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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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와 기술추격의 경제학 [2008년 우수학술도서]
동아시아와 기술추격의 경제학 [2008년 우수학술도서]
저자
이근
역자
-
분야
경제학 ▷ 미시/거시/국제경제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07.06.3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0P
판형
신A5판
ISBN
978-89-7189-545-0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20,000원
초판 2007. 6. 30.

먹고 사는 문제, 즉 경제문제는 인간의 욕망에 비해 이를 충족시켜 줄 재화의 존재량이 유한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희소한 재화를 둘러싼 사람들간의 경쟁의 문제는 국가간의 경쟁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이 지구상에는 많은 나라와 민족이 살고 있으며, 저마다 잘 살기 위해 노력하고 그 때문에 나라간에 희소한 재화와 자원을 둘러싸고 경제전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그 결과 어떤 나라는 남보다 더 빨리 경제성장을 달성하여 앞서 나가는가 하면, 또 어떤 나라는 그렇지 못하여 격차가 벌어지기도 한다.

그런데 이상적 경제이론에서 보면, 나라간의 격차는 오래 갈 수 없고 좁혀져야 한다. 즉, 무역과 투자가 점점 더 자유화되고 나라간의 재화와 서비스의 이전이 점점 쉬워지는 경향에 따라 모든 나라들이 점점 더 비슷해져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세계적 균등화 현상이 일견 일어나는 듯하지만,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는 여전하거나 오히려 벌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는 무엇이 한 국가의 경제적 흥망성쇠를 결정하는가라는 근본적 문제를 제기한다. 선진국과 후진국의 격차가 저절로 줄어들지 않는다면 인위적 정책과 전략의 개입 여지가 있다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경제추격론(catch-up)의 문제의식이다. 즉, 추격을 공부하는 이유는 후발국 경제가 선진국 경제를 따라잡는 방법을 제시하여 경제성장의 과실이 좀더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가게 하여 인류복지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이다.

물론 경제성장과 발전에 대한 많은 경제학적 탐구와 이론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문헌들은 선진국 중심의 경제성장으로 개발된 것인 반면, 이를 그대로 후발국에 적용하려는 경향이 존재하고 후발국에 관한 경제분석이라 하더라도 선발국을 추격한다는 시각이 명시적으로 들어가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는 추격이라는 시각을 중심에 놓은 경제성장 및 기술발전이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그런데 대표적인 추격의 성공사례가 동아시아에 있기에 이 책에서는 한국, 대만, 중국 등의 경험을 주로 다룬다.

이 책은 기술변화가 경제변화의 핵심적 요소라는 슘페터의 전통을 이어받고, 이를 분석방법론면에서 더욱 심화시킨 신슘페터 학파의 개념들을 이용하되 이를 후발국의 기술추격현상에 적용하기 위해 여러 새로운 방법론적 혁신을 도입하였다. 방법론상에서 이 책의 특징 중의 하나는 기술추격의 현상을 세 가지 차원에서 파악하고 분석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즉, 기업차원, 산업차원 및 국가차원이다. 혁신시스템적으로 표현하면, 사내 연구개발(In-house R&D), 산업별 혁신시스템(sectoral innovation system), 그리고 국가혁신시스템(national innovation system)이라는 세 차원을 논한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이 세 가지 차원을 꿰뚫는 요소가 바로 지식이다. 이 책은 기술추격을 결국 선·후진국 간의 지식격차를 줄이는 것으로 이해한다. 즉, 지식은 기술능력의 핵심적 구성요소이므로 지식의 학습과 창출은 본서에서의 기술추격 분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본서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자 주장은 추격하겠다는 의지의 존재를 차치할 때, 성공적 기술추격의 가장 중요한 결정요인은 외국의 지식기반에 대한 효과적인 접근 및 학습가능성을 확보하느냐 못하느냐이고, 여기서 기술분야별로 다른 기술적 특성 혹은 지식/기술체제가 추격의 가능성을 상당히 좌지우지한다는 점, 그리고 추격전략은 이 점을 잘 고려하여 또 추격단계별로 다른 접근 및 학습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발견은 바로 정책적 시사점을 가지는데, 이는 마지막 장들에서 논의되어 있다. 이렇게 후발국의 추격에서 지식이라는 요소가 결정적으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경제성장론에서는 자본투자나 거시안정성, 개방과 자유화 등 거시정책들을 주로 강조함으로써 남미와 대비되는 동아시아의 성공의 결정적 비결을 제대로 간파하지 못하였다. 그 결과, 소위 ‘워싱턴 컨센서스’라고 불리는 교과서적 처방이 나오고 이를 따라 한 남미는 성장의 정체라는 나락에 떨어진 것이다.

