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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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다시 자유여야 하는가?
신간
왜 다시 자유여야 하는가?
저자
정재각
역자
-
분야
정치/외교학 ▷ 정치/외교 일반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9.09.1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88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0812-8
부가기호
033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8,000원

자유는 평등과 더불어 오늘날 사회를 규정하는 핵심 가치에 속한다. 인류의 역사는 자유라는 가치를 끊임없이 추구해왔으며, 이를 두고 또한 투쟁하여 왔다. 헤겔은 『역사철학』에서 절대정신이 이끄는 역사의 궁극적인 목표는 ‘자유’에 있다고 하였다. 자유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자유는 생각과 표현의 자유, 토론의 자유, 그리고 언론의 자유이다. 존 스튜어트 밀은 비록 어떤 의견도, 설령 그것이 틀렸다 해도 침묵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보았다. 단 한 사람의 이견(異見)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과거 권위주의 시대의 정치적 억압과 폭력 속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앞에 펼쳐지고 있는 다양한 사회 갈등과 정쟁(政爭)은 우리에게 자유에 대하여 더 깊게 사유하고 비판할 것을 요구한다. 우리는 이에 동의한다.

존 스튜어트 밀은 “인간은 토론과 경험에 힘입어 자신의 과오를 고칠 수 있다”고 하였지만, 정당 간 싸움은 예외이다. 정치인들은 정도를 넘어서는 혐오적인 발언을 마다하지 않는다. 왜 그런가? 선동적이고 혐오적인 표현이 정치 상품으로 팔려나가는 게 현실이 되었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똬리를 틀고, 칼 슈미트가 말하는 ‘적과 동지’로 진영을 짜며, 갈등의 정치에 몰입한다.


한국의 정치문화는 남북한의 분열, 국제 정치 질서 속에서의 갈등,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 벌어지는 정쟁 과정에서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전형적인 분열의 영역은 다음과 같다. 

- 남북한 평화와 통일문제: 정전과 평화협정, 북한 핵 문제, 북한 체제에 대한 인식, 북한 지원과 협력 등 

- 국제 관계: 한미 동맹, 한일 관계, 한중 관계 등

- 경제 문제: 기업의 자유와 규제, 소득주도성장,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근로시간 제한 등

- 사회 문제: 사회복지 수준, 젠더 갈등, 난민수용, 대학입시제도 등 

- 환경과 에너지 문제: 4대강 사업과 보 해체, 원자력 에너지 이용 등 

- 역사 문제: 5·18 민주화 운동과 진상규명,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등 


과연 부단한 토론과 논쟁 없이 ‘다수결주의’를 통해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가? 다수표결은 결과적으로 대립을 불러온다. 민주주의가  독재와 군주정 등과 같은 정체와 다른 것은 다수의 의지를 통한 결정에 앞서, 의견을 형성하는 논쟁이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 이념과 의견 차이는 언제나 있게 마련이며, 절대로 사라지지 않는다. 누구도 정치적 대립이 사라질 것으로 믿지 않는다. 그렇다고 대립과 불화가 지속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그러나 현 정치에서는 정책에 대한 진지한 공적 토론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과 태도를 문제 삼는다. 좋은 논쟁을 찾아보기 힘들고, 투쟁적·자극적인 언동은 대중의 관심을 끌기 때문에 언론매체는 이를 실어 나르기에 바쁘다. 

우리는 왜 밀의 『자유론』을 읽는가? 왜 다시 자유인가? 우리는 『자유론』에서 자유가 각자의 ‘개별성’, ‘사회 발전’의 토대가 됨을 보기 때문이다. 밀은 인간 존재를 다음과 같이 비유한다. “인간은 본성상 모형대로 찍어내고 그것이 시키는 대로 따라 하는 기계가 아니다. 그보다는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내면의 힘에 따라 온 사방으로 스스로 자라고 발전하려는 나무와 같은 존재이다”(자유론, 263). 

밀은 마지막  제5장 결론에서, “말 잘 듣는 온순한 도구처럼 만들기 위해 시민들을 왜소한 존재로 끌고 간다면, 그런 사람으로는 위대한 일은 전혀 성취할 수 없는 현실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310)라고 말한다. 

본서는 밀의 ‘자유’ 사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대학의 교양과목 수준이 될 것이다. 또한 『자유론』에 대한 설명과 해석에 그치지 않고, ‘더 알아보기’를 통해 관련된 주제와 사례들을 소개하였다. 밀의 사상에 대한 사유와 비판을 위해, 가능한 한 독자가 원문을 읽으며 생각할 수 있도록 중요 부분을 인용하였다. 이는 한글과 영어의 번역문을 통해 더 생각하며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원문 영어는 밀의 사유를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도 있다.

필자의 일련의 출판에는 사회철학의 담론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에 대한 고민이 담겨있다. 

필자는 독일 유학 생활을 되돌아보면서, 한국과 독일 사회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고, 중요한 차이점이 ‘국민의 사유와 비판 역량’과 ‘연방주의’에 있다고 보았다. 『독일 사회철학 강의―사유와 비판』(2015)에서 독일을 대표하는 학자 20명을 통한 독일인의 사유와 비판을 보고자 했다. 두 번째로 관심을 가진 것은 이명박과 박근혜 정부를 지나며 우리 사회에 던져진 문제 중의 하나인 ‘정의의 문제’이다. 왜 자유를 다른 권리보다 우선해야 하는가? 동시에 사회의 정의를 어떻게 이루어갈 수 있는가? 이다.

