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 2014. 5. 30.





21세기 정보환경의 변화로 인하여 국가이익을 침해하는 위협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가안보나 국가이익에 위협을 가하는 위협의 주체가 국가행위자 뿐만 아니라 비국가행위자로까지 확산되는 등 다양화 되고 있으며, 위협의 대상도 군사적인 것을 넘어서 경제, 사회, 환경, 보건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처럼 국가안보를 위해하는 요소들이 다양화되고 근본 성격이 변화하고 있는 현실에 조응하여 국가방첩 역시 변모하고 있다. 즉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적대세력의 위협으로부터 국가안보와 국가이익을 보호하는 활동을 수행하는 수동적, 방어적 활동으로 이해되었던 기존의 방첩에 대한 인식이 보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방첩의 영역 또한 전통적 영역에 제한되어 있던 것으로부터 산업보안, 대테러, 대사보타지, 국제범죄 대응,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응 등을 포함한 광의의 방첩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정보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미국을 비롯한 많은 선진국들이 방첩제도의 대대적인 개혁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 역시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위협 주체에 의한 다양한 영역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국가방첩제도는 권위주의 시대에 경험했던 국가정보기구의 활동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이러한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제도와 법적 근거를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민주화의 전환 이후 지속적으로 민주적 관행이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른 국가안보나 국가이익에 대한 위협의 증가가 한국사회에 국가방첩제도에 대한 전면적 개혁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21세기 국가방첩: 새로운 첩보전쟁”이라는 제목의 본 저서는 정보환경 변화에 따른 국가방첩제도의 개선 방안을 연구하고자 다음과 같은 사안에 초점을 맞추고자 하였다. 첫째,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른 국가방첩의 당면과제는 무엇인가? 둘째, 정보환경의 변화에 대처하려는 선진국의 국가방첩 노력은 어떠한 것이며, 또 이러한 개혁은 한국의 국가방첩제도에 어떠한 시사점을 주는가? 셋째, 현재 한국의 방첩제도는 어떠한 문제점을 갖고 있으며 효과적인 방첩활동을 위해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방첩은 “외국정부 또는 그 구성원, 외국조직, 외국인, 국제테러리스트에 의해 행해지거나 그들을 대신하여 행해지는 간첩활동, 기타 정보활동, 사보타지, 암살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수집된 첩보 및 활동”과 같이 위협에 대한 적극적 대응으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첩을 능동적인 활동으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전략적 방첩으로까지 확대하여 보고 있다. 즉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국가방첩의 영역도 전통적인 방첩 영역인 보안과 대스파이활동으로부터 새로운 영역인 산업보안, 대테러, 대사보타지, 국제범죄 대응, 사이버테러에 대한 대응 등 광범위한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선진국 방첩활동의 현실인 것이다. 이처럼 국가차원의 방첩활동이 국가의 제반 정보활동 가운데에서도 그 중요성이 가장 커지고 있으나 이 분야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그에 상응하게 발전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그러한 이유는 먼저 방첩의 범위와 영역에 대하여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방첩연구가 발전하지 못한 또 다른 이유는 자료활용이 자유롭지 못하여 분석의 치밀성이 담보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정보활동은 가능한 영원히 비밀에 부쳐져야 한다는 정보요원들의 오랜 믿음 그리고 정보활동의 성공사례를 쉽게 공개할 수 없는 정보업무의 제약이 학문적 인과관계와 사실 규명에 필요한 자료획득의 어려움을 초래하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는 국가방첩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이루어져왔다. 『정보와 방첩 국제논총(International Journal of Intelligence and Couterintelligence)』 등의 학술지 발간은 국가방첩활동에 대한 체계적 연구에 기여하였으며, 『테러리즘과 정치적 폭력(Terrorism and Political Violence)』, 『갈등과 테러리즘 연구(Studies in Conflict and Terrorism)』 등은 국제테러리즘의 체계적인 연구를 가능하게 하였다. 최근에는 냉전의 종식과 더불어 정보활동에 대한 비밀자료 해제가 이루어지면서 국가정보를 보다 체계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추세에 힘입어 국가정보포럼, 국가정보연구회 등을 중심으로 국가방첩학 연구가 이루어져 왔고, 2007년 한국국가정보학회 창립 이후 학술지 『국가정보연구』가 정기적으로 출간되면서 국가방첩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토론이 활발하게 지속되어 왔다. 최근 국내에 이미 출간된 국가정보학 관련서적이 우리 국가방첩 연구 및 교육의 길라잡이로 활용되고 있으나, 이번에 우리 한국국가정보학회가 중심이 되어 새롭게 발간하는 방첩교과서는 정보환경의 변화에 따라 확장되고 있는 방첩활동의 새로운 영역을 단순히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분야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통하여 방첩연구를 더욱 심화시키려고 노력하였다. 또한, 국가방첩학의 학문적 정체성 확립을 위하여 국가방첩의 개념 및 연구방법론, 국내외 연구 동향을 비중 있게 다루면서 국가방첩의 역사, 해외 선진 방첩체계에 대한 내용을 집중 조명하여 국가방첩연구의 토대를 구축하고자 하였다. 아울러 본서는 학문적 엄밀성을 유지함과 동시에 정보활동의 정책 실무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였다. 학문적 엄밀성이 요구되는 분야의 저술은 주로 학자들이, 그리고 실무적 경험이 요구되는 분야는 정보분야 전문가들이 저술하게 함으로써 방첩활동에 대한 학문적 엄밀성과 실무적 경험이 조화롭게 반영되도록 하였다. 이는 정보활동에 대한 학문적 이해를 높이면서 동시에 정보활동의 실제 업무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게끔 하자는 취지에서였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출간되기까지 편집과정에서 원고들을 수정·보완하는 데 수고하신 허태회 박사, 유동열 박사, 박종재 박사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아울러 세심한 교정에 애쓴 이지현 간사에게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 학회의 땀과 노력으로 발간되는 본서가 국가방첩 연구의 길라잡이로서 뿐만 아니라 방첩실무 일선에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이를 통하여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를 감히 기대해 본다.

