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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프리미엄: 한국에서 대학교육의 노동시장 가치는 하락했는가?
신간
교육 프리미엄: 한국에서 대학교육의 노동시장 가치는 하락했는가?
저자
김창환, 변수용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1.03.1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94370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120-7
부가기호
94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3,000원

초판발행 2021.03.15


이 책을 작성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으로부터 최종본을 심사받는 와중에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한국에서 코로나 1차 대유행이 있었던 2020년 4월 고용동향을 보면 대졸 이상의 전년 동기 대비 실업률은 0.7%포인트 줄었는데, 고졸은 0.1%포인트 늘고, 중졸 이하는 1.3%포인트 늘었다. 대졸 실업률이 감소한 것은 고용이 늘었기 때문이 아니라 팬데믹이 벌어지면서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인데, 비슷한 현상이 저학력자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에서 팬데믹의 타격은 저학력층에서 더 컸다.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미국에서도 4월 실업률이 고졸 이하는 19.2%로 치솟았는데, 대졸 이상의 실업률은 8.5%에 머물렀다. 1월에는 학력 간 실업률 격차가 3.5%포인트에 불과했는데, 4월에는 10.7%포인트로 벌어졌다. 팬데믹이 학력에 따라 상이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한국과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팬데믹으로 저학력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1990-2017년까지 76개 국가에서 발생한 사스, H1N1, 메르스, 에볼라, 지카의 효과를 검토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이 고학력자에게 끼친 영향은 거의 없는데, 저학력자는 고용률이 낮아졌다.
지난 수십 년간 대졸 이상의 고학력층과 고졸 이하의 저학력층의 격차가 증가한 것은 세계적 현상이다.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은 인구가 대학 교육을 받아서 노동시장에 대졸 학력자의 더 많은 공급이 이루어졌지만 학력 간 노동시장 성취 격차가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었다. 이 현상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사회학, 경제학, 정책학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한국은 교육의 가치가 상승하기보다는 대학 교육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담론이 지배적이었다. 한편으로는 대다수의 인구가 더 많은 교육을 받기 위해 수많은 자원과 노력을 쏟아부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교육의 가치가 떨어진다고 불평하는 모순적 태도가 만연했다. 노동시장에서 교육의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면 시간과 재정 양자의 측면에서 교육 투자를 줄이는 게 합리적 선택이다.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많은 교육을 받는 교육 팽창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 현상을 가장 앞서서 주도하는 국가가 한국이다. 한국은 가치가 하락하는 분야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하는 비합리적 선택을 하고 있는가?
미국 교육의 목표를 나타내는 슬로건 중 하나는 “모두에게 대학 교육을(College for all)”이다. 한때 80% 이상의 고교 졸업생이 대학에 진학했던 한국이 미국의 모범 사례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왕왕 한국의 교육을 미국이 따라야 할 대상으로 언급하는 게 우연이 아니다. 미국의 일부 정치인들만 그러는 것도 아니다. 국가 비교 연구를 하는 많은 미국 학자들도 한국을 모범 사례로 꼽는다. 교육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계층 간 교육 수준 격차가 벌어지기는커녕 오히려 줄어들었고, 교육의 노동시장 성취도 좋아서, 경제발전이 계속 이루어지는 모범 사례가 한국이다. 왜 외국의 학자들은 한국을 반면교사로 삼지 않고 모범 사례로 삼을까? 도대체 어떤 태도가 더 사실과 부합하는가? 한국에서 교육의 가치는 하락하였는가, 아니면 다른 나라처럼 상승하였는가?

