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면개정판 2020. 3. 6
초판 2016. 3. 9
「한국경찰사」를 출간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언 2여 년 세월이 흘러갔으나 여전히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필자의 마음이었다. 「한국경찰사」는 내 분신과 같다. 그러나 거기에 하자(瑕疵: 흠)가 있으면 언제든 고쳐야 한다는 것이 내 자신과의 약속이었다.
출간 후 주변에서 너무 전문적이고 분량 자체가 방대하여 읽기조차 힘들다는 등의 반응이 있었고, 그에 따라 전체 흐름을 살펴보건대, 상당한 타당성이 있는 지적이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한국경찰사는 한국경찰의 역사이며, 경찰역사의 근원이다. 그러나 넓게 보면 한국사의 각론 분야 중 경찰역사 일부분만이 그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따라서 한국경찰사 역시 한국사의 영역을 완전하게 탈피할 수 없는 한계가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필자가 처음「한국경찰사」의 핵심내용을 경찰제도와 경찰기능에 치중하여 기술하였기 때문에, 그 시대의 중요사건이나 국제관계 등을 소홀히 하여 균형감각을 상실하였다는 점, 그리고 그 당시의 정치․사회․경제 그리고 대외관계를 무시하고 경찰제도나 경찰기능만을 고집한다면, 소탐대실이라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출간된「한국경찰사」 내용 중에서 각 시기별로 경찰제도와 기능에 관련된 중요사건과 대외관계(국제관계)를 삽입하여 그 당시의 경찰권이 어떻게 행사되었는지 인과관계 여부를 찾아볼 필요성이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이 방대하여 양적인 면에서나 가독성 면에서 독자들에게 쉽게 접근성이 제한된다면 이 또한 필자가 원하는 바도 아니다.
이런 이유 등으로 2여 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독자들에게 보다 전문성․접근성․가독성 등을 높이기 위하여 전면 재개정을 해야 함을 느끼게 되었고, 여기서 재탄생한 것이 바로 「전면개정판 한국경찰사」이다.
「전면개정판」한국경찰사의 기본틀은 「한국경찰사」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경찰사」의 분량이 상당부분 줄어들고 실록상의 사례들이 요약·정리됐다고 해서 「한국경찰사」의 기본틀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번 전면개정판은 기존 「한국경찰사」와는 달리 각 시기별로 중요사건과 국제관계 등을 첨가하고, 방대한 내용과 사례들을 요약․수정하여 재탄생시켰다는 점에 그 의의를 두어야만 할 것 같다.
우리가 경찰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무엇인가? 경찰은 경찰의 역사를 알아야 하고, 거기서 자기의 정체성을 세우며, 경찰의 존재 가치를 확인함으로써 자긍심을 갖는 것이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이다. ‘자기의 족보도 모르고, 자기 민족의 역사도 모르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라는 경구나,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설파한「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 E.H 카의 말을 되새기면서, 끝으로 이 책이 나오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박영사 안상준 대표님, 박세기 차장님 그리고 특히 편집부 윤혜경 양에게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리면서…
2020년 2월 해송정에서
김형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