2014년 5월

한국국가정보학회 3대회장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김 왕 식

저자약력

1. 김왕식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미국 University of Missouri-Columbia 정치학박사 취득 후 미주리대학 정치학과 조교수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로 부임하였다. 한국국가정보학회 제3대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으로 재직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IMF, Economic Stabilization and Class Conflict in the Third World, Foreign Exchange Crisis in Korea: Causes and Process 등이 있으며 저서로는 『한국정치과정: 제도의 운용과 정치의식』, 『한일경제협력의 정치경제』, 『정치교육론』 등 다수가 있다.

2. 장노순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영어과 학사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플로리다주립대학교(Florida State University)에서 정치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국정홍보처 해외홍보원 전문위원으로 재직했으며 현재 한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저서로는 『테러리즘』(공역), 『테러와 정보의 억지전략』, 『정보실패와 미의회의 정보감독 정파성』 등 정보 및 안보관련 다수의 논문이 있다.

3. 조성권
한국외국어대학교 문학사, The Univ. of New Mexico 지역학 석사, 정치학 박사(국제범죄 전공) 학위를 취득했다. 국가안보정책연구소 선임연구원,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선임연구원을 거쳐 현재 한성대학교 행정대학원 부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는 『세계화와 인간안보』(공저), 『마약학의 이해』(공저), 『21세기 초국가적 조직범죄와 통합안보』, 『마약의 역사』 등이 있다.

4. 이상호
현재 대전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 교수이며 세종연구소 안보연구실 연구위원, 영국 방위문제연구소(CDS) 연구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영국 런던 킹스칼리지(King’s College)에서 전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나토에서의 핵과 재래식 억제전략의 발전』, 『국방개혁 2020: 군사전략 측면에서 평가』, 『현대 정보·사이버전의 효용성과 향후과제』, 『군사전략차원에서 정보·사이버전의 효용성』, 『한국의 대북 전쟁억제력 강화방안 연구』등이 있다. 현재 한국 사이버테러정보전학회 협동부회장직과 해군발전자문위원회 정책분과
위 간사를 맡고 있다.

5. 유동열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 안보대책실 선임연구관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자유민주연구원 원장, 행정안전부 특수임무수행자 보상심의위원, 자유민주연구학회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을 역임했다. 경기대 행정학과(행정학사)와 중앙대 대학원 행정학과(행정학석사)를 졸업했고, 미 센트럴대에서 명예정치학박사를 받았다. 주요 저서로는 『사이버공간과 국가안보』(2012), 『북한의 대남전략』(통일부 통일교육원, 2010), 『북한총람 2003-2010』(북한연구소, 2010, 공저), 『북한학』(경찰대학, 2009, 공저), 『북한대사
전』(북한연구소, 1999, 공저), 『한국좌익운동의 역사와 현실』(다나, 1996)등이 있다.

