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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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스토리 : 한국의 금융사업
뱅크스토리 : 한국의 금융사업
저자
양원근
역자
-
분야
경제학 ▷ 화폐/금융/재정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6.11.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31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0374-1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19,000원

책을 내면서

은행은 주주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경영효율성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강력한 공공성을 갖고 있다. 자산을 무한대로 쪼갤 수 있는 상품을 생산해 경제주체들의 거래를 완성시킨다. 비유동 자산을 유동화할 수 있고 고객의 정보를 수집하고 축적,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다. 이와 같이 배타적이고 특별한 기능을 기반으로 은행에게 국가의 자원을 동원하고 배분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한편 은행기능이 훼손되면 경제가 마비된다. 따라서 정부로부터 감독을 받고 사업인가 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대표적인 규제산업이다.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정부는 우선적으로 은행부터 제대로 돌아가게 만든다. 그럼에도 금융위기는 은행의 활동으로부터 발생한다. 금융위기는 기업, 가계, 정부의 과도한 부채로부터 발생하는데 부채의 상당부분을 은행이 제공하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전 세계 국가들이 위기 이후 감독을 강화하고 여러 제도를 바꾸어도 위기는 반복되었다.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다.
정부로부터 은행업 인가를 받는 것은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되기 때문에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영업을 시작하면 정부의 공신력이 여러 경로로 뒷받침되기 때문에 자금을 동원하기에 어려움이 적다. 특히 고객들이 어느 은행에 예금해도 일정규모까지는 정부가 예금보험을 제공한다. 그러나 자금을 배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과제다. 산업의 사이클을 예측해야 하고 기업의 경쟁력을 체크해야 한다. 거시경제의 흐름을 예측해야 하고 국제 경제의 변화도 읽어내야 한다. 은행의 자금이 잘못 배분되어 부실화되면 경제시스템이 불안정해진다. 반대로 은행의 자원배분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면 튼튼하고 건강한 경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어느 나라든지 전체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은행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은행과 인연이 이어졌다. 은행을 배우고 은행에 대해 연구하고 은행에서 근무하게 되었다. 많은 우연이 모여 운명을 만들어 간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서 잠시 근무하다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에 MBA 과정을 떠났고, 1년 후에 재무관리 박사과정으로 프로그램을 바꿨다. 재무관리에는 증권, 기업금융, 은행, 국제금융 등 전공이 있다.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니 은행론이 잘 맞을 것 같아 논문을 은행 합병을 주제로 썼다. 논문 지도교수 중 한 명인 William Curt Hunter 당시 아틀란타 연방은행 부총재가 주로 은행합병을 연구한 학자였다. 한국의 외환위기 이후 두 번이나 한국을 방문해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은행은 서로 유사한 상품을 만들어낸다. 규모가 큰 은행이 단위 생산비용이 적어 경쟁에 유리하게 되는 규모의 경제가 존재할 수 있다. 따라서 인수 및 합병이 가장 활발한 산업이다. 귀국해서 산업연구원에 취업했다. 실제 전공과는 분야가 다른 직장이다. 산업연구원에서 주어진 첫 번째 연구주제가 재벌이었다. 1990년대 초반 한창 부채를 통해 투자를 늘려나가고 있었다. 그리고 재벌의 부채경영이 가능하도록 자금을 공급한 주체인 한국의 은행산업을 마주하게 되었다.
산업연구원에서 2년 재벌연구를 하여 “대기업집단의 효율성 분석” 보고서를 출간한 뒤 은행들이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금융연구원으로 직장을 옮겼다. 본격적인 은행과의 인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금융연구원에서 연구위원장, 은행연구팀장 등을 맡으며 은행 관련 연구를 했다. 금융제도개편, 사금융시장, 은행합병, 은행소유 지배구조 등의 주제에 대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토론, 세미나 등을 통해 동료, 전문가들과 의견을 교환했다. 그런데 외환위기가 닥치며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연구주제도 바뀌었고 필자의 운명도 바뀌었다. 외환위기는 외화가 부족해서 발생했지만 위기 발생의 단초가 된 것도 은행이었고 수습의 시작도 은행이었다. 위기 수습과정에 참여했다. 재정경제부, 예금보험공사에서 근무했다. 위기가 아니면 학자에게 주어지지 않았을 미션이었다. 위기가 수습된 후에는 은행에서 근무했다. 기업은행, 우리은행, KB금융, 하나금융 등에서 포지션은 다르지만 은행의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역할이 주어졌다.
직장을 옮기는 과정에서 틈틈이 공백이 생겼고 다시 재취업하는 과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990년대 초 산업연구원에 근무할 때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대학원에서 은행론을 강의했고 KB금융에서 퇴직한 뒤, 2014년에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대학원에서 다시 한 번 은행론 강의를 개설했다. 강의할 때마다 교과목이 없어 강의제목이 재무론 특수연구 등으로 이름 붙여졌다. 또한 참고할 만한 텍스트가 마땅치 않은 문제도 있었다. 은행의 현실과 상황을 이해시키는 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 책은 총 7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에서는 외환위기 발생 전 1990년부터 1997년까지 한국 금융의 현실을 서술했다. 산업연구원, 금융연구원에 근무하면서 경험한 내용을 중심으로 기술했다. 금리자유화를 비롯한 금융자유화를 이제 막 시작했고 은행은 정부의 통제하에 있었다. 은행은 스스로 자원을 배분할 경험과 능력이 부족했다. 재벌기업들은 시중금리 보다 싼 은행자금을 빌려 대규모로 투자를 늘렸고 국가 전체의 리스크를 키워가고 있었다. 재벌연구와 금융자유화 연구를 하면서 IMF 위기로 빠져 들어가는 한국경제를 지켜 본 바를 기술했다.
