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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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나래펴기
신간
상상의 나래펴기
저자
문승호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19.08.2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4P
판형
신A5판
ISBN
979-11-90151-03-0
부가기호
0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8,000원

2014년 5월 29일 거의 한 세기를 살아가면서 암흑과 같은 시대에 횃불처럼 살아가신 위대한 철학자, 맥신 그린(Maxine Greene) 교수님이 타계하셨다. 96년이 넘는 세월을 교육 철학자로, 사회 활동가로, 교사로 살아가셨다. 돌아가시던 해 봄 학기에도 컬럼비아 대학교 티처스 칼리지(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에서 교육과 심미적 경험(A&HF 4092 Education and the Aesthetic Experience)이라는 대학원 강좌를 가르치셨다. 1995년에 출간된 저서 『상상의 나래 펴기: 교육, 예술, 사회 변화에 대한 맥신 그린 에세이 (Releasing the Imagination: Essays on Education, the Arts, and Social Change)』 는 맥신 그린 교수님이 평소 작성하신 논문과 발표문들을 예술, 사회변화, 그리고 교육이라는 주제에 맞추어 정리한 책이다. 역자는 맥신 그린 교수님을 박사과정 중에 뵙게 되고, 몇 년간에 걸쳐 “교육과 심미적 경험” 대학원 수업의 조교(Teaching Assistance)로서 옆에서 지켜보고, 또 박사 논문의 공동 지도교수님으로 모시면서, 그분의 철학과 메시지를 한국 독자에게 전하고 싶다는 열망을 언제나 갖고 있었다. 2011년 역자가 국내에 처음 소개한 『블루기타변주곡(Variations on the Blue Guitar, 다빈치)』 은 링컨센터 인스티튜트에서 그린 교수님께서 1970년대부터 강의하신 내용을 수집한 책이어서, 여러 예술 작품들에 대한 심미적 경험을 통한 상상력과 사화변혁의 미학을 접할 수 있는 입문서로서 좋은 역할을 한다. 

총 14장으로 구성된 이 책을 읽을 때는 책 제목이 전하듯 교육, 예술, 그리고 사회 변화에 대한 그린 교수님의 독특하면서도 생기 넘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권고한다. 심미적 경험이란 무엇이고 그 역할은 무엇인지, 심미적 경험이 개인의 영역이 아닌 어떻게 자신의 변화와 사회 변혁에 기여한다는 것인지, 그리고 이러한 논의를 교육 개혁과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우리의 정치적, 윤리적, 사회적 상상력과 연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린 교수님의 강의나 연설을 유튜브와 같은 영상을 통해 보면 짐작할 수 있듯이, 그분의 강연에는 힘과 생명력이 있다. 번역 과정에서 그러한 강렬하고 청중을 흡입하는 기운이 전달이 되지 않는 듯하여 아쉽다. 이 책을 읽는 중간 중간 맥신 그린 교수님의 강의 내용을 접하기를 권고한다. Maxine Greene Institute (http://maxinegreene.org) 홈페이지, 특히 LIBRARY 폴더에서 많은 비디오와 관련 자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그린 교수님의 철학을 실존주의적 현상학에서 출발한다고 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메를로-퐁티, 가다머, 하이데거와 같은 철학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책 내용이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올 수 있으리라 본다. 교수님이 문학과 철학의 교량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은 본문에 소개 된 여러 문학 작품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그녀는 멜빌, 토니 모리슨, 울프 등과 같은 작가들의 소설을 기반으로, 심미적 경험과 다원화된 사회에 눈 뜨고 “널리-깨어있음”의 모습을 설파하신다. 독자 중 철학과 예술을 굳이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삶의 경험을 통해 전달하시는 맥신 그린 교수님의 호소력 있는 전달력 덕택으로, 이 책은 모든 이를 위해 열려 있다. 삶의 경험과 주관성, 그리고 해석을 중시하는 실존주의적 현상학의 전통 하에서 그린 교수님 스스로 겪었던 삶의 체험들이 이러한 대작을 탄생시킨 배경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녀의 생생한 모습과 삶은 〈제외와 깨어남: 맥신 그린의 삶(Exclusions & Awakenings: The Life of Maxine Greene)〉이라는 다큐멘터리에 잘 나타나 있다(Markie Hancock 제작). 책 본문에서 종종 소외, 배제, 문화의 다양성, 사회 정의와 같은 단어를 자주 접하게 될 텐데, 여기에는 당신이 20세기 초반 반유대인 정서가 팽배해 있는 상태에서 유대인 여학생으로서 성공회 학교를 다니면서 겪었던 교수님 자신의 인종차별로 인한 아픔이 담겨 있다. 그 예로 교내 모든 경시대회를 휩쓸고 장학금을 독차지했는데 나중에 교장선생님이 따로 교장실로 부른 사건을 소개한다. “네가 유대인인 줄 알았다면 이렇게까지 상을 주지 않았을 거다!”라는 교장선생님의 어처구니없는 인종차별 앞에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며 나왔다고 회상하신다. 아버지의 자살, 아끼는 딸 린다를 젊은 나이에 골수암으로 저 세상으로 보내야 했던 아픔, 여성이기에 철학을 전공했음에도 교육철학과 교수로 시작하지 못했던 여성차별에 대한 체험, 심지어 남성 중심의 학교였던 20세기 중반의 컬럼비아 대학교 티처스 칼리지에서 당시 주류였던 언어 철학, 분석철학이 아닌 실존철학을 연구한다는 이유로 “네 철학은 연약하다”라는 멸시를 받아야 했던 장면들이 있다.