6. 정웅
연세대학교를 졸업하고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북한 사회주의체제의 변화경로에 대한 연구”로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특별연구원, 한국학대학원 교수를 역임하였다. 2000년 국립경찰대학교 부임 이후 경제학 강의와 치안정책 연구를 담당하였으며 현재 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다. 전공 및 관심분야는 현대한국경제사, 비교경제론(남북한 및 중국), 범죄경제론이며 주요 저서와 논문으로는 『비교시큐리티제도론』(2007, 공저), “남북한 관세협력의 제도화에 관한 연구”(2005), “북한의 탈사회주의 경제개방에 관한 연구”(2007), “FTA 시대 남북교역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과제”(2008), “해방 후 남북한 경제체제의 수립과정에 관한 연구”(2009), “대북 전략물자 반출의 효과적 통제방안”(2009), “Recent Trends of Economic Crime in Korea and Institutional Recommendations”(2012) 등이 있다.

7. 송은희
숙명여자대학교에서 정치학 학사 및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경희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수석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 및 저서로는 “비국가행위자의 출현과 국가방첩의 방향”(2012), “북한이탈주민의 정보화 수준의 영향분석”(2011), 『21세기 국가정보원이 나아갈 방향과 과제』(공저, 2008), 『21세기 국제질서의 변화와 한반도』(2005) 등이 있다.

8. 허태회
1983년 건국대에서 정치외교학 학사, 1986년 워싱턴 주립대에서 정치학 석사, 1995년 덴버대학 국제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를 받았으며 이후 한양대, 건국대, 국민대에서 강사를 역임하였다. 이후 국가정보원 전문위원, 외무행정고시 출제위원, 대통령 직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충남평화통일포럼 연구위원장, 선문대학교 입학홍보처 및 대외협력처장, 선문대 중앙도서관장과 한국국가정보학회 총무이사를 역임하였다. 현재 선문대학교 교수이다. 주요 저서로는 『한반도 통일론』, 『국제갈등의 이해』, 『사회과학 통계분석』 등이 있으며 주요 논문으로는 “21세기 현대정보전의 실체와 한국의 전략과제”, “위기관리이론과 사이버안보 강화방안”, “미래 정보환경의 변화와 국가정보의 개혁”, “위기관리와 국가안보회의” 등을 포함한 40여 편의 논문이 있다.

21세기 정보환경의 변화와 국가방첩【김왕식】

제1편 방첩의 개념과 영역

방첩의 개념과 기능【장노순】
제1절 방첩의 개념
제2절 방첩의 기능
제3절 방첩대상의 변화

방첩과 다른 영역(보안·테러·국제범죄)과의 관계【조성권】
제1절 보안(security)과 방첩(counterintelligence)
제2절 테러 및 국제범죄와 방첩

제2편 방첩활동 추세 및 사례

방첩의 역사와 현대 방첩활동【이상호】
제1절 방첩의 역사
제2절 주요 국가들의 방첩활동
제3절 현대 방첩활동의 주요 내용

최근의 스파이활동 추세와 주요 사례【유동열】
제1절 21세기 스파이활동 추세
제2절 스파이활동 사례
제3절 우리의 방첩대책

산업스파이와 경제방첩【정 웅】
제1절 새로운 정보환경과 경제방첩
제2절 해외 주요국의 경제방첩 동향
제3절 국내 산업스파이 추세와 경제방첩의 과제

사이버 위협의 확산과 사이버 방첩【허태회·이상호】
제1절 사이버 위협의 증대와 사이버 안보
제2절 주요 사이버 공격의 유형과 사이버안보
제3절 세계 주요 국가들의 사이버전 전략과 대응
제4절 한국의 사이버안보와 사이버방첩 강화방안

제3편 미래 방첩 전망과 대책

우리나라 방첩제도와 국민인식【송은희】
제1절 우리나라의 방첩에 관한 인식
제2절 우리나라 방첩제도의 문제점
제3절 동서독 방첩활동이 남북관계에 주는 시사점

정보환경변화에 대비한 방첩의 전망과 과제【허태회】
제1절 21세기 정보환경변화와 방첩영역의 확대
제2절 방첩의 영역확대에 따른 전망과 과제
제3절 선진 방첩체제의 정립을 위한 방첩역량 강화방안
제4절 결 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