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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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정책의 이해와 실천
정보정책의 이해와 실천
저자
한세억
역자
-
분야
행정학 ▷ 정책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8.09.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00P
판형
크라운
ISBN
979-11-303-0646-9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22,000원

「2006년 7월 2일. 사고가 났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왜, 자신이 운전하던 차가 뒤집혔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고, 40분 만에 헬기가 왔다. 헬기를 타고 병원 옥상에 내렸다. 기억이 없다. 40분 동안 숨이 끊겨 있었다. 3일 뒤, 수술 후에 깨어났다. 의식이 돌아온 것은 그때다. 몸은 마비됐지만 머리는 살아서, 그동안은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었단다.」

끔찍한 교통사고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가 장애를 딛고 강의와 연구 활동을 펼쳐 감동을 주고 있다. 그의 생활은 전동 휠체어와 PC, 인터넷, 음성인식 프로그램과 입으로 작동하는 마우스 등에 크게 의지하고 있다. USB 포트만 있으면 사용 가능한 마우스에는 압력 인식장치가 달려 있어 입으로 커서위치를 조정할 수 있고 불거나 빠는 동작으로 좌·우 클릭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인터넷은 세상과 이 교수의 거리를 좁혀주는 창이며 쇼핑과 은행업무 등 일상의 필요를 해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음성인식 프로그램. 이 프로그램은 일본어나 중국어로 호환가능 하지만 유독 한국어와 호환이 되지 않아 모든 작업은 영어로 처리한다.

물론 외국사례도 있다. 얼마 전 타계한 영국의 천재 물리학자 故 스티븐 호킹 박사, 그는 케임브리지 대학원생 시절인 1963년 루게릭병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손발을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모든 걸 두 손가락에 의지해야 하는 절망적 상황 속에서도 <양자우주론>과 같은 현대물리학의 혁신적 이론들을 제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신체적 장애와 한계를 뛰어넘어 왕성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스마트 폰을 비롯한 다양한 IT기기 덕분이다.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접근성 개선기술은 비록 손발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따뜻한 정보기술의 힘이 물리적, 인간적 한계의 삶에 용기와 도전을 불어넣는다. 그 원동력은 사람의 얼굴과 마음을 지닌 착한 정보정책의 긍정적 영향 덕분 아닐까?

왜, 정보정책이 존재하는가? 급속한 사회변동의 불안, 불확실성, 불만, 불편 등으로부터 사람을 자유롭게 해주기 위함이다. 정보는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핵심 수단이다. 그렇다면 정보정책으로 인해 얼마나 자유로워졌는가? 현상은 오히려 정보가 증가하는데, 불확실성이 심화된 것은 아닐까? 정확한 정보를 적절한 시기에 얻을 수 있다면, 상당한 정도로 불확실성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혁명은 인간 삶에 중요한 의미를 제공한다. 그런데 서로 모순된 정보가 공존하고 공유되고 현실은 오히려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역할이 중요하다. 정부는 정보의 바다에서 국민에게 꼭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추출하거나 생성하여 적절한 채널을 통해 알려주어야 한다. 지금까지의 정부의 노력에 긍정적 성과와 부정적 역기능으로 인해 반드시 성공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 오히려 정부의 부적절한 정보관리 및 제공으로 인해 불확실성을 확대시키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는 점은 반성해야 한다.

주지하듯 정보화가 세계단일경제권시대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필수조건이자 핵심과제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정보화가 핵심과제로 부상하였다. 이를테면 선진사회, 세계화, 국정개혁, 정부혁신, 선진화, 창조경제 등의 추진을 위한 최선의 수단적 의미로 채택·사용되어 왔다. 정보화 흐름은 거역할 수 없는 커다란 역사적 줄기가 되어 갈수록 심대해지고 있다. 더구나 정보화 충격의 적응적 흡수가 국가흥망을 좌우하는 요인으로 인식되면서 국가발전을 위한 핵심전략으로 부상하였다. 어느 국가를 막론하고 경험하고 있는 것은 정보통신에 의해 생성되고 있는 혁신적이고 광범위한 변화의 도전이다. 이러한 도전은 한국에 위협과 함께 기회를 내포하였으며 그동안의 정보화 노력으로 기회와 가치를 창출하였다.

