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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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 통한의 바다 2
신간
현해, 통한의 바다 2
저자
김경호
역자
-
분야
인문학/교양/어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9.11.27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68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0851-7
부가기호
0481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800원

일본에 유학했던 경험이 있다. 80년대 말이었다. 일본의 경제 상황이 워낙 좋아 일본을 배우자는 분위기가 널리 퍼져 있던 때였다. 세계 경제력 2위이며 아시아에서 선진국 대열에 합류한 일본이 부러웠다. 알고 싶었다.
반면 민족의식이 강조되었던 시기에 학생 시절을 보냈던 터라 반일 감정이 유난히 강했다. 반일 감정 때문에 유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생각을 떨쳐 버리고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는 신념하에 일본행 비행기를 탔다.
일본에 도착해, 불과 며칠이 지나지 않아, 내 머릿속은 혼란에 빠졌다. 내가 지닌 반일 감정의 정체성이 나를 커다란 혼돈에 빠뜨린 것이었다. 그때까지의 나의 반일 감정의 문제는 일본이라는 국가와 그 국적을 가진 일본인을 모두 하나의 똑같은 사상체, 가치관을 지닌 인격체로 동일시해 왔다는 걸 깨달았다.
인간은 자신의 국적과 관계없이 인격체로서 나름의 다양한 사고와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일본인의 대해서는 그들 모두를 일본이라는 국가의 틀에 함께 묶어, 모두를 제국주의자 또는 협조자로 낙인찍은 것이었다.
식민지 지배에 대해 일본인 모두를 가해자로, 그리고 한국인은 모두 피해자라는 이분법, 민주주의 다양성을 거부하는 독재자들이 주로 써 먹는 프로파간다적 수법.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식민지 과정에서 당시 조선의 친일파는 개인적 이익을 위해 국가와 민족을 팔아 자신들만의 권력과 치부의 길을 도모했다. 과연 그들을 피해자라 할 수 있을까?
반면, 일본에서도 당시 일본의 많은 국민들이 군국주의자들에게 핍박을 받고 전쟁에 강제 동원돼 애국이라는 미명하에 죽어 나갔다. 많은 양심적인 사람들이 군국주의자들에게 저항하다, 탄압을 받고 감옥에 갇혔다. 과연 이들을 가해자라 할 수 있을까?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관계를 국가가 아닌 민중들의 관점에서 보았다. 한일 간의 불행한 역사는 권력자들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그들은 국가라는 틀 속에서, 자신들의 지배를 합리화하기 위해 민족주의를 교묘하게 이용해 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한반도와 일본 열도의 민초들, 모두가 권력자들이 만들어 놓은 덫에 걸린 피해자요, 희생자였다.
국가라는 울타리를 초월해 동아시아의 민초들을 중심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재조명해, 역사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임진왜란(1592년), 정유재란(1597년), 병자호란(1636년)…. 400여 년의 세월은 역사의 흔적을 대부분 풍화시켜 버렸다. 역사의 현장을 답사해, 백사장에서 사금을 찾는 심정으로, 모래를 건져 물로 씻어 내고 보석을 걸러 내듯이 샅샅이 뒤졌다. 오랜 세월의 흐름에 색은 바랬으나, 가끔 아주 가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는 끈질긴 민초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세월의 흙을 털어 낸 후, 색을 칠하고 옷을 입혔다.
『현해(玄海), 통한의 바다』는 민초들의 애절한 삶을 씨줄로, 역사적 사실을 날줄로 엮은 대하 장편 역사 소설이다.


저자 김경호

김경호

중앙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그 후 일본에 건너가, 일본 센슈대학(修大) 대학원 문학연구과에서 수학했다. 1998년 박사 학위를 취득해, 호남대학교 외국어학부 일본어 전공에서 전임으로 근무했다. 2004년부터 본 작품을 구상하고 답사를 하기 위해 다시 일본으로 건너갔다. 현재는 일본 메지로대학(目白大學) 한국어학과에서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일본어계 차용어 연구』와 『초급 일본어』, 『중급한국어(일본 간행)』, 『국가주의를 넘어선 일본과 한국의 공생과 교류-공저(일본 간행)』가 있고, 논문으로는 「외국지명에 대한 한자음역표기」, 「일본어 모어 화자의 한국어 학습에 관한 의 식 조사」를 포함, 다수의 논문이 있다. 현재 한국일본어학회, 국제한국어응용언어학회의 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목차

2권의 주요 등장인물
왜관
왜병의 출몰
가도입명(假道入明)
출세
활과 조총의 싸움
군세(軍勢)의 차
이나바성 공략
일야성(一夜城)
부산진성 함락
쇼군(將軍)
쇼군과의 대립
불안한 굉음
동래 부사 송상현
쇼군의 근위장
졸장들
동래성 전투
아시카가(足利) 막부의 멸망
천하 통일의 꿈
양산 군수와 울산 군수
민초들의 수난
남쪽에서 올라온 장계
동래성의 포로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