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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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의 신기원: 공자의 담론과 격언들
신간
논어의 신기원: 공자의 담론과 격언들
저자
신창호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1.01.0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486P
판형
신A5판
ISBN
979-11-6519-105-4
부가기호
9314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4,000원

초판발행 2021.01.05


나는 몇 년 전에 한글로 풀이한 『논어』를 출간한 적이 있다. 책 제목도 『한글논어』였다. 그때 서문에 다음과 같이 썼다. “나는 한글로 문명을 일구어 가는 사람들은 한글을 통해 그 문명을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한문으로 저술된 모든 동양 고전은 한글로 재탄생되어야 한다. 아울러 우리 문화를 그 속에 녹여 넣는 일도 필요하다. 이런 작업은 번역을 통해 이루어질 수도, 일정한 시각으로 독해하면서 이루어질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시대정신을 담은 의미전달이며 독자들의 가독성을 고려하여 고전을 다시 쓰는 일이다. 그것은 공자가 말한 “시대정신에 맞게 서술하되 제멋대로 창작하지 않는다”는 ‘술이부작(述而不作)’의 정신이요, 현대적 재해석이자 새로운 문화 패러다임의 생산이다.”
이런 정신을 담은 또 다른 고전을 발견하였다. 중국인 최초로 『논어』를 영역한 구훙밍(辜鴻銘, 1857∼1928)의 작품이다. 이 책은 구훙밍이 영어로 번역한 유학 경전 가운데 『논어』를 재해석한 것이다. 대본으로는 ‘(中英雙語評述本)』(北京: 中華書局出版, 2017)’을 활용하였다.
구훙밍은 중국 근대의 저명한 학자다. 동서양의 학문에 조예가 깊었고,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여러 언어에 능통하였다. 그는 중국인 최초로 『논어』(1898), 그리고 『중용』(1906)과 『대학』(1915)을 번역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20세기를 전후한 격동의 시대에 중국의 문명과 유학 사상을 서구에 전파하기 위해서였다.

구훙밍이 유학의 경전을 영어로 번역하기 이전, 유학 경전의 영어 번역은 서양의 선교사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특히, 『대학』과 『중용』은 『논어』를 비롯한 다른 유학 경전에 비해 번역본이 적은 편이었다. 초기의 번역은 영국의 선교사에 의해 이루어졌는데, 1812년 모리슨(Robert Morrison, 1782∼1834)과 1828년 마셔만(Joshua Marshman, 1768∼1837)에 의해 출간되었다. 모리슨의 경우, 영국의 런던선교회에서 중국에 파견한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다. 말라카에 외국인에 의한 최초의 신학문 학교인 영화학당을 세우고 인쇄소를 설립하여 정기간행물을 발행하였다. 그리고 1828년 콜리에(David Collie)가 ‘사서(四書) 번역본’을 출간했고, 1861년 레게(James Legge, 1815∼1897)가 집대성한 『중국경전(中國經典)』, 이른바 ‘차이니스 클래식(Chinese Classic)’의 제1권에 『대학』, 『중용』, 『논어』가 포함되었다.
구훙밍은 서구 문화에 정통했다. 하지만 중국 문화가 서구 문화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동양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자 자긍심이기도 했다. 동서 학문의 핵심을 관통하고 있었던 그는 세계 문명을 바라보는 시선을 객관화하려고 했다. 무엇보다도 중국의 문화를 비롯한 동양 문명을 폄하했던 서구인들을 향해, 중국을 비롯한 동 양문화를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었다. 그 열망이 희망과 소망을 넘어 현실로 드러난 것이 이 작품이다.
이 번역본은 서양의 학자뿐만 아니라, 중국어를 읽지 못하거나 중국문화를 생소하게 여기는 서구인을 대상으로 한다. 번역 술어는 교육을 받고 어느 정도 교양을 갖춘 영어권 사람의 사유방식과 표현방식을 따랐다. 가능한 한 중국 특유의 용어를 버리고 서구인들에게 익숙한 사물의 명칭으로 번안하였다. 예컨대, ‘군자(君子)’는 신사(gentlemen), ‘예(禮)’는 예술(art), ‘천(天)’은 ‘하나님(God)’으로 과감하게 대체했고, 공자사상의 핵심인 ‘충서(忠恕)’는 ‘양심(良心)과 박애(博愛)’로 해석했다. 중국의 은(殷)나라와 송(宋)나라의 계승 관계는 서구 고대의 로마나 이탈리아의 관계로 비유했고, 제(齊)나라는 ‘고대 중국의 프랑스’를 거론하며 이해의 폭을 넓혔다. 제나라 환공(桓公)이 아홉 제후와 회동한 사건의 경우, 1878년 베를린 회의로 설명했고, 주공(周公)의 경우, 모세에 비유하였다. 관중(管仲)은 독일의 정치인인 비스마르크(Bismarck)를 연상하여 이해하도록 안배했다. 그만큼 서양인들의 입맛에 맞춘 것이다.
『논어』는 1898년에 출간되었으므로 세상에 번안된 지 120년이 지났다. 이제 이 책의 독자는 서구의 학자뿐만이 아니다. 유교 문화를 생소하게 여기는 모든 사람들이 읽기를 권장한다. 특히, 유학을 정치와 교육의 철학으로 이해할 때, 동양의 정치와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새로운 시선으로 접근하기를 소망한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무엇보다도 중국 전통 유학의 특수한 용어를 과감하게 번안하여, 현대 학술이나 교양 수준에서 익숙한 사물의 명칭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 번역(飜譯)은 유학에 대한 완전한 반역(叛逆)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충격과 흥분이 더해진다. 오히려 유학 이해가 분명해지는 측면이 있다. 정말이지, ‘획기적인 사실로 말미암아 새롭게 전개’되는 유학의 신기원을 보였다. 
그래서 책 제목도 『논어의 신기원』으로 붙였다. 책의 구성은 경전의 원문(原文)을 먼저 제시하고, 원문에 대한 직역(直譯), 구훙밍의 번안(飜案)을 붙여 논어의 새로운 번역을 맛보도록 하였다. 구훙밍이 서구인들에게 전하려는 『논어』의 의미를 그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별도의 해설(解說)을 추가하지 않고, 몇몇 부분에서 오역한 부분은 바로 잡았다. 그리고 뒷부분에는 구홍밍의 영역본 원문을 수록하여 참고할 수 있도록 했다.

