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사회의 환경정책 : 도시화와 기후변화 그리고 위험사회의 역동성
도시민들의 삶은 지금 안전하지도 쾌적하지도 않다. 편리한 도시생활의 이면에는 좁은 공간에서 북적거리는 혼잡함과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의 위험이 늘 공존한다. 게다가 도시민의 나들이는 번번이 뿌연 미세먼지로 무산되기 일쑤이며 마음 편히 숨쉬기조차 어려운 때가 많다.
필자는 근대화 과정에서 배태된 위험사회(risk society)의 속성이 기후변화와 도시화로 인해 더욱 역동적 양상으로 전개됨에 주목한다. 이 위험사회의 역동성을 시간적·공간적·사회적 관점에서 해석하고 미래 안전사회에 대한 창조적·발전적 담론과 함께 위험사회의 환경정책이 나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1900년대를 지배한 현상이 도시화였다면 2000년대의 국제적 화두는 단연 기후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인문현상인 도시화와 자연현상인 기후변화는 지난 세기 동안 거역할 수 없는 현상으로 인식되며 세계 곳곳에서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국제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기후변화와 도시화의 흐름에 대한 이해는 이제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하는 유력한 조건이 되었다. 필자는 내적 위험요소인 도시화와 외적 위험요소인 기후변화로 인해 현대사회가 더욱 역동적인 위험 속성을 지니게 됨에 주목한다. 이에 필자는 가속화된 도시화 추세와 기후변화 영향력에 의해 형성된 위험사회의 속성을 시·공간적, 사회적 관점에서 파악하고 미래사회의 안전을 위한 대안적 담론을 모색하고자 한다.
지금 세계는 전례 없는 속도로 도시화되고 있다. 세계 도시화 비율은 1950년 28.3%에서 2010년에는 50%로 확대되었다(UN, 2012). 도시화는 일정 공간에 다양한 시설과 기능이 집중됨에 따르는 인구집중 현상으로 여러 가지 환경 및 사회문제를 동반하는 경향을 지닌다. 국가나 도시의 상이한 인구집중 패턴은 예측할 수 없는 기후변화 영향을 더욱 위협적으로 만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상생활 깊숙이 침투하여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시스템과 아울러 삶의 패턴을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기존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주로 기술적 접근을 강조하며 자연과학적, 공학적 대응방법에 의존해 왔다. 정작 기후변화의 가장 큰 영향력하에 있는 인간의 삶과 공간에 대한 환경정책적인 고려는 충분히 성숙되지 못해온 것이 현실이었다.
이에 대해 필자는 도시화와 기후변화 영향이 현실화된 위험사회에서 기술과 공학이라는 거대포장 속에 파묻혀 소외되었던 인간과 안전의 담론을 위험사회의 관점에서 다루고자 한다. 도시화와 기후변화가 주민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위험에 대응해 나가야 하는지, 위험사회를 극복하고 안전사회로 이행하기 위해 바람직한 환경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솔한 담론을 담고자 한다.
춘천에서
玄巖 최 충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