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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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두 얼굴
신간
정부의 두 얼굴
저자
염오봉
역자
-
분야
행정학 ▷ 행정학일반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0.03.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88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0922-4
부가기호
9335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9,800원

“거지같아요. 너무 장사 안 돼요.”

재래시장에서, 음식점에서, 중소기업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정부를 향해 이렇게 외친다. 정부가 나서서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고 약자를 보호해 달라는 민초들의 아우성이다. 과연 정부에게 그런 능력, 아니 의지가 있을까? 거의 매일 터져 나오는 정권 차원의 부정부패 사건,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안락한 철밥통, 부실한 국책사업들의 끼리끼리 눈먼 돈 잔치...... 이런 악순환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국민들은 그래도 정부가 무엇인가를 해 줄 것이라 꿈꾼다. 서구 국가들이 이미 오래 전에 쓰레기통에 폐기한 케인즈이론이 유독 한국에서는 팔팔하게 살아 대중을 선동한다. 한 술 더 떠 정당이 특정 지역을 식민지처럼 독점 지배하고 그 지역민들의 애향심을 화폐로 바꿔치기하는 지역주의 샤머니즘이 판을 친다. 한국에서 정치는 거대한 수익구조이다. 좌파와 우파 정치집단이 대중들의 감성을 착즙하여 여론몰이에 성공해 권력을 잡으면 영혼 없는 공무원들은 수많은 규제법령들을 만들어 정치 권력의 수익 창출에 서비스한다. 물론 여기에는 권력 창출에 기여한 시민단체와 정치낭인과 같은 날파리들이 검은돈의 유통망에 숟가락을 들이댄다. 버스와 택시 요금의 결정에서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급식 납품업체 선정에 이르기까지 온갖 경제활동에 정부가 비집고 들어와 완장차고 지배해버리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대중들은 팽창일변도의 공무원 수와 나라 빚에 분노하면서도 정작 그 흔한 납세저항 한 마디 외치지 못한다. 그래도 정부에게 기대는 수밖에 없다는 패배의식이리라.

조선왕조 500년을 관통하며 독버섯처럼 커져버린 정부에 대한 패배의식은 4차 산업혁명이 몰아치는 21세기에서도 대한민국 국민들의 심장을 장악하고 있다. 방부제조차 부패한다는 나라, 대한민국. 왜 우리는 이토록 정부의 무능과 부패에 무기력하고 정부에 대한 환상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걸까? 모든 선거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정권심판’ 구호에 귀가 솔깃한 이유는 뭘까? 이건 대중들이 정부에 대해 왜곡된 믿음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좌파가 집권하면 노동자들이 이득을 얻고, 우파가 집권하면 부자들이 이득을 얻을까? 호남과 영남으로 갈라져서 특정한 정당에 몰표를 주면 그 지역민들이 이득을 얻을까? 결코 아니다. 정부는 노동자도 부자도 그 누구도 아닌 정치인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로빈 후드는 없다. 거북하지만 이게 진실이다. 이제 우리는 정부가 대중을 어떻게 가난으로 몰고 가는지 그리하여 정부의 노예로 길들이는지 그 음모를 낱낱이 파헤쳐야 한다. 필자는 정부에서 관료로, 정당에서 정책참모로 일한 오랜 경험을 내밀한 언어로 녹여내어 변종 바이러스처럼 복잡한 정부의 비밀코드를 해독했다. 정부의 숨겨진 얼굴을 찾아내기 위한 미로를 나서며 역사, 철학, 경제학, 행정학의 지혜들을 나침판으로 사용했다. 그래서 이 책은 세상을 전혀 다른 눈으로 꿰뚫어보는 역발상의 미학으로 여러분을 안내한다. 가난은 당신 탓이 아니다. 더욱이 정부의 부패는 당신의 정치적 무관심 탓이 아니다. 정부란 것이 원래 그리되어 먹은 것일 뿐이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단순하다. 정부에 대한 환상을 깨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당신이 정부에게 일자리를 만들고, 가난을 구제하며, 공정을 실현하기를 기대하는 한 당신은 결코 가난의 늪에서 헤어날 수 없다. 정부의 두 얼굴을 벗기는 것은 그래서 당신

의 행복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다.

