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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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교육의 딜레마
신간
교사교육의 딜레마
저자
David F Labaree
역자
유성상, 김민조, 정바울, 이정민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20.06.3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2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6519-019-4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8,000원

초판발행 2020.06.30


우리는 교사교육에 대해 얼마나 아는가?


한국의 교사는 어디서 어떻게 양성되는가? 교사다운 교사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집단은 누구인가? 교사다운 교사를 위해 어떤 목표를 내세우고, 그 목표를 어떤 방식으로 실현하고 있는가? 그런데 한국 사람치고 교사가 어떻게 길러지고 있는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대체로 중등학교 교사는 종합대학교의 사범대학에서, 초등학교 교사는 교육대학교 및 종합대학의 초등교육과에서 양성된다. 그래서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를 설립 및 운영 목적이 분명하다고 해서, ‘목적대학’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한국의 교사가 어떻게 양성되고 있는지에 대해 마치 다 알고 있다고 여기게 된다.

전 세계에서 한국의 교사들은 다른 국가의 교사들에 비해 지적으로 우수하고 잘 준비된 교사로 양성된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고교에서의 성적 수준이 상위권에 있어야 교사양성기관인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에 진학할 엄두를 내는 대학진학 현실이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한국의 교사를 길러내는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에 대한 인식 또한 그리 낮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교사가 어떻게 길러지고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일까?

“교사교육의 딜레마”라는 제목으로 번역된 이 책(원서명 ‘The Trouble with Ed Schools’)은 미국교사교육기관에 대한 역사사회학적 비평으로, 교사를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 어려운 일을 교사교육기관인 ‘교육대학(Ed Schools)’이 어떻게 감당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다. 교사교육기관에서 교사가 어떻게 길러지는지의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 상식적인 교사 이미지까지 끌어들이기는 싫지만, 이 책은 ‘세금 축내는 인간’이라거나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사회(미국) 보편적으로 교사의 이미지가 교사교육기관에서 고스란히 재생산되고 있다는 점을 신랄하게 지적하면서 시작한다. 무엇보다 별로 듣고 싶지 않은 교사교육기관을 손가락질하는 현실적 뒷담화를 자세히 거론하며 교사교육기관의 입장과 실천의 딜레마 상황을 직시하도록 한다.

우선 이 책에서 기술하고 있는 교육대학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교사교육기관인 교육대학은 고등교육의 학문 서열에서 아주 낮으며, 교사교육기관에서 가르치는 교수들 또한 학문분야에서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연구분야와 연구자로서 교수진의 지적 자질의 문제일 수밖에 없는 이 상황에서, 교육대학은 어떻게든 이를 만회해보겠다고 연구대학의 지위를 얻으려고 노력하고 있고, 종합대학 내에 머무르기를 바라고, 더욱이 교사교육기관으로서 교육대학의 교수진들은 연구 실적으로 교사교육기관의 낮은 사회적 지위와 학문적 지위를 넘어서고자 한다.” 교육대학을 바라보는 저자의 이런 관점은 좀 더 신랄한 용어들로 교육대학과 그 곳에서 교사교육자로 일하는 교육대학 교수진들을 거론한다. “교사교육기관은 조롱의 대상이 된 지 오래며, 교사교육의 딜레마 상황을 타개해 나갈 만한 변화없이 쏟아지는 비판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교육대학의 교수에 대한 경멸은 가히 보편적이다. 연구실적의 생산성에 집착하고, 교사교육에 도움이 안되는 순수하고 엄밀한 지식 추구에 목을 매며, 교환가치를 생성해 내려 애쓴다는 것이다. 전문성을 갖춘 직업으로 교직을 두둔하려 다른 학문분야의 엘리트 학생과 엘리트 전문직과의 유대를 강화하려 하지만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종합대학 내에서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와 연구를 수행하는 교수의 위계가 점차 두드러지고,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진 사이에서의 분화와 계층화도 점차 뚜렷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안타깝게도 이러한 조롱과 경멸이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교직과 교육대학에 대한 조롱섞인 저자의 비평은 미국의 맥락에서 이해될 필요가 있다. 연구목적이자 연구결과이기도 한 본서의 두 가지 주요 내용은 “첫째, 교육대학의 낮은 지위의 원인과 결과, 둘째, 교육대학이 수행하게 된 교육적이고 지성적인 과업의 특이한 속성을 새롭게 보게 재구성한 것”이다. 무엇보다 사회학적 연구가 갖는 틀로서, 본서의 비평적 기술은 미국 교육대학 전체를 관통하는 규칙성을 밝히는 데 주목한다. 미국 교육대학은 오랜 시간을 거쳐 일련의 독특한 형태와 기능을 가지게 되었고, 특이하게 ‘우호적이지 못한 페르소나’를 갖는 독특한 제도로 발전해 왔다. 저자가 관심을 두고 있는 구조의 규칙성을 살펴보면, 범주화가 지금의 결과를 야기했는데, 범주화의 시작은 교사와 교직에 대한 낮은 사회적 처우와 낙인에 있었다. 교육대학은 애초 낮은 지위의 기관으로 시작되어 학생, 교수진, 연구, 지식, 대중 인식, 공립학교에 대한 대응 및 영향, 자신의 운명을 결정하는 능력이 낮았다. 즉, 시장의 힘에 따라 변화하면서 자신의 교육적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사회에 반영하지 못해 왔다. 따라서 지난 한 세기 동안의 미국 교육대학의 내부 상황들을 보면, “개인 교육 수요자들에 의한 합리적 시장기반 선택이 축적되면서 졸업장의 과잉생산, 자격증 인플레이, 경쟁의 심화와 같은 도착적이고 비합리적인 결과가 동시다발적으로 초래되어 왔다.”

