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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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적인 문화기술연구방법론
신간
질적인 문화기술연구방법론
저자
정석환,김선미,김하나,김효실,방희조,성기정,주희연,차재옥
역자
-
분야
통계/연구방법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19.03.02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60P
판형
신A5판
ISBN
979-11-89643-39-3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7,000원

최근의 인문사회과학의 연구 방법적 성향의 특징은 양적연구 일변도의 방법론적 편식으로부터 인간 삶의 깊이와 독특성, 다양성을 중시하는 질적연구방법을 포함한 연구의 다양성과 해석적 깊이를 심화하려는 시도에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다양성의 사회 속에서 힘과 권위 문제에 점점 더 예민해지면서 연구 설계와 실행을 공평성과 객관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누구를 위한 연구인가? 누구의 진실을 담는 연구이어야 하는가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전통적인 양적연구에서는 연구에서의 이런 보이지 않는 가치관과 연구유용성에 대한 결정들에 대한 최종권위가 연구자와 연구자를 지원하는 단체에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비판연구, 페미니스트 연구, 실행연구자들은 연구목적, 연구자의 책임, 연구자-피연구자의 관계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에 도전했다.  

대학에서 질적연구과목을 오랫동안 가르쳐온 필자는 질적연구의 수행과 그 방법론적 절차들을 배우는 것을 그림그리기를 배우는 과정과 유사하다고 비유한다. 먼저 거장들에 대해 공부하고, 그들의 그림 그리기의 세부적 기술과 방법을 배우고, 성실하게 연습하고, 그러한 공부들과 모방학습 등을 통해 거장들이 나에게 영향을 끼친 구체적 방향과 그 영향이 나의 세상 표현하기와 인간 읽기 방식에 얼마나 기여했는가에 대해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알게 되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나 자신만의 신념에 따라 세상을 보고 표현해내고 인간의 삶에 대해 “두터운 묘사”를 시도할 수 있는 기술과 방법을 창의적으로 변용시켜 나갈 수 있다. 

연구(research)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진실에 대한 조심스럽고 부지런한 찾기(search)라고 정의되어 있다. 질적연구는 여러 다른 세상을 보는 시각과 그 체험들의 밑바닥을 관통하는 진실을 조심스럽고 부지런하게 접근하되 책상에 앉아서가 아닌 체험의 “현장 속으로 들어가서” 자료를 가지고 나온다는 데에 그 독특한 매력이 있다. 따라서 질적연구는 이미 규정된 하나의 통일된 시각이나 전제를 가정하지 않고 다양한 시각과 패러다임, 진실에 접근하기 가장 최적의 상황과 기술적 방법, 구성주의적 연구 접근들 모두를 포함하는 우산과 같은 용어이다. 이처럼 질적연구방법론에 배태된 다양한 전통의 스펙트럼은 연구자 각자의 개인적-문화적-성적 차이의 역사, 강조점, 철학을 인정하며 포괄적이며 수용적이고 다양성을 전제로 하며 오늘 우리가 맞고 있는 다양한 후기 현대사회의 인간체험의 재구성과 진실추구의 도구로서 다양한 학문적인 분야에서 발달되어 왔다. 

문화 기술지가 일찍이 구약성서의 가나안 땅을 염탐했던 12명의 염탐꾼으로부터 그 기원이 시작된다고 말할 정도로 그 뿌리가 오래되었고 서구의 선교사들의 선교지 탐방전통과 서구사회의 식민정책을 바탕으로 확산되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뿌리 깊은 연구 전통이 있어온 것처럼 질적연구의 오래된 특성과 그 방법론적 특징을 잘 알려주는 고전적 질적연구접근법 중의 하나이다. 그만큼 질적연구방법론을 연구할 때 가장 기초적이며 입문적 형식으로서 학습하게 되는 질적연구방법론의 고유 전략 가운데 하나이다. 

