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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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에서 찾은 범죄심리
오페라에서 찾은 범죄심리
저자
조윤오, 신소라
역자
-
분야
경찰행정학 ▷ 범죄학/형사정책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8.09.1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20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0627-8
부가기호
9335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5,000원
범죄학을 통해 오페라 인문학을 배운다

범죄학이란 다양한 사회현상 중의 하나인 ‘범죄’ 문제를 경험과학과 규범학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다. 범죄의 복잡한 현상을 과학적으로 관찰하여 그 원인을 밝히고 범죄예방 전략을 제시하는 간이학문적(Interdisciplinary Study) 성격이 강하다. 현재 범죄로 이미 규정된 불법 행동만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우려가 있는 특정 현상과 인간의 문제 행동을 범죄 발생 이전에 미리 검토하여 그 발생 원인을 과학적으로 조사하여 효과적인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실천적, 학문적 의의가 있다.
1963년에 범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서덜랜드(E. H. Sutherland)는 범죄학이 다루는 범위를 세 가지로 요약하면서, 첫째, 국가가 법을 만드는 과정, 둘째, 개인이 법을 어기는 과정, 그리고 셋째, 범죄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과 관련된 일련의 복잡한 과정들이 모두 범죄학에 포함된다고 주장하였다.
범죄학이란 결국 우리가 타인과 관계를 맺고 타인과 함께 생활할 때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갈등 상황을 바탕으로 발전한 학문이고, 많은 범죄학 이론들은 타인과의 오해와 갈등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는 좌절, 공격, 분노, 슬픔, 후회, 두려움 등의 부정적 감정, 그리고 타인에 대한 신체적, 심리적 훼손 행동 및 극적인 폭력 상황을 전제로 한다. 즉, 인간이 보이는 문제 행동과 비행 행동을 세심히 관찰하고, 그 행동에 숨은 원인을 탐색하면서 궁극적으로 그 행동과 그 행동이 다시 재발하는 재범을 방지하려는 효과적인 공식적·비공식적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범죄학이라는 학문을 배우는 이론적, 실천적 의미라고 하겠다.
오페라는 인간이 가진 복잡한 감정과 본능적인 공격성, 그리고 위험한 문제 행동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한 종합예술을 말한다. 1597년 이후, 최초의 오페라 ‘다프네’를 중심으로 유럽에서 연극과 음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무대극이 선보이게 되었는데, 아름다운 선율과 아리아, 레치타티보를 통해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다양한 감정들을 격정적인 클래식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특이한 점은 뮤지컬과 달리 오페라는 가수들이 마이크를 사용하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만으로 극장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을 표현하고, 음악 사이에 배우가 읽어주는 대사 대신 서정적 클래식 음악으로 극적인 이야기 전체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아름다운 선율과 가수의 목소리만으로 인간이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무대에서 전달해 내는 오페라는 연기와 무대 장치가 함께 어울려져 인류가 만들어낸 최고의 종합예술로 평가받고 있다.
시대적, 역사적, 국가적 상황에 따라 오페라는 오페라 세리아와 오페라 부파, 오페라 리릭, 뮤직 드라마, 그리고 오페레타, 뮤지컬 등으로 다양하게 변화되어 왔다. 그러나 여전히 그 밑바탕에는 오랜 세월 전 인류가 탐구해 온 “성숙한 인간상”에 대한 고민이 깔려 있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의 지혜를 바탕으로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인류가 그리스 시대부터 오랫동안 고민해서 발전시킨 전설, 신화, 민화 등의 이야기를 인간의 자기실현 과정으로 발전시킨 것이 바로 오페라 작품들의 기본 줄거리이다.
이런 이유로 오페라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간이 풀어야 할 ‘이상적인 인간상’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드는 속 깊은 줄거리를 많이 담고 있다. 오페라 속 주인공들의 눈물과 사랑, 희생, 기다림, 지혜로움, 고통은 세월이 지나도 그 시대적 배경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있다. 다시 말해 오페라는 서정적인 음악을 통한 감동뿐만 아니라 스토리 전개와 캐릭터 성격 면에서 오랜 세월 우리 인류가 풀지 못한 다양한 인간관계의 갈등, 오해, 두려움, 범죄, 비행 행위, 사회문제 등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는 인류 경험 유산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여섯 개의 오페라 작품을 중심으로 가능한 많은 범죄학 이론을 소개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본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여섯 개의 오페라 작품은 우리 일반인에게 가장 친숙한 오페라이고, 범죄학 이론 역시 학문 내에서 가장 주류에서 속하는 중요한 범죄 원인론을 담고 있다. 작품마다 다양한 등장인물이 나오기에, 사실 일부 작품에는 두 개 이상의 범죄학 이론이 연결되어 있다. 이에 총 범죄학 이론은 여섯 개 이상으로 늘어난다고 볼 수 있다.
고전주의, 실증주의, 과정주의, 비판주의, 그리고 통합주의라는 커다란 범죄 패러다임 속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개별 이론을 소개했고, 한 작품 내에서 가능한 많은 이론을 담으려고 했기에 처음 범죄학을 접하는 독자에게는 어쩌면 많은 범죄학 내용이 벅차게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음악을 즐기고, 주인공들의 심리와 상황을 이해하며 기억나는 몇몇 범죄학 이론이 가진 장단점을 떠올리면서 인간의 행동과 정신 과정을 새로운 시각에서 살펴보는 기쁨을 느꼈으면 한다.
본 책이 선택한 베르디의 ‘리골레토’,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투란도트’ 그리고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라는 여섯 개의 오페라 작품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작곡가의 오페라 작품이다. 리골레토와 마술피리, 라인의 황금은 조윤오 교수가 맡고, 카르멘, 투란도트, 세비야의 이발사는 신소라 교수가 집필했다.
개별 작품마다 범죄학의 주류에 속하는 억제이론, 일상활동이론, 일반긴장이론, 발달이론 등 다양한 범죄학 이론을 활용하여 최대한 많은 범죄학 이론을 소개하려고 노력하였다. 작품마다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이론을 적용할 수 있기에 범죄학을 적용하는 방식도 경우에 따라 매우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의 작품 속에서 어떤 캐릭터에 초점을 두느냐에 따라 수만 가지의 이론적 분석이 가능해질 것이다. 두 저자의 의견이 부디 복잡한 범죄학 이론의 큰 줄기를 쉽게 이해하는 작은 밑거름이 되고, 범죄학 프로파일링을 활용한 다양한 해석 중 오페라 인문학을 향한 흥미로운 첫 분석이 되길 바란다.