이 책처럼 교사교육기관에 대한 현실적 문제를 신랄하게 꼬집고 그 속에서 양성된 교사와 직업으로서의 교직에 대해, 혹은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개혁과제에 찬물을 끼얹는 비평이 있을까 싶다. 그러나 이 책의 가치라면, 사회학자로서 교사교육의 내용과 과정, 방법, 주체의 문제를 다양한 학문분야와 비교하여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누구나 교사가 전문가이어야 하고, 교직은 전문성에 토대한 이론실천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왜 그것이 쉽게 되지 않는지, 정말 가능한 일이기는 한지에 대해 설명이 부족하고, 전문직으로서의 교직에 대한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무엇이 문제인지, 왜 그런지 설명하고 변화로 연결하려는 수많은 이야기는 이 책, ‘교사교육의 딜레마’가 꼬집고 있는 ‘딜레마’를 제대로 이해하고 또 넘어서기 위한 준비를 해야 한다.
이렇게 미국 교사교육기관에 대한 비평을 접하고 나니, 한국의 교육문제, 특히 교사와 교직, 교사교육기관에게 눈이 안 갈 수 없다. 우리는 어떠한가? 한국의 교사는 어디서 어떻게 길러지고 있는가? 저자가 꼬집고 있는 미국 교사교육기관의 딜레마 상황이 한국에서는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가?

사실 한국 교사들이 받는 사회적 지위는 미국 교사들의 사회적 지위와 다르다. 교사교육기관에 대한 비판에서 첫 번째로 거론된 낮은 사회적 지위 또한 한국 상황에서는 잘 들어맞는 이야기같아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렇게 보인다는 것이지 그러한지는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교사양성, 즉 교사교육이 어디에서 어떻게 일어나고 있고 어떤 문제의식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간단하게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누구나 전제하고 있듯, 한국의 교사는 유능하고, 이들은 전국의 수준 높은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에서 교사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그런데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교직과목의 종류, 각 전공별로 이수해야 하는 학점 수 정도만으로 한국의 교사가 길러지고, 학교에서 수행할 능력들이 키워지는 내용들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는 교수진, 교사교육자들은 정말 교사를 길러내기에 적절한 능력들을 지니고 있을까? 다른 학문분야의 단과대학 학과들과 비교하여 볼 때,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는 교사를 길러내는 목적에 충실한가? 이 목적에 충실하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초·중등 교사양성과정을 대학 4년 동안 이수하고 나면 교사로 교직에 발을 들여놓도록 의도하듯, 교사대 졸업생들은 교사가 되고 있는가?

