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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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사회학: 유아교육현장 사례중심
신간
교육사회학: 유아교육현장 사례중심
저자
조발그니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19.02.01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08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89643-02-7
부가기호
93370
강의자료다운
정가
19,000원

「학교에서 배운 것」

인생의 일 할을 /나는 학교에서 배웠지 /아마 그랬을 거야 /매 맞고 침묵하는 법과 시기와 질투를 키우는 법 /그리고 타인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법과 경멸하는 자를 /짐짓 존경하는 법 /그중에서도 내가 살아가는 데 /가장 도움을 준 것은 그런 많은 법들 앞에 내 상상력을 최대한 굴복시키는 법 (유하)

교육사회학 첫 시간에 들어가면 학교에서 제일 처음 배운 것이 무엇이냐고 묻습니다. 학생들은 웅성거리며 이것저것 떠오른 데로 말을 던집니다. 공부, 글쓰기, 인사, 일찍 일어나는 것 등등 웅성거리며 말하지만, 자신은 없습니다. 그들의 경험이 달라서 정답이라는 게 있을 수 없는데도 학생들은 그 질문에 정답이 있는 것처럼, 출제자의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고등학생들처럼 제 눈을 바라보며 답이 뭐냐 묻습니다. 그러면 저는 이렇게 답합니다. “다들 다르겠지만, 저도 교육사회학이라는 것을 공부하면서 깨닫게 되었는데 ‘앞으로 나란히’가 아닐까요?” 제가 배웠던 건 줄을 맞추는 법, 튀지 말아야 하는 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학교생활을 떠올리면 십자가를 발로 열 번을 긋고 스무 번을 그어도 끝나지 않았으며 마지막으로라는 말을 다섯 번은 들어야 마무리되던 잔소리 같은 교장 선생님의 애국 조회 말씀이 떠오르고, 애국해야 하고, 체력이 국력이고, 공부 열심히 해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석유 한 방울 안 나오는 나라이니 절약해야 한다는 뭐 그런 뻔한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학교가 어떤 곳이었는지? 세상의 규칙을 배운 곳이었는지 아니면 세상의 어두운 면을 깨닫게 한 곳인지 교육사회학을 중심으로 많은 학자들이 설왕설래합니다. 시작하는 시가 좀 삐딱하게 들리지만, 그런 학교를 통해 제가 학자가 되었고, 지금도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학교는 여전히 그러합니다. 그래서 이 시가 더 가슴에 와 닿아야 합니다. 적어도 교육사회학을 배우는 이들이라면 그래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런 학교를 탈피하기 위해서 나름의 감수성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유아교육과에서 교육사회학을 가르쳐야 하는 저로서는 기존의 교육사회학 교재의 답답함을 매번 느껴야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교육사회학의 여러 이론과 현상을 설명하는데 그 예시들은 전부 고등학교, 중학교였습니다. 하기야 대부분의 교육사회학 저서들이 이른바 종합대학에서 가르치는 ‘대’ 선생님들의 말이니 대꾸를 달기도 어렵지만 제가 만나는 학생들에게는 전혀 관심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유아교육과 현장 사례를 중심으로 교육사회학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이런 시가 있습니다.

「이제 고작 열흘」

내일도 /학교 와야 해요? /모레도 학교 와야 되나요? /옷자락 붙잡고 /재잘재잘 /1학년 저 철부지들을 /무슨 수로 /이해시키나요 /10년도 넘게 /다녀야 할 학교를 /너희들은 /이제 고작 /열흘이라고(공재동)