이 책은 이러한 의문에 답하기 위해서 교육의 노동시장 가치 변화를 장기 추적한다. 가용한 가장 긴 기간의 자료를 이용하여 교육 수준에 따른 직업성취와 소득 수준의 절대적 상대적 가치를 추적한다. 과거에는 대학 교육을 받으면 장밋빛 미래가 보장되었는데, 최근에는 대학 교육의 가치가 현저히 낮아졌는지, 과거에 대학 교육을 받는 사람들의 직업 지위와 소득 수준이 최근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지위나 수준보다 더 높았는지 장기 변화를 검토한다. 결론은 한국에서 교육의 가치는 여전히 높고, 최근 그 가치가 떨어졌다는 증거는 없다. 직업 지위의 측면에서도 소득 수준의 측면에서도 대학 교육의 가치는 낮아지지 않았다. 대학 교육의 상대적 가치가 낮아진 특정 시기가 있지만, 이 시기는 교육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최근이 아니라, 1980년대이다. 극소수의 인구만이 대학교육을 받았던 1970년대 이전 고도성장기에 대학 교육을 받은 소수가 그들의 기여분보다 더 많은 과실을 누렸다. 전반적 불평등이 줄어들고 대학 교육이 팽창하기 시작한 1980년대에 대학 교육의 초과 이득이 줄어들었다. 학력 간 격차 감소와 전반적 소득 불평등 감소가 이 시기에 동시에 이루어졌다. 하지만 학력 간 유의미한 격차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고등 교육 이수자의 직업, 소득 성취가 미이수자보다 월등히 높다. 한국 사회 전반에 격변을 가져온 1997년의 경제 위기 이후 대학 교육의 폭발적 팽창이 이루어졌지만, 교육의 상대적 가치가 낮아지기보다는 오히려 높아졌다. 청년 세대도 이전 세대와 유사한 수준의 교육 프리미엄을 경험하고 있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이 책의 주제인 교육과 노동시장의 관계가 왜 중요한지를 논의한다. 교육의 노동시장 성취는 너무나 명확해서 둘 간의 관계가 왜 중요한지를 논의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사회학의 이론적 맥락에서 그리고 한국 사회의 논의 지형과 변화의 현실적 맥락에서 교육과 노동시장의 관계 논의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짚는 것은 이 문제를 새로운 시작으로 바라볼 기회를 제공한다. 2장에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에 관련된 기존 이론을 검토한다. 이론은 현실적 변화의 추상이라고도, 현실적 변화의 가능태라고도 할 수 있다. 현대의 사회학 이론은 형이상학적 논리가 아니다. 일도양단으로 현실에 대한 깨달음을 주고 거대한 사회적 변화를 예견하는 도구도 아니다. 사회학에서 거대 이론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어진 사회적 제약 내에서 사회적 변수 간의 예상되는 관계와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중범위 이론(middle range theory)”이 지배적이다. 여기서는 교육과 노동시장의 관계에 대한 중범위 이론들을 소개한다. 3장부터 5장까지는 한국의 교육과 노동시장 성취의 관계에 대한 경험적 분석이다. 3장에서는 직업을 중심으로, 4장은 소득을 중심으로, 5장에서는 청년층에 국한해서 교육의 성취를 검토한다. 직업을 중심으로 한 검토는 다른 어떤 노동시장 변수보다 장기적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 자료를 이용하여 1960년 이후부터 2015년까지의 교육 수준에 따른 직업 성취도 차이를 연구한다. 4장에서는 가계동향조사 자료를 주로 이용하여 1990년 이후 2019년까지 학력별 소득 격차 변화를 추적한다. 가계동향조사 자료는 여러 한계에도 불구하고 30년간의 소득 변화와 불평등 변화를 연구할 수 있는 가장 신뢰할 만한 데이터이다. 가계동향조사 자료의 미비점은 통계적 기법으로, 그리고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 한국노동패널조사를 이용하여 보완하였다. 5장은 청년 세대의 교육수준별 노동시장 성취가 이전 세대와 최근 세대에 큰 차이가 있는지 검토한다. 일반적 예상과 달리 청년 세대의 노동시장 성취는 이전 세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6장에서는 한국, 미국, 일본의 교육수준별 노동시장 성취를 국제성인역량조사(Program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 PIAAC)를 이용하여 비교하였다. 이를 통해 세 국가 간의 유사점과 이질성을 드러낸다. 변수용 교수가 6장의 집필을, 나머지 장들은 김창환 교수가 담당하였다. 책을 진행하면서 중앙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서울시 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으로 재직 중인 공주 박사와 캔사스 대학 박사과정의 김태호 선생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이 책은 “한국의 교육과 사회이동”을 주제로 한국 사회의 장기 변화를 추적하는 프로젝트의 일부이다. 김창환, 박현준, 변수용, 신광영, 이성균(가나다순) 교수가 팀을 이루어, 2015년부터 한국의 사회이동, 교육 성취, 교육과 노동시장, 성별 격차에 관한 연구를 진행한 최종 결과물이다.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수많은 논의와 세미나를 거친 미약하지만 부끄럽지만은 않은 결과물이다. 이 책에서 밝힌 중요 결과는 공동기획한 다른 책의 결과와도 일치한다. 한국에서 세대 간 사회이동이 줄어들지 않았고, 교육불평등이 많이 증가하지 않았으며, 교육의 노동시장 가치가 줄어들지도 않았다. 성별 격차는 여전하지만, 통시적으로 그 차이는 줄어들고 있다. 한국 사회는 다른 어떤 사회보다 더 빠른 교육팽창과 더불어 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다. 과거 개발도상국 시절 고도성장기에 한정된 변화가 아니다. 21세기 들어 경제협력개발기구(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OECD) 국가 중 한국의 1인당 GDP 성장률이 두 번째로 높다. 1위는 터키로 아직 개발도상 단계의 국가이다. 문제의 정확한 인식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한 기획의 토대가 된다. 문제가 아닌데 자꾸 바꾸다 보면 긁어 부스럼이 된다. 어느 사회나 그렇듯 한국 사회도 많은 문제점과 개선할 점들이 있다. 하지만 한국의 교육열, 교육팽창은 고쳐야 할 단점이 아니라 질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장점이다.
교육의 효과는 노동시장에 국한되지 않는다. 교육은 육체적, 정신적 건강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더 친밀한 가족, 교우 관계와도 관련되어 있다. 사회적 참여와 봉사도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들이 많이 한다.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사람이 인생이 행복하다고 답하는 비율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높다.
이 책의 주장은 하나이다: 교육은 다다익선.