주지하다시피 서구과학은 식민정책을 통해 팽창되었고 진보해왔다. 빅토리아 시대의 후반부에는 서구문명의 확장과 발맞추어 인류학이 하나의 학문으로 발달했다. 그러나 이 ‘이론뿐인 인류학(arm chair anthropology)’ 시기에는 학자들이 식민지 보고서, 선교사들, 탐험가-학자들로부터 얻은 정보로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기술을 편집했을 뿐이고 객관적 사실에 대한 객관적 묘사로서의 인류학을 모방했을 뿐이다. 1859년에 나온 다윈의 ??종의 기원??에 영향을 받아 초기 인류학자들은 사회적 진화이론을 신봉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 이론은 사회적 발달을 ‘원시’에서부터 ‘문명화’에 이르는 연속체로 가정한다. 인류학자들의 임무는 충분한 정보를 수집하고 비교해서 사회적 발전 연속체를 따라서 사람들과 그들의 사회를 다른 단계에 놓는 지표를 결정하는 것이다. 이 패러다임 속에서는 유럽은 ‘문명’의 기준이 되고 이 인류학적인 ‘과학’은 종종 이후의 유럽중심주의라는 인종주의에 사용되었다. ‘고전적인 인류학’ 시기는 1920년대에 Bronislaw Malinowski가 1914년부터 1918년까지 뉴기니와 트로비안느 제도에서 장기간의 현장작업(그는 이를 문화기술지라고 불렀다)을 수행한 이후 시작되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날 즈음과 세계 대부분에서 식민 통치가 끝나갈 무렵, 인류학자들은 사회적 진화이론을 버렸다. 그러나 학문분야는 식민정책과 연결성을 두고 집단적 죄의식이라는 고통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러한 죄의식의 대안으로서 시카고학파(Chicago School)라고 불렸던 시카고 대학의 사회학자들은 그들이 단순히 현장작업(fieldwork)이라고 불렀던 질적연구의 작업 착수했다. 영국으로부터의 사회적 인류학 영향을 받아 시카고학파는 참여관찰 기법을 자기 문화 내 집단들을 연구하는데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삶의 방식이 존중받는” 중산층의 범위 이거나 외계에 속한 도시집단에 관한 일련의 연구를 이끌었다. Robert Park나 Ernest Burgess는 1920년과 1960년 사이에 많은 젊은 사회학자들을 매료시켰던 시카고학파 운동을 이끈 영향력 있는 두 학자였다.

사회적 맥락과 시간이 인류학자들을 변화시킨 것뿐만 아니라 인류학자들이 누구인가에도 변화가 생겼다. 문화기술지 연구자들은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았고 부유층보다는 다른 사회경제적인 다양한 계층의 연구자들과 인종적이거나 성적 오리엔테이션에서 다양성을 지닌 연구자들의 성향이 지배적이 되었다. 연구자들의 다양성과 더불어 문화기술지를 하는 이유도 다양해 졌다. 초기 문화기술지 연구자들의 저작을 이끌고 중점을 두었던 중심 가치와 상관없이 새로운 문화기술지는 다양성에 기초를 두고 광범위한 삶의 체험과 현상의 경험, 그 속에 흐르는 삶의 진실이란 주제로 그 범위가 넓혀졌다.

이 책은 이러한 문화기술지의 인류학적 배경과 관심에 기초해서 수행한 질적인 문화기술지(ethnography)이다. 특히 이 책은 필자의 대학원 수업 질적연구를 수강한 학생들 가운데 5가지의 질적연구방법론적 전략 가운데 하나인 “문화기술지”조를 선택한 7명 조원들의 현장참여의 생생한 진실을 기록한 방법론적 학습의 교과서적 기록이다. 이 책의 각 장에서 보여지 듯 그들은 거장의 그림을 통해 배우듯 참여관찰 방법과 심층면담이라는 가장 기초적인 그림그리기의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되 획일적 시각이 아닌 자신만의 참여관찰자적 시각을 최대한 활용하여 대한민국의 수도 한 복판 광화문 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던 역사의 소용돌이의 현장 “세월호 광장에서 50일”간의 기록을 담아내고 있다. 

그들의 50일간의 생생한 현장기록은 때론 굵은 붓으로, 때때론 세밀한 붓놀림으로 대한민국이 겪은 아픔의 현장을 객관적으로 지켜보고 주관적으로 묘사하되 항상 현장의 체험의 목소리를 먼저 앞세우며 상호 성찰적으로 우리들을 그 현장의 진실, 대한민국이 외면해 왔고 듣지 않으려 해왔던 현장의 진실로 우리를 초대하며 그려내고 있다. 이들은 각각 자신에게 부여된 문화기술지의 연구자로서의 역할 인식과 한 시대를 함께 숨 쉬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의 의식을 문화기술지 연구라는 방법론적 용어의 특징과 해석 범주로 담아내되 단지 객관적인 한 인문-사회과학적 연구자로서의 객관적 시각만이 아닌 세월호의 사건이 던져준 대한민국에서의 삶이라는 문제의식을 끊임없이 성찰해 가며 질적용어들의 기술적 용어들을 자신들의 실존적 용어로 재해석하고 재구성하며 현장의 진실에 최대한 다가서려고 노력하고 그려내고 있다. 