집을 떠나 사람들과 생활하던 첫 경험이 예전에는 1학년이었다면 이제는 더 나이가 어려져서 유치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은 첫 학교를 경험합니다. 엄마 손을 잡고 소가 도살장에 끌려가듯 눈물을 흘리며 때로는 사정을 하고, 때로는 ‘머리 어깨 팔 무릎 팔’이 다 아프다며 꾀병을 부리는 유아들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아이들을 처음 맞이하는 ‘선생님’들에게 교육과 사회에 대한 감수성이 중요해졌습니다. 저는 제 학생들에게 그리고 미래의 그들의 어린 학생들에게 그래도 교육이 학교가 중요하고 필요하고 또한 어려움이 있음을 짐작하게 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은 먼저 고등학교에서 들어봤음직한 ‘사회문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에서 출발했습니다. 딱딱한 대학 교육이 엄마 치마 품에 숨어서 만나는 첫 세상보다는 낯익은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능론, 갈등론…우와 수능이 끝났는데 다시?’ 경악을 금치 못할 수 있지만 그 낯익음이 학력, 평등, 정책을 말하는 거름이 될 것입니다. 또한 교육 안에 사회적 관계인 교사-학생-학부모-지역사회의 관계를 들여다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지역사회에 초점을 둔 것은 유아교육기관이 광범위한 지역사회를 논하는 중고등교육과 달리 생태적 환경을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최근에는 유아교육을 중심으로 지역공동체가 형성되고 공동육아나 방과 후 활동을 통해 ‘마을교육공동체’가 이뤄지고 있는 점을 반영하고 싶었습니다. 저출산은 점점 가정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로 지역의 문제로 쟁점화되고 있어서 지역공동체를 살펴보는 것은 더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나아가 마을공동체로 확산된 교육은 모두가 대상이기 때문에 평생학습마을로 평생학습도시로 성장할 것입니다. 과거에는 정부주도였다면 최근에는 자생적 마을 교육공동체가 형성되고 그 중심에 유아교육이 있음을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해 제가 있는 학교에서는 늦가을이 되면 ‘유아교육 재능기부’의 차원에서 유아교육과 학생들이 동극 혹은 인형극을 준비하고 지역 유아교육기관을 초청하여 공연을 합니다. 한번 공연에 500명씩 하루 1,000여 명의 유아들이 재잘재잘 선생님 손을 잡고 계단 하나하나를 큰 걸음으로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 선생님들 중에 제가 가르쳤던 학생들을 만납니다. 그 선생님이 유아들에게 저를 소개합니다. “친구들 인사하세요. 선생님의 선생님입니다.” 제가 그들의 좋은 선생님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쑥스러움과 얼굴을 들지 못할 민망함으로 이 책을 세상에 내어놓습니다.

첫 교육사회학 책이라 떨립니다. ‘첫’이라는 글자가 갖는 설렘입니다. 이 설렘에 앞서 감사의 말을 전할까 합니다. 가장 먼저 늘 따스하게 지켜주시는 부모님, 형, 누나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가족은 저에게 늘 안식이 되어주는 고향입니다. 내 영적 동반자 여정과 그 식구들은 항상 제가 옳다, 괜찮다 해주셔서 든든합니다. 스쳐 지나간 많은 학생들과 그리고 미래의 학생들. 이들이 제 학문의 자양분입니다. 지도를 해주시고 이끌어주신 김병욱 선생님과 먼 곳의 스승님들 늘 제게는 막막한 곳에서 길을 안내해주신 별이십니다. 책이 나오게 도와주시고 많은 이야기를 나눈 류정희 교수에게 빚진 마음 전합니다. 더불어 부족한 책을 흔쾌히 출발하게 허락하고 예쁘게 책을 만들어주신 박영사 이영조, 조보나님께도 좋은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책을 쓰는 동안 저와 함께하신 서산동 본당 교우 여러분 미안하고 감사합니다. 책의 마지막에 마을교육공동체의 사례를 흔쾌히 내어주신 문산마을교육공동체 꿈지기 김희련 선생님께도 꾸벅 인사를 전합니다. 부족하고 편협한 사고, 경박하고 서툰 글은 다 제 부족입니다. 

“선생님 그 한마디가 좋아서 가진 것 다 주어도 아깝지 않습니다.”(황팔수)

저자약력

조발그니

프랑스 리옹가톨릭대학교(Institut Catholique de Lyon) 석사(교육학, 신학 전공) 

전남대학교 일반대학원 박사(교육학 전공)

프랑스 아미앵대학교(Université de Picardie, Jules Vernes) 인문사회연구소(Institut des Humaines et Sociales) 연수 

現 천주교 광주대교구 소속 신부

    목포가톨릭대학교 교수

前 광주교육청, 전남교육청 교육복지 연구위원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교육위원회 연구위원


·관심분야: 프랑스 교육과 교육평등, 한국의 교육평등정책, 종교교육사회학, 종교교육학

―제1부―

교육사회학이론

제1장  교육사회학 소개

제2장  기능론적 교육관

제3장  갈등론적 교육관

제4장  해석적 접근


― 제2부―

교육의 사회적 문제

제5장  교육과 평등

제6장  학력, 학력상승, 교육열

제7장  유아교사

제8장  청소년문화

제9장  부모와 지역사회연계

제10장  교육정책

제11장  평생교육

제12장  유아교육연구방법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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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