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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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사회통합 사이에서
신간
다양성과 사회통합 사이에서
저자
허영식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19.03.0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0P
판형
신A5판
ISBN
979-11-89643-33-1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0,000원


국민국가 내에서 민족적 차이와 다양성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문화적 인정과 권리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면서 동화주의에 입각한 정책과 교육은 세계 여러 곳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이러한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서 정책과 교육은 다양성과 사회통합 사이의 긴장관계 속에서 미묘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균형과 조화를 모색해야 한다. 하지만 다양성과 사회통합의 균형을 잡는 일은 점점 더 복합적이고 어려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정치적*교육적 개념을 개발하는 일이 요청된다. 여기서 요청되는 개념은 한편으로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한편으로 평등과 포용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며, 다문화사회 혹은 다양성사회의 통합은 바로 다양성 혹은 다중성에 놓여 있다는 아이디어를 시민의 의식 안으로 전이시키고, 지방적*지역적*국가적*국제적 수준의 여러 가지 제도와 기구의 일상적인 실천으로 옮겨야 한다.

유럽에서는 최근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입각한 정당의 부상과 함께 국가와 사회 특히 시민사회의 분열에 관한 우려와 불안이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포퓰리스트들은 특히 난민*망명*이주*이슬람과 관련된 주제영역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면서, 걱정이 많거나 분노한 시민들의 관심사를 대변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그들은 기존의 정당과 대중매체, 그리고 민주정치체제와 유럽연합에 대한 불신을 노골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정치계급에 대한 적대감을 표방하면서 국민을 동원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모두 사회통합과 더불어 민주정치체제 그 자체의 존속을 위해 그렇게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진단이 여러 곳에서 나오고 있다.

우리는 세계 곳곳에서 민족적*종교적 불화, 인종차별주의, 외국인공포증, 반유대주의, 이슬람공포증의 문제에 봉착하고 있으며, 완미(頑迷)하고 편협한 신앙, 불관용, 차별의 형태를 관찰하고 있다. 이와 같은 민족적*종교적 갈등의 증가는 용광로(melting pot) 혹은 샐러드용 사발(salad bowl)로 상징되는 기존의 동화주의나 다문화주의의 성공적인 이행을 의문시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사건과 소요는 다문화주의의 함정과 실패에 관한 정서적?논쟁적 토론을 초래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심지어 다문화주의의 종언을 선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지만 다문화주의에 대하여 각자 어떤 입장을 취하더라도 부인할 수 없는 사항은 현대의 다문화?다양성사회에서는 아무도 무수히 많은 세계관, 전통, 종교적 신념, 그리고 인간실존에 관한 생각들을 서로 조화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회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다양성은 한편으로는 상호이해와 풍부함을 증가시킬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립주의적 경향을 고착화하고 정치적*종교적 근본주의를 조장할 수도 있다. 다양성의 증가는 정치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여러 가지 다른 수준에서 기관 및 시민에게 적절한 대응을 요청하고 있으며, 이 맥락에서 간문화교육과 다양성관리가 중요한 의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같은 배경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할 때, 정책과 교육이 안고 있는 과제는 다양성사회의 통합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데 놓여 있다. 이때 교육은 한편으로는 특정한 집단, 예를 들면 걱정이 많거나 분노한 시민 혹은 난민이나 무슬림을 위한 특별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핵심적인 요소로 포함하고 있는 정치체제를 그들에게 보다 더 친숙하게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표적집단에 특정한 교육프로그램에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이주와 다양성의 맥락을 위해 더 포괄적인 혹은 포용적인 프로그램이 요청된다. 즉, 참여자들이 가능하면 논쟁적으로 그리고 공동으로 정치와 사회에 관하여 소통적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조건을 마련해줄 필요가 있다.

교육환경은 교육에 대한 접근, 교육의 과정(過程) 및 내용의 쟁점과 관련하여 포용과 평등을 보여주고 그것에 관하여 성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다양성시대에 있어서 교육의 목표와 과제는 평등과 다양성 사이의 연결을 탐구하고, 지방*국가*지역*국제사회의 수준에서 차이와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존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국민을 다양하고 포용적인 공동체로 간주하는 데 놓여 있다. 규범적 가정에 입각한 이러한 교육의 목표와 과제는 세계시민교육과 간문화교육의 잠재적인 교차점 혹은 공통부분을 시사하고 있다. 물론 이론과 실천 측면에서 이 공통부분에 대한 체계적인 탐구는 아직 많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그렇지만 학습자들로 하여금 간문화역량을 갖추기 위한 간문화교육 혹은 다양성역량을 기르기 위한 다양성교육을 실행에 옮기는 데 있어서 적어도 몇 가지 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오늘날 간문화교육과 다양성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는 모든 학습자들이 문화적 다양성을 받아들이도록 가르치는 일이다. 간문화교육과 다양성교육은 이중적인 과제를 떠맡고 있다. 그 하나는 문화적 소수집단을 포함시키는 일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적 다수집단이 소수집단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하는 일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문화 사이에 성공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도록 장려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간문화교육 혹은 다양성교육은 문화들 사이의 대화를 가르치고, 사회에서 서로 다른 집단의 내러티브(이야기)와 기억에 관하여 가르치려고 노력하며, 이러한 방식을 통하여 초문화적인 관점을 신장시키려고 한다. 즉, 문화들 사이의 상호침투를 위한 조건을 마련하고, 특정한 문화적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 각 문화를 더욱 풍부하게 하려고 시도한다.