이 책 전반에 걸쳐 우리는 단지 세월호 광장의 50일간 무슨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변화되었는가를 목격할 뿐 아니라 이 연구에 참여한 참여자들의 실존적 정의와 자아 인식이 어떻게 현장의 목소리를 접하며 재구성을 시도하고 변화해 왔는가를 목격할 것이다. 이들을 수업시간에 지도하고 이 책을 감수한 한 사람으로서 이들의 변화와 자의식의 변형을 이 책의 백미라 표현하고 싶다. 이것이야말로 질적연구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며 진정한 질적연구의 결과물과 그 진실이 우리에게 어떻게 전달되고 그 진실이 우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대한 하나의 실례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질적탐구의 진면목은 타인의 삶에 대한 학문적 이해에 머물지 않고 연구자의 학문분야, 연구자의 실제 삶의 행위, 연구자 자신의 실존적 성찰로 이끄는 탐색의 과정이라는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이 무엇을 찾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는 없지만 틀림없이 탐색을 마치고는 앞으로 전진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점에서 이 책의 연구자 7분들의 진실과 그들의 연구에 수반되었던 감정이입과 열정에 깊은 존경의 표현을 남기고 싶다. 이 책에서 보여 준대로 진정한 연구는 끝나지 않는 대신 또 다른 탐색의 길을 가르쳐준다. 그 길 위에서 함께 동행하는 좋은 동반자로서의 질적탐구자와 이 책이 되길 기원해 본다.


2019. 2

정 석 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 교수

정석환 (감수)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과 교수


김선미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상담코칭학 전공 박사 재학


김하나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상담코칭학 전공 박사 재학


김효실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 전공 석사 졸업


방희조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상담코칭학 전공 박사 재학


성기정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상담코칭학 전공 박사 수료


주희연

연세대학교 대학원 신학과 상담코칭학 전공 박사 수료


차재옥

연세대학교 연합신학대학원 상담코칭학 전공 석사 졸업


01 문화기술지 소개/김하나 3

문화기술지(ethnography)란? · 4

문화기술지의 연구절차 · 11

연구 윤리 노트 · 17


02 무엇을 연구할 것인가?/방희조 29

1. 연구 대상 선정하기 · 29

2. 선행연구 들여다보기 · 33

3. 연구 주제 및 질문 구체화하기 · 36


03 연구현장 들어가기/성기정 41

1. 첫 방문, 그리고 게이트키퍼 찾기 · 42

2. 연구자로서의 정체성 수립하기 · 46

3. 게이트키퍼 소개받기: 416 연대 사무실 · 48

4. 게이트키퍼와의 만남 · 50

연구현장 들어가기_ 윤리 노트 · 53

참여관찰 진행하기_ 윤리 노트 · 54


04 들어가 살펴보기_참여관찰/차재옥 59

1. 노란리본공작소 입문하기 · 61

2. 광장의 특성 알기 · 67

3. 광장 들여다보기 · 71

4. 관찰 기록하기 · 77


05 집중관찰/주희연 83

1. 참여관찰에 대해 질문하다 · 83

2. 참여관찰, 난관에 부딪히다 · 84

3. 초점 맞추기: 가까이, 깊이 있게 다가가다 · 88

집중관찰하기_ 윤리 노트 · 91


06 현장 속 깊은 이야기_심층면담/김효실 95

1. 한 걸음: 준비 단계 · 97

2. 또 한걸음: 실행 단계 · 103

3. 마지막 발걸음: 면담 후 단계 · 115

4. 발걸음을 옮기며 · 118

심층면담하기_ 윤리 노트 · 119

보고서 작성하기_ 윤리노트 · 120


07 연구자들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성기정 123


세월호 광장의 아직도 못다한 이야기_김선미 · 127

나와 너의 경계가 없는 공동체를 향한 움직임_김하나 · 141

광화문 세월호 광장의 이야기들_김효실 · 155

세월호 광장은 왜 지금 거기에 있는가?_방희조 · 175

가만히 있지 않고 잊지 않는 세월호 광장_성기정 · 193

노란 리본을 품앗이하다_주희연 · 211

세월호 광장, 50일의 문화기술지_차재옥 · 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