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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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의학과 기독교
신간
정신의학과 기독교
저자
전우택, 민성길, 한상익, 채정호, 김도훈
역자
-
분야
의료/보건/미용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0.10.2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40P
판형
신A5판
ISBN
979-11-303-1077-0
부가기호
93510
강의자료다운
-
정가
19,000원

중판발행 2021.01.05

초판발행 2020.10.20


벌판에 크고 낡은 집이 한 채 서있었다. 그 집 3층 구석진 방에는 오래된 피아노가 한 대 놓여 있었고, 여러 마리의 쥐들도 그 방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순간이 되면 느닷없이 피아노가 아름다운 소리를 내기 시작하였고, 쥐들은 넋을 잃고 그 소리를 듣곤 하였다. 그 소리는 평상시에는 들을 수 없었던 굉장한 소리였기에, 쥐들은 그 소리를 “초자연적 천상의 소리”라고 불렀다.

이 “초자연적 천상의 소리”를 긴 세월 열심히 연구하였던 학자 쥐 한 마리가 드디어 모든 쥐들을 불러 모아 놓고 자신의 학술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그 소리는 초자연적으로 나는 소리가 아니라, 인간이 방으로 들어와 피아노 앞에 앉아서 손가락으로 건반을 두드림으로써 나는 소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두려움을 무릅쓰고 피아노 뒷 벽면으로 기어올라 관찰한 바에 따르면, 피아노 소리는 피아노 안의 망치가 줄과 부딪쳐서 나는 것으로, 이것은 자신들이 이빨로 나무를 갉을 때 나는 소리와 그 발생 기전이 같다는 것이었다. 그러더니 자신이 직접 피아노 건반 위로 기어 올라가 뛰어다니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정말 피아노는 “그 소리”를 내었고, 쥐들은 이 놀라운 연구결과에 갈채를 보냈다. 그 쥐는 그 해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다음 해 어느 날, 다른 쥐 한 마리가 진지한 질문을 던졌다. 피아노 건반을 누름으로써 소리가 난다는 것은 잘 알겠는데, 왜 사람이 건반을 누르면 그런 아름다운 소리가 나고, 쥐가 건반 위를 뛰어 다니면 그런 시끄러운 소리가 나냐는 것이었다. 침묵이 흘렀다. 그 때 다른 학자 쥐 한 마리가 이야기하였다. 인간은 피아노를 칠 때 넓은 악보 책을 들고 와서 그것을 보면서 치는 것 같더라. 그리고 건반을 누르는 순서와 조합이 그 악보 책에 쓰여 있는 것 같았다는 것이었다. 이 놀라운 이론에 쥐들은 갈채를 보냈고, 그 쥐도 그 해 노벨상을 수상하였다.  

그러자 다음 해, 또 다른 쥐가 등장하여 말하기를, 그 악보는 모차르트라는 작곡가가 만든 악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모차르트라는 사람이 어떻게 그런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하였는지 불명확하다는 것이었다. 인간의 두뇌는 그저 신경세포들의 덩어리로서, 화학물질들과 전기적 활성으로 작동하는 생물학적 장기에 불과한데, 어떻게 그런 “물질적인 구성물”인 뇌에서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와 같은 “비물질적인 아름다운 소리”를 생각하여 만들어 낼 수 있는지를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다시 긴 침묵이 흘렀다. 자신들은 피아노의 아름다운 선율을 “초자연적인 천상의 소리”라고 생각하였다가, “현실 속 물리적 현상”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이제 모차르트 악보는 초자연적인 것인지, 자연적인 것인지, 아니면 그도 저도 아닌, 제3의 그 무엇이라 규정하여야 하는지가 혼란스러웠기 때문이었다.