이 연장선상에서 바라볼 때, 다문화적인 교육환경에서 불가피한 구성요소를 이루는 여러 가지 서로 다른 관점의 이질성을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학교에서 서로 다른 문화와 언어를 반영한다든지, 학교의 활동과 행사에서 지역사회의 다원성을 대표하는 소수집단의 학부모, 지역사회의 지도자, 그리고 다른 행위자들을 참여시킨다든지, 아니면 다양한 이해관계, 능력, 문화적 배경을 적절하게 고려하는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한다든지 하면서 그러한 일에 기여할 수 있다. 다양성을 일반적인 수준에서 바라볼 때 그것을 민족문화와 지역문화에 대한 위협적인 요인으로 간주하기보다는 오히려 비평적인 (자기)성찰을 위한 기회, 다중관점에서 학습할 수 있는 장(場), 그리고 서로를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출처로 간주하고 내세워야 한다. 그러므로 교육은 다원주의, 차별의 금지와 철폐, 사회정의의 원칙을 증진시켜야 한다.

요컨대, 다양성이 없는 사회통합은 결과적으로 문화적 억압과 패권(覇權)을 낳는다. 거꾸로 사회통합이 없는 다양성은 소국분할의 현상과 국민국가의 분열을 가져온다. 따라서 다양성과 사회통합은 미묘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균형을 이루면서 공존해야 한다. 여기서 교육적 도전은 구별과 차이가 어떻게 공유된 이해와 공동의 투쟁을 개발하는 데 사용될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일이다. 공유된 이해가 부재한 상태에서는 ‘작은 차이의 자기도취증세’(Freud)가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며, 집단간의 격차와 구분을 심화시킬 것이다. 이 맥락에서 간문화교육 혹은 다양성교육은 다양성과 사회통합의 미묘하고 처리하기 어려운 균형과 조화를 수립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교육의 사실적인 정치적*사회적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다양성*평등*포용을 동시에 아우르는 방향으로 나아갈 때, 교육은 다양성과 사회통합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잡는 데 있어서 중요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한 균형은 결국 사회적 결속과 민주주의를 강화시키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러한 배경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 책에서는 다양성과 사회통합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여, 차이*다양성이 점점 더 증가하는 사회변동과정을 고려하고, 특히 사회통합의 관점에서 바람직하고 적절한 접근방안을 탐색하는 차원에서 관련된 이론적 기초를 살펴보고, 실천적 과제와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다가가기 위하여 우선 다양성의 역설 관점에서 살펴본 다양성정책과 다양성관리, 다양성사회의 통합을 위한 정치교육의 과제, 다중관점과 포용적 접근을 통한 간문화 내러티브의 탐색에 주의를 기울인다(제1장∼제3장). 이어서 지구촌문제와 세계시민교육의 관계를 염두에 두면서, 난민문제와 난민정책에 관한 연구동향과 함의, 세계시민교육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살펴본다(제4장∼제5장). 그 다음 사회통합을 위한 시민교육 혹은 정치교육의 과제를 고려하면서, 보이텔스바흐 합의에 관한 담론과 함의, 독일통일 이후 사회구조의 변화와 시민교육을 위한 함의에 대해 논의한다(제6장∼제7장). 마지막으로 고도기술사회의 통합문제를 염두에 두면서, 인공지능과 사회통합의 관계에 주의를 기울인다. 여기서는 영화 속 인공지능 관련 내러티브에 관한 분석사례를 통해 인간과 기계 사이의 긴장관계가 논의된다(제8장). 각 장의 내용에 해당하는 요약문은 각 장의 말미에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의 발간을 맡아주신 박영스토리 대표님과 편집 및 교정을 담당해주신 편집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9년 3월

허영식


허영식(Young-Sik Huh)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사회교육과 졸업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대학교 사회과학부 철학박사(Dr. phil.) (사회과학교육학 전공)

현재 청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E-mail: huhyousi@cje.ac.kr

 

<저서>

과학기술과 현대사회: 이상향과 암흑향 사이에서(2004) (2005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국제관계와 현대사회 그리고 시민교육(2007) (2008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다문화사회와 간문화성(2010) (2011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다양성과 간문화(2015) (2016년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다양성과 세계시민교육(2017) (2018년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제1장 다양성의 역설 관점에서 살펴본 다양성정책과 다양성관리

제2장 다양성사회의 통합을 위한 정치교육의 과제

제3장 다중관점과 포용적 접근을 통한 간문화 내러티브의 탐색

제4장 난민문제와 난민정책에 관한 연구동향과 함의

제5장 세계시민교육의 가능성과 한계

제6장 보이텔스바흐 합의에 관한 담론과 함의

제7장 독일통일 이후 사회구조의 변화와 시민교육을 위한 함의

제8장 인공지능과 사회통합: 영화 속 인공지능 내러티브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