정부란 무엇일까? 시중에는 경제, 경영, 재테크 서적들이 “부자 되세요”라며 독자들에게 속삭인다. 그러나 종합부동산세 폭탄 고지서에 놀라고 온갖 정부규제에 시달리며 몇 푼의 정부보조금에 목매달면서도 정작 정부를 알려고 나서지 않는다. 정부란 광화문 네거리에 서 있는 박제된 청사건물이 아니라 공룡처럼 살아 움직이는 생물체(organism)이다. 영화 속 ‘괴물’처럼 변이를 일으키고, ‘기생충’처럼 숙주를 죽음으로 내몬다. 그래서 이 정부를 통제하고 길들이지 않는다면 우리 모두가 파멸에 이를 것이다. 필자는 오랜 세월 동안 행정학을 공부했고 정부와 기업에서 일했음에도 정부는 늘 수수께끼였다. 정부가 왜 그런 어처구니없는 정책을 만들고 나라 빚을 남발하며 규제를 무한정 늘리는지 그 원인을 명쾌하게 밝히는 일은 험난하다. 그럼에도 이 가시밭길에 과감히 나선 것은 우리에게 정부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이기 때문이다. 거부할 수 없다면 차라리 껴안아라. 이렇게 필자는 정부를 부둥켜안고 정부의 난해한 비밀코드를 하나하나 해독했다. 그러면서도 행정학이나 경제학 교과서를 전혀 읽어보지 않은 고등학생, 대학 신입생과 직장인 수준에서도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일상의 쉬운 말로 풀이했다.

최근 ‘실업지옥’을 상징하듯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청춘들이 수십만 명에 이른다. 그런데 공무원을 선발하는 국가고시에서 행정학이 선택과목으로 시행되는 것은 참으로 모순적이다. 전쟁터에 나설 병사를 뽑으면서 사격 능력을 무시하고 영어 성적으로 선발하는 것과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다행히 2022년부터 9급 공무원 시험에서 현행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직류별 전공필수과목제가 실시된다. 따라서 행정직류를 지원하는 수험생들에게 행정학은 필수과목이 되며, 더 나아가 행정학은 합격을 결정짓는 열쇠가 될 것이다. 또한 정부가 어떻게, 왜 그렇게 움직이는지를 이해한다는 것은 공무원으로서 수많은 갈등에 대처하는 무기가 될 것이다.

필자는 본서를 집필하는 매순간 스스로 지식의 한계를 절감했다. 그야말로 글을 쓴다는 것은 피를 말리는 작업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정부에 대한 치열한 논쟁을 독자들과 전개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마음이 설랬다. 마치 한 편의 드라마처럼, TV토크쇼처럼 재미와 살아있는 지혜를 찾아 나선 긴 여행이었다. 필자는 이 여행길에서 포탄이 빗발치는 전쟁터의 르포 기자처럼 행정 ? 경제 이론과 정부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통 사람의 시각으로 알리려고 했다. 그래서 이 책은 소설이 아니지만 픽션 못지않게 현실의 사회를 알아가는 재미를 맛볼 수 있게 안내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쉽고 재미있게 정부에 대해 말하는 책을 쓰고자 했던 무거운 짐을 이제 내려놓는다. 그 평가는 독자분들께 맡기면서...... 본서가 나오기까지 물심양면 지원해 주신 박영사 출판사의 임직원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오랜 시간 글 감옥에 갇혀 지내던 필자를 묵묵히 곁에서 지켜주었던 아내에게 이 책을 바친다. 이제 ‘정부의 두 얼굴’에서 독자 여러분의 정부에 대한 의문을 한 방에 해결하자!


분당 영장산 자락에서....

염 오 봉

제1부 정부의 탄생 비밀을 찾아서

제1장 ‘공공의 적’은 진정 누구인가? ·························································4

- 국가론, 시장과 정부

제2장 영화 ‘로보캅’은 현실이 될 수 있을까? ·······································39

- 공공재의 허와 실

제3장 왜 미세먼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가? ·······································62

- 집단행동의 딜레마

제4장 죽을 때도 줄서서 죽어야 하나? ··················································85

- 규제정책과 지대추구행위, 독점

제5장 행정학은 잡탕인가, 과학인가? ··················································117

- 행정학의 역사, 과학성과 기술성

제6장 여전히 행복이 성적순인 나라인 이유는? ··································144

- 논리실증주의와 통일과학의 꿈

제7장 내가 보는 현실이 진짜일까 가짜일까? ·····································170

- 포스트모더니즘의 세상보기

제8장 나는 인형의 집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196

- 신제도주의가 보는 정부


제2부 포식자 정부

제9장 정부는 왜 커지기만 할까? ···························································226

- 공공선택론의 폭로, 인사ㆍ재정제도

제10장 부자의 돈을 빼앗아 빈자에게 주는 것이 정당한가? ················256

- 행정이념, 정의론, 재분배정책

제11장 민주주의는 어떻게 조작되는가? ················································285

- 투표의 역설, 정책결정, 관료제와 권력, 재정민주주의

제12장 최저임금 인상의 효과를 놓고 왜 싸우는가? ····························318

- 인과관계, 성과평가

제13장 공무원은 왜 철밥통이 되는가? ··················································352

- 관료제, 조직구조, 인사제도의 허점

제14장 왜 나랏돈은 눈먼 돈이 될까? ···················································380

- 정책분석의 한계, 재정제도의 허점

제15장 공짜 버스와 택시가 시골길을 달리는 이유는? ·························411

- 지방자치의 허상

제16장 국가가 부도날까? ·······································································441

- 재정적자와 국가부채, 부실한 권력통제장치

색인 / 471

참고문헌 / 4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