기독신앙을 가지고 있는 정신과 의사는 이 긴 침묵 앞에서 무언가 대답을 하여야 하는 존재였다. 인간의 정신과 믿음이라는 현상이 가진 “초자연적 측면”과 “자연적 측면, 즉 생물-심리적 측면”을, 인간의 정상적, 비정상적 특징이 모두 작동하는 “뇌”라는 장기를 바탕으로, 이해하고, 해석하고, 그에 따라 도움이 필요로 되는 사람들을 구체적으로 도와야 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기독 신앙을 가지고 정신과 의사가 되기 위한 준비과정에 있는 의대생들, 정신과 전공의들, 그리고 활동을 하고 있는 기독정신과의사들을 위하여 만들어졌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을 이해하고 도와야 하는 위치에 같이 서계시는 기독교 목회자들, 신학생들, 기독상담 전문가들, 다양한 영역의 기독교 활동가들을 위하여도 만들어졌다. 어쩌면, 인간에 대하여 생각하고, 인간을 대상으로 의미 있는 활동을 하고 계시거나 그런 활동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책이라 하는 것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인간”, 그리고 “인간의 정신”은 너무도 거대하고 깊은 주제이기에, 매우 제한된 저자들의 의식과 능력만을 가지고, 이 어려운 과제에 어떤 “정답”을 이야기하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하였다. 독자들이 앞으로 책을 읽으시면서 발견하시겠지만, 이것은 어떤 “확정된 정답”을 기록한 책이 아니라, “질문하고 고민하였던 흔적”을 기록한 책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저자들이 함께 소속되어 활동하고 있는 “기독정신과의사회”의 공식 입장을 나타내는 책이 아니다. 이 책은 저자 자신들의 개인적인 솔직한 질문과 고민을 바탕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아마도, 앞으로 기독정신과의사회에서 다른 저자들의 글로 구성된 이 책의 후속 저서가 나온다면, 그 책은 이 책과는 또 다른 측면의 질문들과 고민들을 담은 의견들을 제시할 것이다. 그와 같은 다양한 의견들이 제시되어, 독자들이 더 균형 잡힌 신앙적 시각과 인간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부족한 책의 역할은 충분히 다 한 것이라 생각하겠다. 

출애굽기 20장 1절에서 2절은 노예 생활 끝에 이집트에서 탈출하여 시내산에 도착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십계명을 주시면서 하나님께서 먼저 하신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하나님이 이 모든 말씀으로 말씀하여 이르시되
나는 너를 애굽 땅, 종이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네 하나님 여호와니라”
         
400년이 넘도록 이집트에서 비참한 노예로만 살았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이제 가슴 벅찬 자유인으로 부르시면서, 이스라엘 사람들이 아직 제대로 모르고 있던 하나님에 대해, 하나님은 그 스스로를 이렇게 소개하신 것이다. 첫째, 인간에게 ‘말씀을 하시는 하나님’, 즉 자신을 계시하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이었다. 그는 신비한 어둠 속에 숨어만 계신 분이 아니라 자기 자녀들에게 적극적으로 자신을 밝히시고 말씀을 주시는 분이라는 것이다. 그 계시의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겸손히 하나님 앞에 설 때, 우리가 알 수 없었던 하나님뿐만 아니라, 그가 지으신 인간 정신의 깊은 영역에 대하여도 알려주실 터였다. 그것이 이 책이 가진 소망이다. 둘째, 이스라엘 사람들을 애굽 땅에서 인도하여 내신, 즉 ‘행동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이었다. 기독인들은 죄의 노예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복음 안의 자유인으로 불러내시는 하나님의 해방 사역의 결과물들이다. 그리고 그 “하나님의 활동”이 “나의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우리는 각자의 위치에서 부르심을 받았다. 이 책은 저자들에게 그 부르심의 결과이다. 셋째, “나는 너의 하나님”이라고 선언하심으로써,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는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말씀하셨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함으로써 그 분의 자녀로서 그 분과 관계가 맺어졌다. 이 거대하고도 중요한 신분의 변화가 오늘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 힘이고 기쁨이 된다. 그 관계 때문에 이 책의 저자들은 이 글들을 썼다. 우리는 이 작은 책이 하나님과 인간에 대하여 더 깊이 이해하고 알게 되는 일에, 고통 속에 있는 인간을 구체적으로 돕는 일에,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과 더 깊은 관계 속에 들어가는 일에, 작은 도구와 통로가 되기를 기도드린다. 

