾기를 거듭하는 무언갑니다.

살면서 남을 가슴 아프게 만들지 않고 가급적 선善한 마음을 내서 무언가 이롭게 하려고 무던 애썼지만, 본의든 아니든 무수히 저질렀을 잘못을 생각하면 매우 부끄럽고 겁이 납니다. 재판할 때 사건마다 당사자의 절박한 사정을 귀담아 듣고 성의를 다해 한 점 의혹 없이 낱낱이 살펴서 억울하지 않게 공정한 판단을 내려주고 싶었고, 또 사람들이 안심하고 편안하게 살도록 법을 정의롭게 바로 펴는 데 일조一助하고자 혼신의 힘을 다했으나, 막중한 책무를 감당하기에 역부족이었음을 실토합니다.

한평생 가족 친지는 물론이고, 학교, 직장, 이웃과 사회에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습니다. 자유로운 대한민국에서 인간다운 권리와 물질적 풍요를 누리는 것도 피땀 흘려 헌신한 수많은 분들의 희생과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무언가 알 수 없는 천우신조天佑神助로 갑작스럽게 닥친 아찔한 위기의 순간을 벗어났을지도 모릅니다. 만사 감사하고 미안해서 무언가 보답하며 살겠다고 다짐을 하고도 아등바등 사느라 허송세월만 하고 올바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남은 일생 동안 세상을 아름답고 따뜻하게 만드는 데 조그만 정성이라도 보태고 이웃과 함께 나누고 기쁘게 동행하며 살아가려는 소망을 품어 봅니다.

우주 천지만물이 무한한 인연의 그물망입니다. 그 한가운데 살아서 울고 웃는 순간순간이 물실호기의 기적이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입니다. 들숨 날숨에 경이로운 생명의 신비가 살아 있고, 물 한 모금에 천지의 은혜가 숨어 있고, 밥 한 숟갈에 만인의 노고가 깃들어 있습니다. 일체가 빛나고 아름답고 고마운 존재입니다. 가만히 과거, 현재, 미래의 숱한 인연들을 생각하면서 감사하며 절합니다. 감사할 수 있고 두두물물 감사한 것이 축복입니다. 자나 깨나 원하는 권력과 부富, 인기를 다 합쳐도 사방팔방 걸어 다니면서 듣고 보고 이야기하며 정情을 나눌 수 있는 무언가에 하등 비할 바가 아닙니다. 이름 모를 풀이 정겹고, 만나는 이마다 반갑고, 맑은 공기 밝은 햇살 가득하니 날마다 좋은 날입니다.

법관이 되어 오랜 기간 흔들림 없이 시시비비是是非非를 판가름하는 재판업무에 매진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 부모 형제들, 그리고 법원과 사회에서 도와준 뭇 선남선녀들의 각별한 이해와 한없이 따뜻한 격려 덕분입니다. 백골난망입니다.
이 책은 주로 법원장을 마칠 때까지 남겨진 발자취와 가족의 글을 담았습니다. 인생은 수만 가지 모양이고, 아무도 인생이란 무언가 말할 수 없지만, 모두가 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사는 것이 참다운 인생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심중에 살아온 길이지만 악惡하거나 집착하거나 치우치지 않고 바른 길을 가려고 늘 조심했습니다. 힘든 적도 없지 않았으나 즐겁고 행복한 기억만 남아 있습니다. 부질없는 흔적에 불과하지만, 곡절 없는 무언가 타령에 잠시 옛 꿈을 반추하고, 뼈아픈 회한과 응어리가 녹는 시간이 되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 인생이 무언가, 바른 법이란 무언가, 상생의 길은 무언가 공감하고 새롭게 열어가는 계기가 된다면 망외의 큰 기쁨입니다.

책을 펴내기까지 조성호 이사님, 정은희 편집 담당자님을 비롯하여 여러분이 많은 애를 써 주셨습니다. 수고해 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살이에 바빠 남을 돕지는 못해도 해롭게 하지는 않고, 정의의 사도가 될 수는 없어도 불의의 방조자가 되지는 않으려고 노력했으나, 새삼 돌아보고 둘러보아도 도처에 미안한 일뿐입니다. 부디 용서를 바랍니다. 무언가 잘한 일이 있다면 인연 있는 모든 분들의 공덕으로 회향되기를 간절하게 빌어마지 않습니다.  

2020년 여름
바보바하

조희대(曺喜大)  Jo,  Heede


학력 1969년  강동초등학교 졸업
 1972년  경주중학교 졸업
 1975년  경북고등학교 졸업
 1979년  서울대학교 법과대학 법학과 졸업
 1992년  Cornell Law School 졸업(LL.M.)


경력 1981년  사법시험 합격(제23회)
 1983년  사법연수원 수료(제13기)
 1983년  군법무관(육군 제5보병사단, 군수사령부)
 1986년  서울형사지방법원 판사
 1989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
 1991년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판사
 1995년  서울고등법원 판사
 1996년  대법원 재판연구관
 1998년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2000년  사법연수원 교수
 2003년  서울지방법원,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2006년  부산고등법원 부장판사
 2006년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2012년  대구지방법원장(대구가정법원장 겸임)
 2014년  대법관
 2020년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


논문, 판례평석 •영업비밀의 침해와 그 손해배상, 대법원판례해설 27호(1996년 하반기) 320-346면, 법원도서관
                     •남녀의 성전환은 현행법상 허용되는가, 법조 46권 5호(통권 488호)(1997년 5월) 161-199면
 
중재판정에 대한 집행판결을 못하는 사유, 대법원판례해설 28호(1997년 상반기) 230-253면, 법원도서관
 
해상운송인의 책임은 어느 때 소멸하는가, 대법원판례해설 29호(1997년 하반기) 201-211면, 법원도서관
 
신용장 개설은행이 선적서류에 신용장 조건과 불일치하는 사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용장 대금을 지급한 후 개설의뢰인에게 선적서류를 송부한 데 대하여, 개설의뢰인이 송부받은 선적서류를 점검·확인하여 개설은행에게 그 불일치가 있음을 통지하지 아니한 경우, 개설은행과 개설의뢰인 간의 책임관계, 대법원판례해설 30호(1998년 상반기) 110-133면, 법원도서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하는 폐기물처리시설의 설치를 금지하는 가처분에 대하여, 재판과 판례 8집(1999년 12월) 345-408면,

대구판례연구회
 •상법 제811조의 해석, 민사재판의 제문제 10권(2000년 4월) 549-596면, 한국사법행정학회
간행물 安民正法(안민정법), 조희대 대법관 재임기념 판례집, 대법원재판연구관실무연구회 편저, 사법발전재단 발행


수상 2020년 청조근정훈장

무언가 _ iii

제 1 편 가족  1

제 2 편 동심  21

제 3 편 꿈  55
제 1 장 꿈 많던 시절 56
제 2 장 글모음 60

제 4 편 정情  73

제 5 편 재판  107
제 1 장 민사판결 108
제 2 장 형사판결 214
제 3 장 서명날인 286
제 4 장 판결 선고 288

제 6 편 논문·판례평석  291

제 7 편 사법연수원  351

제 8 편 법원장  369
제 1 장 프로필, 동정 372
제 2 장 인사말 386
제 3 장 특별 강연 422
제 4 장 기고문 432
제 5 장 대법관 임명제청과 이임 438

제 9 편 상생  445

바보바하 _ 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