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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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합경제이론 [2008년 우수학술도서]
정합경제이론 [2008년 우수학술도서]
저자
김학은
역자
-
분야
경제학 ▷ 미시/거시/국제경제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06.11.2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99P
판형
크라운판
ISBN
89-10-20493-1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30,000원
1. 지금까지 나의 연구를 모아서 정합경제이론(整合經濟理論 Coherence Theory of Economics)이라는 이름으로 출판하기로 결심하였다. 정합경제이론이라는 명칭은 지금까지 없었다. 그러나 나의 연구주제가 책 전체를 관통할 정도로 단일하고, 내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지금까지 아무도(?) 인식하지 못한 내용이라서 마땅히 이름 붙이기가 어려웠다. 처음에는 수량공간과 시간공간 사이의 상대성과 경제현상이라는 긴 이름도 생각해 보았다. 그러나 오랫동안 숙고한 끝에 정합경제이론이라는 이름을 찾아내었다. 이 책에서 정합경제이론과 비교 대상으로 삼은 기존의 이론은 베이즈 정리(Bayes' theorem)이고 연구 내용도 겉으로 보기에는 베이즈 정리와 흡사하여 베이즈 경제학을 책제목으로 생각 해보았으나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마지막 순간에 배제하였다. 이 책의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 관측할 수 없고 실험할 수 없는 경제현상을 설명하는 정합이론
* 시계열 표본에서 다양한 횡단면 표본집합을 추출하는 정합방정식
* 경제현상의 분열과 진화를 설명하는 정합방정식
* 생산과 분배를 설명하는 정합방정식
*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측정하는 정합방정식
* 파레토최적을 측정하는 지수
* 자유주의의 기초를 제공하는 정합방정식
* 자유와 평등의 상대적인 측정

이러한 내용은 필자의 과문(寡聞) 탓인지 어떠한 문헌에서도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들로서 이 책에서 처음 소개된다고 믿으며 이 책 출판의 충분한 사유가 된다고 생각하여 상재한다.

2. 이 내용을 일별 하면 느끼겠지만 정합경제이론은 일차적으로 실험경제학과 대조된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론경제학과도 대조된다. 이론경제학은 계량이나 실험을 통하여 검정된 가설을 이론으로 정립한다. 그러나 실험할 수 없는 경제현상에 대하여 이론경제학은 계량경제학이나 실험경제학으로도 확인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정합경제이론은 이론경제학과도 구별된다. 무엇보다 이론경제학의 기초인 최적화 가정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 구별은 더욱 또렷해진다. 실험으로 확인할 수 없는 대표적인 경제현상은 실현되지 못하고 시간 속에 묻혀버린 횡단면 표본집합이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칸트의 자유도 마찬가지이다. 지역의 화폐유통속도도 관측되지 않으며, 도덕적 해이나 역선택 아래에서 균형이자율도 관측되지 않는다. 이밖에도 관측되지 않고 실험으로도 확인할 수 없는 경제현상은 부지기수이므로 정합경제이론의 범위는 정해지지 않는다. 이 책은 제1편의 이론부분과 제2편의 응용부분으로 편성되어 있다. 제2편 응용부분에서 이론을 적용한 분야는 계량경제학, 화폐경제학, 금융경제학, 진화경제학, 소득분배론, 일반균형론 등 일부분에 지나지 않지만 앞으로 공공경제학, 법경제학, 국제경제학, 게임이론, 계약이론에도 적용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3. 정합경제이론이 하나의 이론으로서 성립할 수 있는 이유를 비유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는 어떠한 사물의 2차원 그림자에서 그의 3차원 실체를 추론할 수 있다. 이 추론을 더욱 발전시킨 것이 평면의 2차원 모습에서 입체의 3차원 영상이 투사되는 홀로그래피 현상이다. 오른쪽 눈의 인식과 왼쪽 눈의 인식 사이의 생리적 차이를 이용하여 평면의 2차원 그림을 입체의 3차원에서 가상현실로 투영하는 것도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말하자면 평면의 2차원에는 이미 입체의 3차원 정보가 교묘하게 숨겨져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이상 이것을 추출하는 방법의 발견만 남았을 뿐이다. 일찍이 베이즈(T. Bayes 1763)는 관측되는 1개의 확률에서 관측되지 않는 모집단의 확률을 추론하는 방정식을 발견하였다. 이 발견이 오늘날 베이즈 확률이론으로 성장하여 컴퓨터의 발전과 함께 여러 분야에서 유용하게 사용된다. 최근에 만델브로(B. Mandelbrot 1982)는 하나의 기하학적 형태가 자신 속에 갇혀서 숨어있는 유사자신을 무한개 추출하는 자기 유사성 원리(principle of self-similarity)의 방정식을 제시하였다. 이보다 먼저 튜링(Turing 1952)은 생물체에서 나타나는 자기복제 현상을 형태발생(morphogenesis)이라고 명명하고 그의 수학적 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그의 모형은 여러 분야 특히 인공지능분야에 영향을 주고 있다. 오목거울은 평면거울이 비추지 못하는 면까지 찾아낸다.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 자동차의 후사경(後射鏡 rear mirror)이다. 이러한 현상을 경제현상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면 2차원 평면의 1개 시계열 표본에서 그 속에 갇혀서 교묘하게 숨어있는 3차원 입체의 다양한 횡단면 표본집합을 추출하는 원리의 발견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고 그 분포의 특성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비유하자면, 2차원 평면의 1개 시계열 속에는 3차원 입체의 횡단면 정보가 숨겨져 있고 그것을 추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추출원리의 “정합방정식”을 이 책에서 만날 것이다. 정합방정식이 후사경이다. 더욱이 이 추출은 자기복제(self-reproduction)의 특성을 보인다. 실험이 불가능한 횡단면 표본을 추출하는 것은 정합방정식으로 숨겨진 정보를 발굴하여 그 특성을 조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여 앞서 예로 들은 관측이나 실험이 불가능한 여러 경제현상들의 설명이 가능함을 보인다.