정신의학이라는 학술적 측면과 기독교라는 신앙적 측면을 동시에 가지는 특수한 성격의 저자들이 쓴 특수한 성격의 이 책을, 전문 기독교 출판사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출간해 주시기로 흔쾌히 나서 주시고 아름다운 책으로 만들어 주신 박영사의 안종만 회장님, 안상준 대표님과 조성호 이사님, 전채린 과장님께 깊이 감사드린다. 그리고 가까이 있으나 멀리 있으나, 늘 영적으로 하나 됨을 느끼면서 서로에게 큰 격려와 힘이 되고 있는 모든 기독정신과의사회 동역자들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 나누며 기도하였던 그 내용들이 이 책을 시작으로 하여 앞으로도 많이 열매로 맺어지리라 믿는다. 원고를 주신지는 이미 오래 되었음에도 여러 이유와 새로 추가되는 원고들로 인하여 이제야 책으로 나오게 되는 것을 기다려 주신 존경하는 저자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피아노 앞에서 긴 침묵 속에 빠졌던 그 진지한 쥐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새로 등장하는 학자 쥐들은 그것에 대하여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까? 이 책 속에서 그 답을 함께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2020년 10월
저자 분들을 대신하여
전우택 드림

전우택
현재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 및 정신건강의학교실, 인문사회의학교실 겸무교수로 재직 중이다. 북한, 통일, 남남 갈등 등에 대한 연구와 의학교육 관련 활동들을 하여 왔다. 한국 누가회 이사장,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장,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회장 등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의학교육학회 회장이다. 주요 저서로는 <의료선교학>(연세대학교 출판부, 2004), <땅 끝의 아침>(두란노, 2007), <사람의 통일, 땅의 통일> (연세대학교 출판부, 2007), <인문사회의학> (청년의사, 2010), <의학교육의 미래> (박영스토리, 2016),<평화에 대한 기독교적 성찰>(홍성사, 2016), <용서와 화해에 대한 성찰> (명인문화사, 2018) <한반도건강공동체 준비>(박영사, 2018)  <트라우마와 사회치유> (역사비평사, 2019) 등이 있다.

민성길 
현재 연세대 명예교수이며, 의학한림원 종신회원으로, 효자병원 진료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과거 연세의대 정신과학교실 교수시절, 주임교수와 연세대 통일연구원 원장 및 연세의대 의학행동과학연구소 소장을 역임하였고, 의사학과 겸임교수로 일하였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대한정신약물학회 이사장 및 회장, 대한사회정신의학회 회장, 대한임상독성회 창립회장을 역임하였고, 서울시 정신보건사업지원단 단장으로 봉사하였다. 은퇴 후에는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장과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창립회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효자병원 진료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정신약리학, 화병, 탈북자 남한사회적응, 일본군 위안부 정신건강 등에 대한 연구를 하였으며, 현재는 기독교 성윤리와 정신건강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최신정신의학>(편)(제6개정판)(일조각, 2015), <임상정신약리학>(제3개정판)(진수출판사, 2007), <약물남용>(중앙문화사, 1998), <우리 시대의 노이로제>(도서출판 민, 1996), <통일과 남북 청소년>(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 2000), <통일이 되면 우리는 함께 어울려 잘 살 수 있을까?>(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 2004), <세계보건기구 삶의 질 척도 지침서>(하나의학사, 2003), <화병연구>(ML Communication, 2009). <난폭한 사회 그러나 희망을>(영문, 2009), <서울을 정신분석하다>(공저)(청년의사, 2010). <다문화사회와 정신건강>(편)(ML Communication, 2011), <한국 공공 정신건강 서비스의 미래>(편)(현진사, 2011), <말씀이 육신이 되어. 맥라렌 교수의 생애와 사상>(연세대학교 출판문화원 2013), <헤르만 헤세의 진실: 우울증, 경건주의 그리고 정신분석>(일조각, 2020) 등이 있다.