초고정리를 도와준 강영순 선생에게 감사한다. 강 선생은 중국 연변대 교수를 지냈고, 현재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내가 2019년 1월 중국 상해(上海)의 어느 고서점에서 책을 구해 온 이후 함께 정리하며, 중국 관련 자료 확인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관심 있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논어』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확장하고, 폭넓은 시선으로 유학과 전통교육에 접근하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

2020. 11. 입동절(立冬節)
신창호

신창호(申昌鎬)
현)  고려대학교 교수

학력
고려대학교 학사(교육학/철학)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석사(철학)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교육사철학)

경력
경희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고려대학교 입학사정관실 실장/교양교육실 실장/교육문제연구소 소장/평생교육원 원장
율곡학회 교육분과위원장
한국교육사학회 편집위원장
한국교육철학학회 회장
한중철학회 회장
아람청소년센터 이사
독서문화연구원 부설연구소 소장

주요 논저
중용 교육사상의 현대적 조명(박사논문)
수기, 유가 교육철학의 핵심
유교의 교육학 체계
한글 사서(대학/논어/맹자-중용)
논어집주상설(전10권)/대학장구상설(전3권) 외 다수

구훙밍의 서언  • 11
제1편 학이(學而)  • 14
제2편 위정(爲政)  •25
제3편 팔일(八佾)  • 40
제4편 이인(里仁)  • 57
제5편 공야장(公冶長)  • 70
제6편 옹야(雍也)  • 89
제7편 술이(述而)  • 107
제8편 태백(泰伯)  • 129
제9편 자한(子罕)  • 143
제10편 향당(鄕黨)  • 161
제11편 선진(先進)  • 175
제12편 안연(顔淵)  • 196
제13편 자로(子路)  • 217
제14편 헌문(憲問)  • 238
제15편 위령공(衛靈公)  •267
제16편 계씨(季氏)  • 290
제17편 양화(陽貨)  • 305
제18편 미자(微子)  • 325
제19편 자장(子張)  • 336
제20편 요왈(堯曰)  • 353
THE DISCOURSES AND SAYINGS OF CONFUCIUS(영문본)  • 3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