코로나 대유행의 와중에 교육을 생각하며,
김창환, 변수용

김창환
김창환은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후 텍사스대학교(University of Texas  at Austin)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캔사스대학교(University of  Kansas)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노동시장, 교육, 소득불평등, 통계방법론, 아시아계 미국인이 주 연구 분야이다.
 
변수용
변수용은 고려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교육사회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University of Minnesota at Twin Cities)에서 비교국제개발교육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각각 취득하였다. 현재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The Pennsylvania State University at University Park)에서 교육학 및 인구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교육불평등, 교육사회학, 국제비교연구, 교육 정책 효과 분석이다.

CHAPTER 01 서론: 교육과 노동시장의 관계는 왜 중요한가? 3
1. <가족 배경–교육–사회경제적 지위 성취> 경로 모형  4
2. 교육, 위대한 평등의 촉진자  7
3. 교육의 팽창과 교육 효과 9

CHAPTER 02 교육과 노동시장 관련 이론 19
1. 왜 교육은 노동시장 성과로 이어지는가? 20
2. 교육 팽창과 노동시장에서 교육의 역할, 교육(대학) 프리미엄의 변화 31
3. 소결론 42

CHAPTER 03 교육과 직업: 대학 졸업장의 직업 가치는 줄었는가? 45
1. 평생 소득의 대리변수로써의 직업 48
2. 트라이만 상수 52
3. 한국의 직업구조 변화: 1960-2015 56
4. 대졸자의 관리, 전문, 사무직 취득 확률 변화 59
5. 대학 팽창이 시작된 1980년대 이후 대졸자의 관리, 전문, 사무직 취득 확률이 감소했는가? 64
6. 25-34세 청년층의 대학 학위 가치는 하락했는가? 67
7. 소결론 68

CHAPTER 04 한국 사회에서 교육의 소득 프리미엄은 줄었는가? 79
1. 한국 교육 프리미엄 변화의 배경 80
2. 임금구조기본통계조사를 이용한 한국의 교육 프리미엄 변화 분석 84
3. 가계동향조사를 이용한 교육 프리미엄 변화 분석 89
4. 소득 수준별 교육 프리미엄의 변화 98
5. 교육 프리미엄의 변화와 동일 학력자의 내부 소득 불평등 변화 102
6. 노동패널조사를 이용한 추가 검증 113
7. 소결론 114

CHAPTER 05 세대 불평등과 교육 프리미엄: 교육을 더 많이 받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성과는왜 다른 세대보다 낮은가? 119
1. 세대 간 불평등에 관한 이전 연구 124
2. 분석에 사용한 원자료 127
3. 평균 소득의 변화 128
4. 세대 간, 세대 내 소득불평등의 변화 132
5. 청년층의 임금상승률과 교육 효과  135
6. 청년층의 고용률과 교육 효과 142
7. 소결론 148

CHAPTER 06 교육 프리미엄의 국가 간 비교 157
1. 한, 미, 일의 세대 간 학력 분포 차이  159
2. 소득에 있어 교육 프리미엄 국가 간 차이  164
3. 직업에 있어 교육 프리미엄 국가 간 차이 167
4. 소결론 168

CHAPTER 07 결론: 여전한 교육 프리미엄 - 교육 개혁으로 노동시장 불평등을 줄일 수 있는가? 179
1. 줄어든 개천 183
2. 대학 교육을 축소해야 하는가? 185

3. 불평등을 줄이는 방법은?  187
4. 교육은 다다익선 188

미주 ― 190
참고문헌 ―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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