한상익
현재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명예교수이며 한상익 융 분석심리원 원장으로 있다. 정신의학 교수로 재직하던 초기에 정신질환에 관련된 신경전달물질과 뇌영상을 이용한 생물정신의학적 연구를 주로 연구하였으며 이후 분석심리학을 전공분야로 하여 융학파 분석가가 되었으며 현재 한국 융 연구원 교육분석가 및 지도분석가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대학 의과대학 교수로 재직 시 의학교육학과 겸직교수로 통합교육위원 위원, 임상실습 교육위원회 위원장 겸 임상실습 책임교수로 학생교육 활동에 주력하였다. 주요 논문은 <나비 상징에 대한 분석심리학적 연구(한국분석심리학회 발표)>, <한국의 정신질환과 성직자의 기능(한몸, 1990)>,(신라시조 혁거세왕 신화에 대한 분석심힉적 연구(심성연구, 2013)>, < 구약성서 ‘스가랴’서의 환상에 대한 분석심리학적 연구>​, (정신의학과 종교(가톨릭대학교 정신의학과교실 심포지엄,2017)> 등이 있다.

채정호
현재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불안장애 및 트라우마 치유에 주 관심을 가지고 임상 연구를 진행하여 왔고 행동하는 긍정네트워크 옵티미스트 클럽과 긍정학교를 통하여 긍정심리학에 기반한 행복하고 가치 있는 삶을 만들어나가는 활동들을 하여 왔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대한명상의학회, 대한정서인지행동의학회 등의 창립 회장과 이사장으로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왔으며 여러 정신의학계 및 다학제 학회의 회장 및 이사장으로 재직하였고 인지행동치료 전문가로 2022년 세계인지행동치료학회의 조직위원장이다. 대한기독정신과의사회 회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행복한 선물, 옵티미스트>(매일경제, 2006), <채정호 교수의 남자수업>(스마트비즈니스, 2010) , <이별한다는 것에 대하여> (생각 속의 집, 2014), <퇴근 후 심리카페> (생각속의 집, 2017) 등이 있으며 <불안한 당신에게>(생각 속의 집, 2013) <재난과 정신건강> (학지사, 2015) 등 다수의 저서를 공저하였다. 

김도훈 
현재 한림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실 교수 및 한림의대 마음신경조절연구소 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영성과 정신건강, 노인 우울 및 치매, 정신약물학, 뇌자극 치료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한림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및 한림의대 마음신경조절연구소 소장, 대한기독정신의학회 회장, 대한정서인지행동학회 부이사장, 대한뇌자극조절학회 창립위원장, 대한생물정신의학회지 편집위원, 경기도 가평 정신보건 및 자살예방센터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재한기독정신과의사회 회장이다. 관련 국제학술지에 60여 편의 논문과 국내학술지에 38편의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정신의학 분야 교과서인 최신정신의학, 우울증, 임상정신약물학에 공저자로 참여하였으며, 그 외 저서로 알기 쉬운 정신분열병, 역서로서 수용전념치료의 혁신 매트릭스 등이 있다.  

제1부 기독신앙과 정신의학

1. 정신의학과 종교 3_한상익
2. 기독교와 정신분석 61_민성길
3. 프로이트와 기독교: 기독교적 시각에서의 고찰 81_전우택
4. 영성과 정신건강: 임상현장에서 적용 방법과 근거 고찰 131_김도훈
5. 심리적 문제와 정신증상 개입에서의 영성의 역할 181_채정호
6. 선교사 멤버 케어 사역자들을 위한 4가지 제언  203_전우택


제2부 쟁점에 대한 성찰

1. 프로이트, 성혁명, 그리고 기독교 217_민성길
2. 귀신들림과 정신의학 239_전우택
3. 인질 사건 발생 시 정신의학적 지원 방안   : 2007년 아프간 인질 사건 경험을 중심으로  263_전우택
부록  인질 관련 정신의학 논문 요약  _312


찾아보기  _319
저자소개  _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