4. 스스로 새로운 이름을 지었으되 아무도 불러주지 않으면 이름으로서 남기가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학자가 자신이 연구한 내용에 스스로 새로운 이름을 붙이는 무모함이 위험한 자만이라는 점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누가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짓던가. 그러나 그것은 일단 출판의 필요에 의해 편의상 붙인 이름이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자 한다. 정합경제이론이 미시경제학이나 거시경제학처럼 독립된 분과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은 강호의 동학들이 헤아릴 일이며 다만 자신의 서재 이름은 자신이 지을 수도 있다는 점으로 잠시 위안을 삼고자 한다. 폰 미제스(von Mises 1949)처럼 자신의 이론을 스스로 인간행동학(Praxeology)이라고 명명한 예가 있으며 카네만과 트벨스키(Khaneman and Tversky 1979)처럼 단지 사람들의 관심을 끌 목적으로 지금은 이미 유명해진 자신들의 논문 제목을 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이라고 지은 경우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함으로서 새로운 이름에 대한 변명을 삼고자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망외(望外)로 책의 내용을 인정하는 학자가 혹여 있어 더 좋은 명칭을 찾아서 붙여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이런 점에서 차라리 베이즈 경제이론이 제목으로서 더 나을지 모른다고 생각해 보았다.

5. 이 책에 실린 내용은 베이즈 공식과 블랙-숄스 공식을 제외하고 모두 나의 발견이며 아무 곳에도 발표하지 않은 것으로서 그 내용의 객관적 인정에 이 책의 운명이 달려 있다. 발표하지 않은 이유는 전체를 부분으로 토막내어 표현하였을 때 나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었지만 무엇보다도 처음에는 나 자신도 내 생각에 대하여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는데 기인한다. 그러나 각 부분을 떼어낼 수 없을 정도로 생각을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쌓아 올려간 결과 마침내 확신을 갖게 되었다. 이런 점에서 베이즈 공식을 인용한 것은 이미 인정받는 기성의 이론과 비교하면 나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지 이 책에서 빼버려도 전혀 상관없다. 무엇보다 책에서도 거듭 설명하지만 베이즈 정리가 불필요한 이유는 책의 내용이 베이즈 정리와 본질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수학적 증명에 추가하여 여러 분야에서 이미 알려진 수많은 현상을 인용한 것도 모두 나의 주장을 설득하고자 하는 이유에서인데 단순한 비유의 사족으로 받아드리기 바란다. 생각해보면 멩거(C. Menger), 뵘바베르크(E. Bohm-Bawerk), 왈라스(L. Walras) 등도 자신들이 처음 발견한 경제원리를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지만 검정을 거쳐 인정을 받자 오늘날 간단한 수학 방정식으로 표현될 뿐이다. 이 책에서 처음으로 제시하는 정합경제이론도 온갖 현상을 빌려 장황하게 설명되고 있지만 그것은 현학적인 장식이나 위세가 아니라 직관적인 이해를 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뿐, 언젠가 인정받는다면 이 책의 표지를 장식한 간단한 정합방정식 또는만으로 표현될 수 있다고 예단할 수 있다. 사실상 우리 주변의 여러 현상이 정합방정식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6. 이 책을 구상하고 출판하기까지 어느덧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동안 부분적으로 성공하는 기쁨도 있었지만 난관에 부딪혀 좌절한 적이 더 많았다. 우연히 찾아온 어려운 문제를 둔재(鈍才)가 풀기에는 그 지성이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여 공연히 여러 해만 소비한 셈이다. 그러나 작은 결실을 보게 되어 이즈음에서 일단 정리하기로 마음먹고 출판에 임하였다. 그 결심의 배경에는 이 연구에 온 시간을 바치느라고 다른 일을 할 수 없었기에 그 노력의 결실을 그냥 사장하기가 너무 아깝다고 스스로 평가하는 데에 있기도 하지만, 책의 내용이 실험이나 관측으로 확인되지 않고 논리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논리적 오류가 생겼을 때 그 오류를 발견하는 데에는 나 혼자만의 검토만으로 한계가 있으므로 내용의 수정과 완성을 위하여 여러 현자들의 거침없는 질정과 지혜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는 데에도 있다.