인간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나서, 타인과 사랑을 하거나, 혹은 갈등을 경험하게 되고, 그로 인해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거나 혹은 자신이 피해자가 되는 경험을 하면서, 기쁨과 슬픔을 영유하다가 일정한 시간이 되면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살면서 마주하게 되는 격한 감정들과 복잡한 일들, 해결할 수 없는 고통들, 그리고 타인과의 갈등 관계, 아무리 노력해도 통제할 수 없는 일련의 불확실한 경험들은 세월이 지나도 우리 인간이 피해갈 수 없는 일인 듯하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런 경험 속에서 어떻게 타인과 나 자신에게 고통을 주지 않고, 치열하게 ‘인간다움’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일련의 과정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인가? 이 질문 속에 우리가 범죄학을 배우며 오페라를 감상하는 이유가 있다. 오페라 작품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심층적으로 살펴보면서 한 인간이 어떤 자유의지를 갖고 어떤 선택을 하는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 볼 수 있다. 오페라 감상은 결국 무엇이 ‘이상적인 인간상’인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답안지를 찾는 과정이기도 하며 결국 우리가 살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갈등 상황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답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시행착오를 통해 진정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시련의 주인공을 보면서 우리는 오페라 속에 감춰진 진정한 인간됨의 의미와 한 개인이 문제 행동을 저지르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새로운 시각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범죄학을 배우면서 한 개인이 가진 이성과 의지, 그리고 그 주변 환경이 일으키는 긍정적 혹은 부정적 영향력, 인간의 성숙을 방해하는 국가정책과 사회적 문제점을 오페라 작품 속에서 폭넓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오페라를 감상하며 멋진 음악과 극적인 인간사의 이야기를 맘껏 즐긴 후, 마지막 오페라 음악이 끝난 후 잠시 무엇이 ‘전인적(全人的)인 인간’인지 눈을 감고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인문적인 소양과 함께 합리적인 사유능력을 가진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고, 범죄학에서 말하는 ‘범죄·비행 행동에 대한 과학적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극장에서 만났던 주인공과는 다른 새로운 오페라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작품과 같은 음악을 듣고도 개개인이 느끼는 감정은 수만 가지 색깔을 가지고 있고 그 내용도 모두 다르다. 범죄학 이론을 바탕으로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많은 범죄학 이론으로 얼마나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지 통찰해 보는 기회가 생겼으면 정말 감사하겠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범죄학이나 경찰학을 전공하는 학자가 아니더라도 타인과의 갈등 상황에 직면했을 때 여섯 작품 속의 아름다운 아리아를 떠올리며 자기성찰의 여유를 갖고, 잠재적 가해자와 잠재적 피해자의 입장을 범죄학적 입장에서 통합적으로 생각하기를 바란다.
우리가 이제 만나게 될 베르디의 ‘리골레토’,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바그너의 ‘라인의 황금’, 비제의 ‘카르멘’, 푸치니의 ‘투란도트’ 그리고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라는 이 여섯 작품은 독자의 삶에서 가장 현명한 지혜의 선택을 하게 만드는 예술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2018년 8월 여름
남산 동국대에서 조윤오.
공저자약력

조윤오

現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
CUNY 뉴욕시립대 범죄학 박사(Ph.d.)
행정고등고시 44회
前 법무부 보호관찰관 2000-2005


신소라

現 전주대 경찰학과 교수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범죄학 박사
前 한국정보화진흥원 사이버폭력예방 강사
前 서울시 중구청 재난안전예산심의의원
제1장 서문: 오페라에서 찾은 범죄심리
-오페라에서 범죄의 원인을 찾는다

제2장 리골레토
-꼽추 광대 리골레토의 비극적 삶
오페라 속 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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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장 마술피리
-나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아요!
오페라 속 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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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라인의 황금
-인간의 욕망, 그 끝은 어디인가?
오페라 속 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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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장 카르멘
-사랑해서 그랬어…
오페라 속 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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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투란도트
-목숨을 건 사랑의 힘을 보라!
오페라 속 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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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장 세비야의 이발사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오페라 속 범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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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오페라와 범죄학, 그 밖의 이야기
-오페라와 범죄학의 다른 이야기들
라 트라비아타와 낙인이론
돈 조바니와 억제이론
헨젤과 그레텔과 일상활동이론
오페라 외의 미디어 속 범죄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