그 결과인지 한국을 IT강국이라고 한다. 2018년 기준 전 세계 주요국가 가운데 한국의 인터넷 및 스마트 폰 사용비율이 단연 최고다. 인터넷 정보량은 거침없는 증가세다. 시간을 거슬러 2007년 당시 한국의 디지털정보 생산량은 국민 1인당 평균 92Gb로 세계인구 1인당 평균인 46Gb보다 두 배가 많았다. 그렇다면 과연 진정한 강자일까. 긍정보다 부정이 앞선다. IT기반구조나 하드웨어의 강국일지언정 정보윤리, 규범 등 정보문화는 후진국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세계 최고수준의 정보통신망에 허위, 불건전정보가 범람하고 버릇없는 네티즌에게서 네티켓을 찾아보기 어렵다. 인터넷 중독자는 수를 더해가며 정보격차의 골은 깊어지고 사이버테러, 온라인 사기 및 절도, 악성댓글로 사이버공간은 갈수록 거칠어지고 있다.

후진적 정보문화의 현상 가운데 비신사적이며 배타적인 댓글 문화는 국제적으로 악명 높고 온라인게임에서 한국의 게이머들의 욕설과 폭언 등은 외국 게이머들의 지탄 대상일 정도로 일그러진 정보화가 IT강국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상황이 이럴진대, 누구도 책임지려 하지 않고 자유와 권리만 주장하고 있으니 성숙하지도 않다. 이처럼 정보문화가 빈곤한 까닭은 정신없이 정보화에만 매진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정보의 양적 증대가 정보 활용능력을 높이거나 인간의 관심을 확장시켜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정보편식 심화로 인한 부작용이 우려된다. 뉴스· 사이트·블로그·채널 등 이념과 호감에 얽매인 정보편식이 정보공동체의 가치관을 약화시키고 있다. 편식이 건강을 해치듯 특정 정보에의 쏠림은 개인 차원에서 거부·배제·단절을 낳으며 사회적 수준에서 불신·편향·분열양상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사회에서 동일 현상을 놓고 극단적 견해가 충돌하는 양상이 심하다. 그 까닭은 자신이 믿고 싶은 방향으로 정보를 해석·판단·선택하려는 아전인수식 확인편향에서 비롯된다.

실제 공간과 경계가 모호해지는 온라인 공간에서는 실체보다 이미지를 추구하고 합리성보다 감성에 집착하며 선동에 취약해 균형감각 유지가 어렵다. 정보 깊이나 신뢰보다 흥미위주의 가벼운 오락 콘텐츠가 진지한 담론을 압도하고 있다. 정보편식을 방치하게 되면 자칫 뫼비우스의 띠처럼 편집증의 굴레라는 화근이 돼 정보강국을 파편화시킬 수 있다. 정보문화의 창조성이 빈곤하고 자신감도 안 보이며 정보화 의지와 열정도 느낄 수 없다. 무기력한 디지털리더십이 지속되면 자칫 인터넷의 창의성·자율성·신뢰는커녕 정보강국의 위상마저 잃지 않을지 염려된다.

성숙한 정보강국을 위해 정보화 성찰과 통찰의 바탕에서 생산적 정보 이용이 뒤따라야 한다. 먼저 입맛대로 보도하는 편향언론부터 이념과 정파성에서 벗어나 사회적 갈등의 중재자로 거듭나야 한다. 정보가치 선별과 논리적 가공 및 분석능력을 높이고 사회현상에 다양한 관점과 창조적 비판으로 생산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취향에 맞는 통계와 유리한 정보만 골라 만든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했던 정부 역시 투명하며 진실하고 정확한 정보의 바탕에서 국민과 양방향 소통하며 정책신뢰를 쌓아야 한다. 인터넷사업자들도 건강한 웰빙 식탁을 차리는 엄마의 심정이 절실하다. 제 기분대로 정보를 선정적으로 소비하는 네티즌이나 제 맘대로 짜깁기하는 청소년들도 정보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보나 지식습득 과정에서 편리함과 호감만 추구한다면 자칫 편의주의라는 블랙홀에 지성과 창조성이 함몰될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일찍이 인간의 삶과 환경을 조망했던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Werner Karl Heisenberg가 “젊은이들이 아름다움을 선택하면 세상은 그만큼 아름다워질 것이고 유용한 것을 선택하면 세상에는 유용한 것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설파했듯이 네티즌은 정보 유용성을 냉철하게 판단하고 가치 있는 정보를 선택, 생산적으로 이용하는 창조적 존재인 Homo-Informaticus가 돼야 한다. 그래야 정보를 넘어 창조성 넘치는 신뢰기반의 제4차 산업시대의 강국이 가능하다.