7. 멀리서 이 책의 출판을 격려해주신 노 은사 마크 펄만(Mark Perlman) 교수에게 학문의 은혜를 크게 입었음을 밝히고자 한다. 특히 학자가 어떤 이론을 세웠을 때 그 생각의 계기를 후학이 이해할 수 있도록 기록으로 남기는 의무를 가르쳐 주셨다. 생각의 계기는 간단한 회귀방정식 에서 비롯되었다. 만일 로 변수변환 되는 와 가 존재한다면 회귀방정식 은 어떠한 모습이 되며 그것은 경제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을까. 그리고 원래의 회귀방정식과 어떠한 관계일까. 특히 모든 변수가 이 같은 변환 관계를 유지할 때 두 개의 오차 과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성립할까. 이것이 궁금하였다. 이 결과는 이 책의 제8장에 소개되었지만 여기에서 파생된 여러 가지 생각이 자라서 마침내 제13장과 제14장에서 경제학의 궁극적인 질문과 마주하게 되었다. 제15장은 이 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에 대한 1차 시도이다. 이 책을 쓰는데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각종 홀로그래피가 나의 생각에 큰 영향을 주었다.

8. 상업성이 없는 순수학술의 연구와 출판에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기초학문분야 육성기금의 지원을 받았음을 고맙게 밝히는 바이다. 이 책의 핵심인 제8장을 윤석범 교수와 김태환 교수가 여러 번 꼼꼼하게 읽어주었고 전체 초고를 정진욱 교수가 검토하여 주었다. 바쁜 시간을 내어 기꺼이 청감(淸鑑)을 허락한 데 대해 깊은 사의를 표한다. 육성기금이 정한 출판기한에 쫓기다 보니 원고의 정리과정에서 내용 상 오류가 없을 수 없겠지만 그것은 전적으로 필자의 몫이다.



2006년 8월 28일

김 학 은 적음

서울대학교 농과대학 졸업
미국 University of Pittsburgh 대학원, 경제학 박사
미국 Case Western Reserve University 경제학 조교수
현재, 연세대학교 상경대학 경제학 교수



저서: A Study on Inflation and Unemployment, New York Garland, 1984
화폐와 경제, 법문사, 1984
화폐와 이자, 법문사, 1984
화폐와 시간, 법문사, 1991
돈의 역사, 학민사, 1994
폰지게임과 베짓처방, 전통과 현대, 1998
새 거시경제학(공저), 세경사, 2005
자유주의 경제학 입문(공저), 세경사, 2006
제1편 이론부분

제1장 정합이론
제2장 비내포모형과 내포모형
제3장 수량좌표와 시간좌표
제4장 정합경제이론의 가능성
제5장 정합현상
제6장 기본방정식
제7장 확률생산함수
제8장 정합방정식

제2편 응용부분

제9장 정합과 자동복제
제10장 정합과 무질서
제11장 정합과 분할*
제12장 정합과 분배*
제13장 보이지 않는 손
제14장 파레토최적
제15장 자유와 평등

맺는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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