『나쁜 정부와 정의―로렌제티?롤즈』(2016)는 로렌제티의 ‘좋은 정부와 나쁜 정부의 비유’를 통해 권력의 사적 사용이 나쁜 정부의 특징임을 말하고 있다. 롤즈의 정의론을 통해 자유의 우선성과  사회적 정의를 어떻게 이루어 갈 수 있는가를 역설(力說)하였다.  

한반도 역사상 최대의 토목사업은 4대강 사업이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전형적인 인간 이성의 한계에 대한 오해 내지 무지로 인하여 실패하였다. 『칸트―사유와 비판』(2017)에서는 인간 이성 사용의 한계를  다루고 이성의 실천으로서 도덕·윤리를 다루었다. 

국가와 지도자의 덕(virtue)은 고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는 질문이다. 이는 가장 아름다운 나라는 무엇이며, 지도자의 모습은 어떠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 플라톤은 좋은 사람과 좋은 국가, 참된 인간과 참된 국가가 다르지 않다고 본다. 정치는 아름다워야 한다. 『가장 아름다운 나라―플라톤의 국가: 사유와 비판』(2018)에서는 플라톤의 담론을 통해 우리의 정치 세계를 들여다보는 거울을 제시하고자 했다. 

이제, 『왜 다시 자유여야 하는가? 밀의 자유론: 사유와 비판』을 출판하게 되었다. 인간이 추구하는 두 가지의 가치는 자유와 평등이다. 개인은 자유의 존재로 살아야 하며, 사회제도는 자유와 평등으로 직조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나의 자유뿐만 아니라, 타자의 자유와 개별성도 그만큼 존중하는 성숙한 사회로 성장하기를 소망한다. 멋진 논쟁이 이끄는 민주주의를 소망한다. 


우리는 모두 선과 진리 그리고 아름다움을 향하여 포로가 된 자들이다.

“진리와 거짓이 맞붙어 논쟁하게 하라…진리가 승리할 것이다…거짓은 열린 사상의 시장(the open marketplace of ideas)에서 다투다 마침내 패배한다.”(존 밀턴)


2019. 9.

정재각

정 재 각

한양대학교, 독일 쾰른 대학교,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수학하였다.

1990년 10월 독일 통일 직후 베를린에서 10년(동베를린 5년)간 거주하게 되어, 동독사회와 독일 통일과정을 지켜보았다. 

한양대 지방자치연구소에서 민주주의를 연구하며, 서양정치사상을 강의하고 있다.


주요 저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플라톤의 국가: 사유와 비판, 오렌지도서(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칸트: 사유와 비판, 오렌지도서(2017).

나쁜 정부와 정의―로렌제티․롤즈, 박영사(2016 세종도서 교양부문).

독일 사회철학 강의―사유와 비판, 인간사랑.

독일 행정과 공공정책, 대영문화사.

이주 정책론, 인간사랑 등이 있다.

공저로 서구연방주의와 한국, 독일연방정부론, 독일지방정부론 등 다수가 있다.

제1부  『자유론』과 자유에 대해

1. 존 스튜어트 밀의 생애 3

2. 『자유론』에 대해 5

3. 『자유론』의 현대적 의미와 가치 8


제2부  『자유론』읽기

제1장  머리말  19

1. 책의 주제 19

2. 자유의 역사―권력을 제한하는 방식의 변화 22

3. 개인의 독립과 사회 통제 간의 조정 원리 32

4. 인간 자유의 고유한 세 영역 37


제2장  생각과 토론의 자유  42

1. 참된 의견을 억압하는 위협 47

2. 탄압받는 의견이 진리가 아닌 오류인 경우 59

3. 일반사회의 통념과 이에 반하는 의견이 모두 진리인 경우 77

4. 자유토론의 한계 82

5. 토론의 태도와 규제의 문제 84


제3장 개별성―행복의 요소  107

1. 왜 개별성인가? ―나무와 같은 존재로서의 인간 108

2. 다른 사람의 권리와 이익의 배려 117

3. 개별성이 없는 삶에 대한 평가 119

4. 역사의 발전과 후퇴―관습의 폭정과 독재 128

5. 유럽의 발전 원인 132

6. 사회의 위협―닮아가는 세계 133


제4장  사회가 개인에게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의 한계  139

1. 개인의 자유와 한계 141

2. 이기적 무관심에 대해 146

3. 개인적인 덕과 해악―나쁜 사람과 못난 사람 148

4. 반자유주의 주장에 대한 반대 논증 152

5. 개인 자유에 대한 부당한 간섭의 예들 159

6. 자기 관련 영역들 165


제5장  적  용  167

1. 시험과 경쟁 170

2. 다른 사람에게 권유하는 문제 185

3. 자신을 노예로 팔 수 있는가? 188

4. 가족들 관계에서 자유의 문제 193

5. 국가와 교육 198

6. 국가 간섭―국가의 권력집중에 대한 비판 208


제3부  J.S 밀의 자유 비교

1. 밀의 공리주의 217

2. 이사야 벌린의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 220

3. 한나 아렌트의 자유 이해 224

4. 롤즈의 자유의 우선성 228

5. 하버마스의 공론장과 심의 민주주의 232

6. 로널드 드워킨의 자유주의적 평등 244


제4부  맺 는 말

1. 정부 간섭 비판 253

2. 국가 권력의 비대화와 관료국가 비판 255

3. 정치인의 숙제 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