사실 위에서 질문한 내용에 대해 뭐하나 뽀죡하게 명확히 답변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우리 공역자들은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교사교육자로, 또 교사교육을 받고 교사경력을 거친 연구자이다. 우리는 한국의 교사가 만들어지고 교사다운 교사로서의 능력을 발휘하는데 교사교육기관인 사범대학과 교육대학교의 조직, 교육과정, 교수진, 교사교육정책, 교사수급방식 등 전반적인 교사교육체제에 큰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간단하게 우리가 가진 문제의식을 나열해보자. 사실 교대와 사대는 상황이 좀 달라 동일선상에서 논의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여기서의 논의는 한국교사교육에 대한 ‘대략적인’ 맥락 속에서 이루어진 논의라는 점을 밝히고 독자들의 양해를 구한다.

우선 교사가 되는 과정에서 교사대가 제공하는 것은 공식적인 자격증 정도이다. 실제 교사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하는 경쟁률 높은 임용시험에 합격하기 위해서는 ‘노량진 교육학 학원’, ‘인터넷 강의’를 거쳐야 한다. 고시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교사가 되기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교사대의 교육과정만으로는 임용시험에 합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교사교육과정을 훌륭하게 이수한 사람들을 교사로 선발해 학교에 임용하는 것이 순서겠지만, 임용을 위한 시험 때문에 교사교육과정은 시험준비과정으로 바뀌고 이마저도 도움이 안 돼 학원에서 제공하는 집중 시험준비 강좌를 이수해야 한다. 따라서 교사대에서 교사교육을 잘 받은 예비교사들이 정말 학교에서 필요한 교사가 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냥 그렇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매년 교사임용을 위한 시험이 치러지고 여러 단계의 교사 선발 과정이 끝나면 각 학교마다 몇 명의 교사를 배출했는지 통계내는 것 정도로 교사교육기관의 교사교육의 질이 평가받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어떤 인과적 관련성을 입증할 설명이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다. 그냥 결과로서 받아들여지고 인정될 뿐이다.

둘째, 교사교육을 위한 여러 모델들이 있지만 한국은 지난 40~50년을 이어온 교사교육의 교육적 관행을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필수적으로 교육학개론을 수강해야 하고, 몇몇 교직강좌를 선택해 듣는다. 2009, 2013년 두 차례에 걸쳐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필수강좌가 늘기는 했다. 특수교육, 학교폭력 대책 및 예방 등. 큰 변화가 있는 듯 보이는 교육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교사로 길러지기 위해 4년 동안 수강해야 하는 강좌의 종류가 약간 바뀐 정도일 뿐, 교사교육을 위한 이론적 접근이 강하다는 점, 따라서 강단 교육학적 소양이 강조되고 있다는 점은 표면적으로 거의 바뀌지 않았다. 심지어 교직실무, 교재연구 및 개발, 논리/논술, 교육봉사 등 학교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를 강조하고 교육실습을 강조하기 위한 강좌가 등장했지만, 이런 강좌가 정작 학교교육 현장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지, 이론이 아닌 현장에 기반한 실습을 강화하고 있는지는 아무런 정보를 전해주지 못하고 있다. 특히 중등의 경우 다양한 현장에 대한 이해를 담은 내용을 강단에서 이론 수업하듯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셋째,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대 교수진은 교사교육에 가장 적합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가? 이 질문에 대해서는 그 어떤 대답도 정확히 할 수 없다.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데 가장 적합한 능력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답하려면, 교사교육을 통해 기르고자 하는 교사역량이 분명하게 정해져 있어야 하고, 이를 어떤 교육적 개입과 과정을 통해 길러낼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안타깝게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합의된 답변을 갖고 있지 못하다. 교사에게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 나열하라고 하면 추상적인 수준의 단어들을 나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이를 명확하게 합의할 수 있는 수준의 개념과 설명으로 서술하고 이에 합의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더욱이, 추상적으로 나열된 ‘역량’이 어떤 교육적 개입과 과정을 통해 명확하게 길러질 수 있는지에 대해 역시 합의가 이루어져 있지 않다. 이는 단지 교사대에서 어떻게 교사를 길러내야 하는가에 관한 문제를 넘어 모든 학문분야에서 학문후속세대 혹은 실천가이자 전문가를 길러내야 하는 교육의 과정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는 교사를 길러내는 최적의 방법과 그 방법에 요구되는 기술을 갖고 있다고 믿을 뿐, 그것이 정말 효과적인지 알 수 없다. 어쩌면 이런 상황에서 경쟁을 야기하는 시험을 통해 시험에 강한 교사를 뽑는 지금 방식에 불만을 표하지만 이를 넘어서 어떻게 교사를 선발해야 하느냐에 대해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와 같다고나 할까? 여전히 이론을 통한 교사의 지적 능력을 진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실습을 강화해 학교 교육에 대한 실제 문제를 경험하게 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립하면서도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각 교사가 가르쳐야 할 교과영역이 보다 강조되는 교육과정이어야 하는지, 교사로서 공통적으로 갖추어야 할 교육학 일반 영역이 강조되어야 하는 교육과정이어야 하는지 논쟁은 시끄럽지만 누구 하나 나서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이런 상황을 답답해하는 사람들은 우리 공역자들만은 아닐 것이다.