그런데 경제학 분야에서는 유수 저널의 학술논문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함에 비해 단행본 저술은 별로 인정을 덜 하는 분위기이다. 그러나 학술논문이라는 한정된 지면에 담아 내기 힘든 내용이 있다. 즉, 자신의 개별적 학술논문을 관통하는 근본 주장을 체계적으로 하나의 일관된 틀 속에서 각 부분의 위치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지면을 쓸 수 있는 단행본 형식이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이유에서 집필되었다. 바로 위에서 언급한 기업·산업·국가라는 세 차원으로 전개되는 기술추격의 분석이라는 생각도 이 책을 어떻게 구성할까 고민하는 과정 중에 좀더 명확해졌다. 즉, 이 책을 탈고하고 나서야 저자가 각기 저술한 개별 논문들의 위치와 상대적 역할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 책을 구성하는 각 부분들 중에 일부는 각기 이미 저술되어 다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들에 근거하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본 저자와 다른 저자와의 공저이기도 하기에 이 자리를 빌어 이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이들 학술논문은 절대 다수가 영어로 게재된 것이기에 이를 다시 한글로 새 체계에 맞추어 쓰는 과정에서 이 글들이 새롭게 태어났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제 3 부의 산업차원의 분석은 건국대 임채성 교수와 공저해서 기술경제 분야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학술지인 Research Policy 및 International Journal of Technology Management에 게재된 논문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또한 중국의 추격 사례에 대한 분석은 상해 재경대의 모청 교수와 공저한 논문을 근거로 한 것이다. 또한 제 4 부의 제10장과 제11장은 각각 삼성경제연구소의 김창욱 박사, 한국기술교육대학의 박규호 교수와 공저하여 둘 다 신슘페터 학파를 대표하는 기술경제학 분야 최고의 학술지인 Industrial and Corporate Change에 실린 논문에 근거하고 있다.

이 분들은 사실 다 본 저자가 1980년대 중반 이후 이끌어 온 ‘기술과 진화의 경제학연구회’의 적극적 참여자로서 그 동안 10여 년 세월에 행해진 많은 연구발표회와 토론의 산물이라는 면에서 이 책은 사실 더 많은 수의 암묵적 공저자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우리 연구회는 집단적 연구의 성과를 모아 연구회 공저로 「지식정보혁명과 한국의 신산업」(2001)과 「한국산업의 기술능력과 경쟁력」(1997)이라는 두 권의 책을 낸 바 있다. 사실, 이근·임채성의 “Research Policy”(2001) 논문은 두 번째 한글 책을 하나의 영문 논문으로 통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본서를 뒷받침하고 있는 우리 연구회 구성원들에게 줄 수 있는 본서의 공헌 중의 하나는 그 동안 같이 논의해 온 여러 생각과 주장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음으로써 보다 정교하고 추가적인 새로운 생각들을 해 줄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공헌은 이들 연구회 구성원들뿐 아니라 이 주제, 즉 기술경제학을 공부하는 더 많은 수의 학자 그룹 및 후학들에게도 해당될 것이다.

과거의 학문이 학자 개인의 외로운 수행 같은 성격이 많았다면, 현대의 사회과학은 공통 관심을 가진 학문 그룹 내의 많은 상호작용과 검증 속에서 진행된다. 본서가 이런 상호작용을 한층 더 자극하고 촉진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이 본 저자의 소망이요 기대이다.
항상 탈고할 날이 되면 미흡함이 자꾸자꾸 발견되고 더 하고 싶은 말이 떠오르곤 하지만 이는 또 후속작업의 밑거름이라 생각하고 이 상태에서 출판을 하기로 하였다. 어차피 사회과학은 그 바탕인 사회 자체가 계속 변화하기에 자꾸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동안 이 책에 명시적·암묵적으로 기여한 많은 연구자들의 이름을 다시 한번 감사히 새기며, 특히 이 책의 교정을 보느라 수고한 서울대 대학원의 강래윤 양에게 감사한다. 그리고 교과서가 아니어서 시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연구서를 흔쾌히 출판하여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 황인욱 전무, 조성호 차장 및 편집을 맡아 준 김양형 위원에게 감사한다.

2007년 6월 20일
이 근 근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버클리) 박사. 세계은행 컨설턴트,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연구위원 및 영국 애버딘대학 조교수 역임. 주 연구분야는 경제추격론, 기업조직, 기술혁신, 산업정책, 중국 및 북한경제 등이다. 한국경제학회의 청람학술상 및 매일경제신문사의 매경 이코노미스트상 수상.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세계명인사전」)에 등재(1997). 기술경제 분야 유명 학술지인 Research Policy의 국제편집 자문위원. 주요 논저는 「2020 중국리스크」(나남, 2007), 「중국의 기업산업경제」(박영사, 2005) 등 단행본 외에, “Linking Technological Regimes to Technological Catch-up”(Industrial & Corporate Change, 2006), “Knowledge Diffusion, Market Segmentation and Technological Catch-up in China"(Research Policy, 2005) 등 학술논문 다수.
제 1 부 연구방법과 신슘페터주의 기술경제학
제 1 장 연구의 동기와 방법 3
제 2 장 신슘페터학파의 기술경제학 17

제 2 부 지식창조와 기술추격: 기업차원의 분석
제 3 장 기술추격과 지식창출 37
제 4 장 지식창조의 단계론과 기술비약 61
제 5 장 지식흡수의 제 경로와 기술추격 70

제 3 부 기술체제와 기술추격: 산업차원의 분석
제 6 장 기술비약가설 논쟁과 기술추격의 유형론 83
제 7 장 한국 6개 산업의 기술추격과 유형론 95
제 8 장 기술패러다임 변화와 경로창출형 추격: 한국
제 9 장 중국의 통신산업에서의 단계생략형 추격 148

제 4 부 기술체제와 조직선별 그리고 추격모델: 기업·산업·국가의 통합
제10장 기술체제와 조직선별 179
제11장 기술체제와 조직선별 및 기술추격 관계의 실증분석: 한국과 대만의 공통점과 차이점 198
제12장 기술추격의 세 가지 길: 한국, 대만, 중국 231

제 5 부 요약과 정책시사
제13장 요약과 결론 251
제14장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전략 262

참고문헌 2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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