제2장은 IMF 위기 극복과정에서 필자가 경험한 바를 기술한 것이다. 위기 직후에는 약 1년간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으로 근무하며 공무원들과 회의도 하고 아이디어를 내며 위기극복의 순서와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그 후 약 5년간 예금보험공사에 근무하며 위기수습을 위해 구조조정 및 공적자금의 조성, 집행, 회수와 은행 정상화 등 과정의 실제 업무를 맡았다. 또한 공적자금 집행과정에서 다시는 위기가 오지 않도록 도덕적 해이 방지를 위한 관련자 책임추궁 등 업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공적자금을 받은 은행 등 금융기관의 상업성 제고와 주주로서의 경영관리 책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노력도 했다. 우리금융지주 설립 사무국장을 맡아 우리나라 최초의 금융지주사를 설립하며 은행연구자의 경험을 실제 경영에 접목했다.
제3장에서는 은행경영 현장에서의 경험을 중심으로 금융현실을 조명했다. 기업은행 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우리은행 상근감사, KB금융지주 부사장 겸 경영연구소장 등 직책을 맡아 여러 은행경영에 직접 참여했다. 우리나라 은행경영 현장에서 무엇이 잘 되고 무엇이 해결되어야 할 과제인지를 경험한 대로 기술했다. 기업은행에 근무한 2004∼2006년은 우리나라 은행들이 한창 양적성장 경쟁을 해 나가고 있을 때였다. IMF 위기 전까지 부채경영을 하던 대기업은 더 이상 은행 자금의 주요 대출처가 아니었다. 주택가격 상승과 더불어 가계가 은행의 주요 대출 수요처로 등장했다. 현재 한국 경제의 리스크 요인으로 평가되는 막대한 규모의 가계부채는 이때부터 가파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 상근감사로 근무할 때는 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의 개선과 CDO, CDS 투자 실패에 대한 내부 감사 등 사례를 기술했다. 임기 중 정권이 바뀌며 재신임 받지 못해 도중하차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KB금융에 근무할 때는 리서치 기능을 통해 은행의 브랜드가치 제고 등 역할을 수행했음을 설명했다. 은행 국제화를 위한 노력과 우리나라 은행들의 한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경영진간 갈등과 KB사태를 겪으며 또다시 임기 중 직장을 떠나게 된 경험을 기술했다.
제4장의 주제는 반복되는 금융위기와 은행경영간의 이론적 관계에 대한 것이다.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은행이 왜 특별한지를 논의했다. 또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전 세계 국가들이 금융감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음에도 왜 금융위기가 반복되는지도 논의했다. 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비율)규제와 금산분리의 논리를 소개했다. 또한 은행경영에 내재되어 있는 금리위험, 유동성위험, 신용위험 등과 그 관리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기술했다. 은행 지배구조의 특징과 생산 활동의 효율성제고 방안을 기술하고 최근 관심이 커지고 있는 핀테크 산업의 발전과 금융시장 영향을 논의했다. 금융위기의 반복을 역사적 관점에서 기술하고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 미국, 유럽, 일본에서 실행하고 있는 양적완화 또는 마이너스 금리의 효과, 국가별로 그 효과가 차별화되는 이유, 은행경영에 미치는 영향 등을 논의했다.
제5장은 한국 은행산업의 현황을 기술하고 경영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에서 은행이 설립되고 합병 등을 통해 구조조정 되는 과정 등 변천역사를 조명했다. 은행 규모 및 지배구조 현황도 살펴보았다. IMF 위기를 전후로 한 공적자금 투입 및 은행경영지표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2008년 글로벌 위기 이후의 은행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2011년 이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3% 미만으로 하락하여 오랜 기간 지속되며 은행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20년이 넘게 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의 은행경영과 비교 분석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과 은행경영의 영향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막대한 규모의 가계부채 및 구조조정이 지연되며 현재화하는 기업부실의 증대와 국내 은행경영의 취약성에 대해서 논의했다.
제6장은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거치면서도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6개의 해외 은행에 대한 분석이다. 위대한 기업으로 발전한 웰스파고 은행, 작은 나라의 강한 은행인 싱가포르개발은행DBS, 남미금융을 정복한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 미국은행의 역사인 제이피모건 체이스, 글로벌 은행으로 우뚝 선 호주뉴질랜드은행ANZ, 글로벌 금융강자로 변신한 일본의 미쓰비시 UFJ 금융그룹 등이다. 각 은행의 자산규모, 순이익, 시가총액추이를 살펴보고 그들 은행의 비전과 전략적 특징을 논의했다. 벤치마크가 된 은행들은 국내외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 전략을 추구한 공통점을 갖고 있으며 고객 중심 경영을 지향하는 문화를 유지한 점이 강조되었다.
제7장은 한국 은행산업의 미래에 대한 모색이다. 먼저 은행의 역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자금을 공급하는 은행과 자금수요의 주체인 기업, 가계가 제로섬 게임을 하는 상대가 아니라는 점을 설명했다. 은행은 경영시스템과 전략을 바꾸고 경기변동 또는 위기 대응 능력을 제고하며 경제 성장과 발전을 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우리나라 금융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도덕적 해이 현상을 방지하고 관치금융의 불명예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현실적으로는 여러 어려움이 있고 실현 불가능한 측면도 있지만 발전의 방향성을 유지한다는 차원에서 상상속에서 바람직한 한국 금융의 모습을 그려 보았다.
요약컨대 이 책에서는 은행이 왜 특별하고 중요한지, 은행이 가계, 기업 등 다른 경제주체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 은행경영은 금융위기 발생과 어떤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 논의했다. 필자가 직접 은행경영에 참여해서 겪은 경험과 공부하고 연구한 이론 및 외국 사례 등을 들어 설명하고자 했다. 모쪼록 한국 금융과 은행에 대해 관심 있는 학생, 정책 당국자, 은행 고객 및 임직원들에게 우리나라의 금융 현실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또한 모두의 이해가 모여 한국 금융산업 발전에 동력이 되길 바란다.
이 책의 원고를 꼼꼼하게 읽고 여러 조언과 함께 자구 수정까지 도움을 주신 정광선 중앙대 명예교수,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학 객원교수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금융연구원 이지은 연구원은 헌신적으로 자료정리 작업을 도왔다. 또한 이 책의 출판과정에 여러 도움을 주신 박영사 조성호 이사 및 관계자들에게도 감사드린다. 그동안 여러 직장에서 근무할 기회를 가졌고, 생활을 하며 경험을 갖게 된 것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기에서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2016년 가을
양 원 근
저자 소개