이 책의 내용이 미국 교육과 서구 문학에 대한 내용이기에 국내 독자에게 또 다른 신-식민주의적인 도구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지식의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점에서 볼 때, 맥신 그린 교수님의 심미교육과 민주주의 실현, 정의의 추구라는 주제는 지식의 보편적인 차원에서 큰 이론적 배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반면 그 구체적인 내용에 있어서는 한국에서 현재 병들어 아파하는 부분을 그 이론적 틀과 방법론을 토착화하여 아렌트의 표현대로 제3의 중간적 공간(in-between)을 창출하기를 소망한다. 특히 수월성과 보편성 중심의 한국 교육 담론에서 예술과 심미적 경험의 중요성, 이주민과 사회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이들과의 공동체성, 그리고 끝없이 열린 가능성과 대안에 대한 탐색을 주제로 이 책을 접하면 그러한 토착화에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블루 기타 변주곡』의 번역서를 펴낼 때는 맥신 그린 교수님이 직접 한국어 서문을 남겨 주셨다. 그 당시 서문을 부탁드리면서, “책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우니, 영어로 먼저 번역해 주시면 제가 한국말로 잘 번역하겠습니다”라고 우스갯소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번역하고 출간하는 지금 교수님이 지금 여기에 우리와 함께 계시지 않지만, 그분의 열정이 이 명저를 통해 전달되기를 바란다. 교수님의 글 자체가 은유와 직유의 시적 표현으로 묘사된 만연체 문장이기에 번역에서 직역과 의역을 혼합하였다. 번역으로 그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질 정도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싶은 욕심과 나 자신의 한계 사이에서 출판을 망설였으나, 박영사 조성호 이사님의 격려로 번역 작업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조성호 이사님을 소개해준 신영식 교수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박영사 문선미 편집자님과 편집팀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김명희 은사님과 김영천 선배님께도 이 자리를 빌어 교육과정학에 입문하고 정진할 수 있도록 길러주심에 감사드린다. 갓 태어나 아직 돌도 되지 않은 딸과 아내의 사랑으로 잠도 못자고 늦깎이 초보 아빠로 쩔쩔매던 육아의 한가운데에서도 번역을 완성할 수 있었다. 가족들의 성원과 사랑을 기억한다. 모쪼록 이 번역서가 심미교육, 다문화교육, 교육철학, 교육과정학, 인문학, 예술과 같은 분야에 어두움을 밝히는 지적 횃불과 “널리-깨어있음”을 실천하는 또 다른 물길이 되기를 기원한다.

 

시카고에서

문승호

역자소개 

문승호

로욜라대학교 시카고(Loyola University Chicago) 사범대학 교육과정학 부교수.

한양대학교 교육학과에서 학사, 석사를 마치고, 컬럼비아 대학교 티처스 칼리지(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은사이신 맥신 그린 교수님과 자넷 밀러 교수님의 가르침 가운데, 특히 심미적 교육과 다문화 교육을 중심으로 한 교육과정학 탐구에 중점을 두어 연구를 진행해나가고 있다.

대표저서로는 Three approaches to qualitative research through the ARtS: Narratives of teaching for social justice and community(2019, BrillSense)가 있으며, Educational Philosophy and Theory, Race Ethnicity and Education, Teachers College Record 등의 학술지에 30편이 넘는 논문과 서평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다.

서문: 진행형의 내러티브 13

I, 가능성의 창출 21

01 맥락의 탐색 23

02 상상력, 타파,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것들 35

03 상상력, 공동체, 그리고 학교 57

04 교육학의 발견 75

05 사회적 비전과 삶의 춤사위 99

06 어린 시절에 대한 회고 117


II, 조망과 현시 139

07 교육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촉구 141

08 학습을 위한 글쓰기 165

09 가능성을 위한 가르침 171

10 예술과 상상력 193

11 텍스트와 여백 211


III, 진행형으로서의 공동체 241

12 다원주의로 향한 열정들 243

13 표준화, 공통의 배움, 그리고 다양성 265

14 다양한 목소리와 다양한 실제 289

참고문헌 및 수록 인용문 출처 309

저자 소개

맥신 그린 (Maxine Greene) (1917.12.23~2014.05.29)

저자 맥신 그린은 컬럼비아 대학교 티처스 칼리지(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의 철학과 교육학 분야의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2014년 96세로 타계하시기 전까지 이 대학의 명예교수로(William F. Russell Professor in the Foundations of Education) 활동하시면서 교육철학, 사회 이론, 미학을 강의 하였다.

미국 교육학 학회(American Educational Research Association) 및 미국 교육학 연구 학회(American Educational Studies Association) 회장을 역임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