넷째, 교사교육기관은 종합대학 내에 있어야 하는가? 교육대학교는 다른 단과대학 없이 초등교사교육만을 담당하는 고등교육기관으로 기능하고 있다. 이와 달리 사범대학은 대체로 종합대학 내 하나의 단과대학으로 중등교사교육을 담당한다. 교육대학교 졸업생들의 교사임용률이 (학교마다 좀 다르기는 하겠지만) 당해 졸업생의 대략 60~90%에 이르는 것과 달리, 사범대학 졸업생들의 교사임용률은 (물론 학교와 학과마다 다르다는 점을 상기하더라도) 5~10% 정도에 그친다. 교육대학교 내에서 ‘목적대학’으로서의 기관 정체성을 문제삼을리 없다. 그러나 사범대학은 ‘목적대학’으로서의 기관 정체성에 강한 의문이 제기되는 것이 사실이다. 당연히 단과대학의 사명과 교육적, 행정적 지원은 ‘교사양성’에 맞춰져 있지만, 정작 교사가 되는 학생들의 비중은 너무, 너무, 너무 낮다. 요즘처럼 대학입시에서 수시선발전형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교사대에 입학하는 학생은 예외없이 교사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꾼다. 물론 대학 4년 과정에서 이 꿈이 좌절되거나 변화할 수는 있겠지만, 이 ‘야무진 꿈’을 실현하게 되는 학생들은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너무, 너무, 너무 적다. 더욱이 교사대의 교육과정은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도록 하기 위한 경직된 교과과정으로 만들어져 있어 교사교육 과정이 (이상적이겠지만) 정말 잘 실현되면 졸업하고 교사가 아닌 다른 직장을 택해야 하는 학생들은 다른 선택지를 고르기가 어려워진다. 즉, 훌륭한 교사교육과정으로 인해 최악의 상황에는 다른 일을 할 수 없는 실업자를, 차악의 상황에서는 교사 능력을 갖추었지만 교사가 아닌 교사 능력을 필요로 하는 다른 직업에 종사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은 개별 졸업생의 진로에 관한 문제를 넘어 교사교육이란 정체성을 종합대학 내에 두는 것이 좋은지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 교사교육기관으로서의 사범대학은 종합대학 안에 있는 것이 당연해 보일지 모르지만, 사범대학 이외의 다른 학문 분야에 있는 고등교육 지도자들은 이 당연함을 결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사교육을 목적으로 하지만 정작 교사 배출 비중은 낮고, 교사교육을 위한 전문화된 교육과정을 갖추었다고 하지만, 외부의 눈으로 보면 교사대의 교과교육 전공 학과들의 교육과정은 다른 학과의 학문분야와 내용 및 방법에서 다양하게 중복된다. 결국 종합대학 내에서 교사교육기관은 ‘교사교육’을 빼고 보면 각 학문분야의 2류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보인다. 종합대학 내에서 1류 학문과 2류 학문을 굳이 동시에 갖고 있으려 하지 않고, 2류 학문으로서의 교사교육과정은 독립된 교육기관으로 내보내려 한다. 이 점에 있어 교사교육기관의 통폐합을 통해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교육대학교도 종합대학으로 편입하려는 정책적 시도가 있기는 하지만, 이는 종합대학 내 다른 학문분야의 시각과는 사뭇 다르다.
여기에 또 다른 쟁점과 문제가 얼마든지 더해질 수 있을 것이다. 교사교육이 훌륭한 교사를 길러내는 데 정말 중요한 과정이자 지원이라면 쟁점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넘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함께 제시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쉽지 않다. 어쩌면 한국 사회에서 교사교육이 갖는 딜레마라면 이런 문제와 논쟁만으로 가득한 교사교육의 상황이 아닌가 싶다.
우리 공역자 대부분은 교사교육을 담당하는 교육대학교와 사범대학의 교수로 수년을 일하고 있다. 모든 교사교육기관의 교육학 교수들이 그렇듯, 교사가 되기 위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교직과목의 일부를 강의해 왔다. 개론적인 강의에서부터 특정한 영역의 강의까지 교사가 되려면 반드시 수강해야 하는 강의를 맡아왔다. 우리의 교사교육경험은 강좌별로, 학교별로 다른 측면이 많지만 중복되는 것들이 많고, 더욱이 이 책에서 강조해 비판하고 있는 교사교육의 문제에 공감하는 것들이 많았다. 교사가 되기에 적절한 지식은 어떤 지식이어야 하는가? 우리가 가르치고 있는 지식은 가르칠 만한 것인가? 우리는 교육자인가, 아니면 연구자인가? 우리는 다른 학문분야에 대해 어떤 감정적 태도를 갖는가? 아니, 우리는 같은 교사교육자들의 서로 다른 학문적 태도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하는가? 본서에서 지적한 진보주의의 두 흐름, 행정적 진보주의와 교수학적 진보주의에서 어떤 것에 경도되어 있는가? 미국의 사례와 함께 한국의 사례를 다시 작성한다면 무엇이 같고 다를까? 안타깝게도 이런 질문을 나열하는 것이 우리가 이 서문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표현이다.