학력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졸업 (1982. 9)
미국 조지아 주립대학교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1990. 6)

주요 경력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2015.3 ~ 현재)
금융연구원 비상임 연구위원 (2014.3 ~ 2016.2)
KB금융지주 부사장/ 경영연구소장 (2013.1 ~ 2013.7)
KB금융지주 전무/ 경영연구소장 (2010.9 ~ 2012.12)
대우증권 상임고문 (2009.9 ~ 2010.8)
GM대우 사외이사 (2009.5 ~ 2010.8)
우리은행 상근감사위원 (2007.3 ~ 2008.5)
기업은행 연구소 초빙연구위원 (2004.9 ~ 2007.2)
예금보험공사 이사 (2001.4 ~ 2004.3)
우리금융지주회사 설립추진사무국장 (2001.1 ~ 2001.3)
대한생명보험 사외이사 (2000.2 ~ 2000.12)
예금보험공사 금융분석부장 (1999.4 ~ 2001.3)
재정경제부 장관 자문관 (1998.3 ~ 1998.12)
금융연구원 연구위원, 은행팀장, 연구위원장 (1992.5 ~ 1999.3)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1990.6 ~ 1992.4)
차례

프롤로그 책을 내면서

제1장 IMF 위기 전 한국금융
● 허약한 금융산업은 IMF 위기를 막지 못했다

제2장 IMF 위기 수습
● 위기는 개혁추진에 필요한 동력을 부여했다

제3장 자율화 이후 한국금융의 현장
● 한국 은행산업 성장·발전의 핵심적인 요인은 무엇인가?

제4장 은행경영과 반복되는 금융위기
● 위기는 왜 반복되는가?

제5장 한국 은행산업의 현주소
● 한국 금융산업 앞에 또 다른 위기가 잉태되고 있나?

제6장 세계 주요 은행들의 경영전략
● 건강하고 강력한 은행은 국가경쟁력을 높인다


제7장 한국 은행산업 미래 모색
● 금융의 성장과 발전이 해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