본서는 성숙하고 조화로운 정보강국을 지향하는 정보정책을 위해 다양한 시각과 관점에서 정보정책을 기술, 이해, 설명하고자 한다. 그동안 정보정책관련 연구나 저서는 산업, 기술 등 분야에서 한정된 관점이 주류를 이루었다. 특정분야와 영역에 한정된 관점에서 정보정책을 다루는 과정에서 군맹평상(群盲評象)식 접근으로 인해 정보정책에 대한 전체적이며 종합적 이해가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 인식의 바탕에서 연구자는 정보통신산업 및 경제, 정보통신기술 중심의 공급지향적 기존 연구와의 보완과 균형을 위해 수요지향의 인문·사회·문화영역에서 차별적 접근을 견지하고자 한다. 아울러 정보통신 분야에서의 실무경험과 연구를 자양분 삼아 정보정책에 대한 이론과 경험적 현상 간 조화와 함께 실제 정책현상에서 드러난 정보정책에 대한 성찰적 논의의 바탕에서, 현재 진행 중인 제4차 산업혁명의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다.


2018년 9월

한세억(韓世億)

저자는 서울대학교 행정학박사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동아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한국지역정보화학회장(2015~2016)을 역임하였으며, 삼성전자, 한국정보문화진흥원, 대통령소속 국가전산망조정위원회 사무국, 한국능률협회매니지먼트 등 공·사조직을 경험하였다.
행정·입법고시 출제 및 채점위원, 중앙정부(국무조정실/과학기술부/행정안전부/국민권익위원회 등) 및 지방정부(부산시/제주도/자치구), 공공기관(한국자산관리공사, 한국남부발전 등)과 기업에서 자문 및 특강(창조성/혁신/정부3.0/규제개혁/청렴) 강사로 활동 중이다.

주요 연구업적
●학술지논문, “제4차 산업혁명의 창조적 제도화에 관한 연구(2017)” 외 73편
●학술대회 발표논문, “창조성패러다임의 행정지향과 전략(2016)” 외 125편
●저서, <행정과 창조성> 및 공저 19권
●연구보고서, <그린 IT와 사회발전 간 조화로운 혁신 메카니즘 구축> 외 37권
●정보화컨설팅보고서, <울산광역시 남구 지역정보화계획> 외 7권

정보화관련 수상
●2002, 정보화촉진 국무총리 표창
●2018, 정보화역기능예방 국무총리 표창
Prologue

CHAPTER 01 정보정책의 생성과 진화, 가능성
제1절 정보정책의 형성과 맥락
제2절 정보정책의 독자성: 개념, 의미, 이슈
제3절 정보정책의 진화: 지식화정책의 가능성과 전망

CHAPTER 02 정보정책 고찰: 변화와 지향
제1절 정보정책의 정체성
제2절 정보화와 정책변화
제3절 정보정책의 역동성: 전개과정과 변화양상

CHAPTER 03 정보정책과 사람: 행위자관점
제1절 정책과 사람: 새로운 관점
제2절 정보정책의 전개와 변인
제3절 정보정책의 인적 네트워크와 특성

CHAPTER 04 정보정책의 지식생태: 전자정부정책의 비교분석
제1절 정책지식생태와 창조성: 이론적 고찰
제2절 정책지식생태의 경험과 교훈; 사례의 비교분석
제3절 정책지식생태의 지향과 과제

CHAPTER 05 정보화현상과 정보정책: 정보화의 현상학적 분석
제1절 정책대상으로서 정보, 정보화
제2절 현상학적 접근의 의미와 가능성
제3절 정보화경험의 현상학적 분석과 시사점

CHAPTER 06 정보화법제와 정보정책
제1절 정보화와 법률
제2절 정보화와 법률의 상호작용과 특성
제3절 정보화 법제정비 현황과 과제

CHAPTER 07 정보화의 정책영역과 과제: 가정
제1절 정보화의 역동적 진화와 변이
제2절 가정정보화의 이슈, 해외동향과 전망
제3절 가정정보화 촉진을 위한 정책방향과 전략

CHAPTER 08 정보화의 정책영역과 과제: 지역
제1절 지역정보화의 의의와 필요성
제2절 지역정보화정책의 현상분석과 인식
제3절 지역정보화정책의 정책영역과 내용

CHAPTER 09 정보통신서비스정책: 산출모형 탐색과 적용
제1절 정보통신서비스정책의 의의와 전개
제2절 정보통신서비스산업의 정책과정과 특성
제3절 정보통신서비스 정책의 산출모형

CHAPTER 10 제4차 산업혁명시대와 정보정책
제1절 제4차 산업혁명의 의의와 양상
제2절 제4차 산업혁명의 제도화: 접근과 쟁점
제3절 제4차 산업혁명의 제도화 전략과 방안

Epilogue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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