본서, ‘교사교육의 딜레마’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이 소통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우리 공역자들이 고민하고 던졌던 위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 풍부하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한다. 질문은 적어도 그 자체만으로 논의를 진전시키는 의미를 갖는다고 우리는 믿는다. 어쩌면 이 책의 번역을 계기로 이런 질문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배움의 동역자를 만나고, 교사교육의 딜레마를 함께 해결할 교육 동지들을 만나게 될지 누가 아는가? 그래서 한국의 교사의 질적 우수성을 새롭게 발견하고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

어려운 시기에 상업성과는 거리가 먼 이 책의 번역, 출간을 기꺼이 허락하고 지원해준 박영스토리 출판사에 감사한다. 특히 처음부터 책의 내용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번역서가 가질 의미에 공감해 준 이선경 차장님과 꼼꼼한 편집과 교정을 통해 책다운 책으로 탈바꿈해준 배근하 과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린다. 혹시 발견될 어색한 표현, 오역은 오로지 우리 공역자들이 감당해야 할 부담으로, 교육적 이슈를 통해 함께 소통하고픈 마음이 앞선 나머지 표현의 진선미를 제대로 실현하지 못한 탓이리라.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를 바란다.


2020년 6월
공역자를 대표하여
유성상 쓰다

저자 소개
데이비드 라바리(David Labaree)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명예교수로 교육사, 교육사회학, 교육정책, 고등교육, 교사교육 분야에서 연구를 이어왔다. 펜실베니아대학교(University of Pennsylvania)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미시간주립대학교(Michigan State University)에서 18년간 교수로 일했었다.

라바리 연구에서는, 교육기관들, 예를 들어, 고등학교, 커뮤니티칼리지, 교육대학 혹은 특정 고등교육기관이 제도적 특징이 어떻게 변화, 진화해 왔는지를 역사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때 변화를 가져오는 주요 행위자들이 교육과 교육적 변화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천착하는 역사사회학적 연구를 전개해 왔다. 좀 더 큰 사회구조 속에서 교육의 목적과 기능의 맥락에서 각각의 행위자들이 어떻게 영향을 주고 또 영향받는지에 관심을 기울여 온 것이다. 이런 학술적 관심과 연구를 바탕으로, A Perfect Mess: The Unlikely Ascendancy of American Higher Education (Chicago, 2017), Someone Has to Fail: The Zero Sum Game of Public Schooling (Harvard, 2010), How to Succeed in School Without Really Learning: The Credentials Race in American Schooling (Yale, 1997), The Making of an American High School: The Credentials Market and the Central High School of Philadelphia, 1838-1939 (Yale, 1988) 등의 저서와 논문들이 있다.



역자 소개

유 성 상
가르치는 교사의 한 사람으로, 서울대학교에서 교육사회학과 글로벌교육협력전공에서 교육, 연구하고 있다. 파울로 프레이리의 비판교육학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여, 비교·국제교육분야의 연구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개발도상국와의 교육개발협력을 진행해 오면서 무엇보다 양질의 교육을 위한 훈련받은 교사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그러나 교사와 교직이 단순히 공장에서 찍어내는 공산품이 아닌 한, 누가 교사이고, 어떻게 교사가 되며, 왜 교사를 길러내는 시스템이 이렇게 되었고, 어떤 역사적 궤적을 통해 교사가 교사답게 인식되어 왔는지 이해하고 설명하는 작업 없이, 현재 교사교육에 대한 문제인식과 내일을 위한 혁신적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교사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하고 세상 여러 곳의 교사에 대한 모습을 통해 좀 더 나은 교사상을 만들고 제안하는데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생각한다.

김 민 조
이화여대(초등교육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교육행정)를 취득하였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부연구위원으로 근무하였으며, 현재 청주교육대학교 초등교육학과(교육학 심화과정)으로 재직하고 있다. 예비교사와 교사들과의 만나고 서로 간에 전쟁을 치루고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가지게 된 예비교사와 교직사회에 대해 ‘알고’ 싶은 개인적 욕구가 학문적 욕구로까지 이어지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 교사교육자와 교육 연구자라는 이중적 지위 속에서 딜레마를 겪으면서, 사회에서 학교교육과 교사의 존재 가치, 교원의 전문성, 교직문화 등 교직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과 이해로 연구관심을 모아가고 있다. 

정 바 울
서울교대(학사)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과 미국 Boston College에서 교육행정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서울강덕초, 서울토성초 교사를 거쳐,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연구위원으로 근무하였으며, 미국 뉴멕시코주립대 연구교수를 역임하였다. 현재 서울교대 초등교육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요 연구분야는 학교변화와 학교혁신, 교원의 전문성, 그리고 교직문화이다. 주요 논문과 저서로는 “교사의 자기계발 논리 형성과 교직문화의 변화(2012)”, “변화 촉진자 또는 보수적 동인?: 경력전환교사의 특성에 대한 탐색적 연구(2019)”와 “대학평가의 정치학(2018)”, “잠자는 거인을 깨워라: 학교혁신을 위한 교사리더십(2019)” 등이 있다. 

이 정 민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하고 대구와 중국 상하이에서 6년간 초등교사로 근무하였다. 서울대학교에서 국제개발교육으로 석사를 마쳤다. 플로리다주립대학에서 국제개발교육으로 박사학위를, 교육측정과 통계로 석사학위를 땄다. 현재 미국 국제 구조 위원회(Internal Rescue Committee, IRC) 소속 교육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초등교사 경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지역 나이지리아, 잠비아, 말라위, 모잠비크, 케냐 및 중동지역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유치초등 교육 질 제고를 위한 교육과정 및 교사 역량 강화를 주제로 연구하고 있다.


Chapter 1 교육대학, 곤경에 처하다
Chapter 2 교사교육의 낮은 지위,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Chapter 3 오늘의 교사교육, 무엇이 독특한가
Chapter 4 교육 연구, 무엇이 문제인가
Chapter 5 교육 연구자, 어떻게 길러지는가
Chapter 6 교육대학 교수, 어떤 지위를 차지하고 있나
Chapter 7 교육대학, 진보주의와 사랑에 빠지다
Chapter 8 교육대학의 딜레마, 어떻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