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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 사건과 경제분석
신간
공정거래 사건과 경제분석
저자
전성훈
역자
-
분야
경제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20.02.2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68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0882-1
부가기호
93320
강의자료다운
-
정가
23,000원

중판 2020.08.10

초판 2020. 2. 25

우리나라의 공정거래법이 1981년 도입된 후 거의 40년 가까이 되었다. 공정거래 정책의 처음 30년 역사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 (2011)를 참조하라. 

그 간의 공정거래정책의 발전은 관심과 목적에 따라서 여러 측면에서 평가될 수 있겠지만, 본서의 취지에서는 ‘경쟁정책 집행의 합리화 혹은 선진화’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우리나라의공정거래 정책은 기업결합, 시지남용, 공동행위의 규제와 같이 ‘시장경쟁의 촉진’을 통한소비자의 보호뿐만 아니라, 대규모기업집단, 불공정거래행위, 하도급, 가맹사업, 대규모유통업 등의 규제와 같이 ‘기업생태계의 건전화’를 통한 국민경제의 균형발전도 추구한다.  본서에서는 경제분석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업결합, 시지남용, 공동행위 등과 관련된 경쟁촉진 분야로 관심을 한정한다.

이는 경쟁제한의 우려가 있는 문제 행위의 위법성을, 법조항의 단순한 자구적 해석에 의하지 않고, 합리의 원칙(rule of reason)을 적용하여 경쟁제한 및 효율제고 효과를 분석하여 판단하는 방향으로의 발전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발전이 현저하게 이루어진 시기는 지난 15여 년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구체적인 징표는 경쟁정책 집행에 있어서 경제분석의 활성화에서 찾을 수 있다.  물론 그 이전부터 산업조직론(industrial organization) 및 반독점 경제학(antitrust economics)의 연구성과들이 경쟁정책 집행에 크게 영향을 미쳐왔지만, 경제학자들이 공정거래 사건에 관한 경제분석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적극적으로 관여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몇 가지 계기가 된 사건이 있다. 우선 무학-대선 기업결합에 대한 2004년 고등법원 판결에서 재판부는 관련 지리적 시장획정을 둘러싼 인수, 피인수 기업 양측이 제시한 경제분석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 타당성에 대해 분명한 판단을 내렸다. 이는 공정거래 사건에서 경제분석의 중요성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2005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결합판매 및 하이트-진로 기업결합과 사건에서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피심인, 공정위 및 이해관계인의 경제분석이 심층적으로 논의되었고, 2006년 공정위의 최종 의결은 이를 반영하여 내려졌다. 이처럼 법원 소송 및 공정위 심의 과정에서 피심인 및 이해관계자들이 경제분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 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 공정위는 2005.12월 경제분석팀을 신설하였다.한편 이처럼 2000년대 초중반에 공정위 사건에서 경제분석이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그 시기에 경제학자인 강철규 교수가 위원장으로 재임(2003.3∼2006.3)한 사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경쟁정책 집행에서 경제분석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미국과 EU에서 이미 오래 전에 확립된 전통으로서 세계적 표준(global standard)으로 자리잡았다고 할 수 있다. Kwoka and White(1989, Preface and Introduction)는 The Antitrust Revolution이라는 편저서에서 미국에서의 반독점법 주요 사건에서 집행기관과 피심인 양측에서 활용된 다양한 경제분석 내용을 소개하면서, “1970년대 중반이래로 반독점법에서 경제학 역할의 중요성 증대(the increasingly important role of economics in antitrust since the mid-1970s)”를 미국에서의 “반독점법 혁명(antitrust revolution)”으로 규정하였다.본서에서 인용 문구는 이탤릭 글자체로 표기한다.

또한 이러한 “반독점 정책에서 경제분석의 부상(the ascendancy of economic analysis in antitrust policy)”을 두 가지 측면에서 구체적으로 제시한다.Kwoka and White(1989, 2018)는 1989년 초판이 출판된 이래 2018년 현재 7판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중요한 사건들에 대한 경제분석을 추가하면서 개정되어 왔다.

하나는 미국의 경쟁정책 집행기관들, 즉 미국의 법무부의 반독점국(Antitrust Division in the Department of Justice)이나 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가 내부의 경제전문 인력을 활용하여 법위반 가능성이 있는 사건을 발굴하고, 경쟁제한 이슈를 설정하고, 경쟁제한 효과를 확인하는 데 경제분석에 크게 의존하게 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와 동시에 경제학자들이 실제 반독점법 사건에서 기업이나 정부기관의 전문가 증인(expert witness)으로서 경제분석 결과를 경쟁정책 집행기관이나 법원에 제출하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본서는 지난 15여년간 우리나라 경쟁정책 발전의 중요한 하나의 측면인 경제분석 활성화의 결과로서, 저자가 지금까지 관여한 주요한 공정거래 사건에서의 경제분석 내용을 정리하여 소개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본서에서는 총 11개의 ‘주요한’ 공정거래 사건에서의 경제분석을 다룬다. 여기서 ‘주요한’의 판단기준은 저자의 매우 주관적인 것이라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 즉 저자가 지난 15여 년간 경제분석에 참여한 공정거래 사건들 중에서 기업결합, 시지남용, 공동행위에서 각각 3~4개의 사건을 자의적으로 선정하였다. 그 선정 기준은 각 사건의 경제분석에 활용된 방법이 국내의 공정거래 경제분석의 발전에 나름대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여부이다. 이렇게 선정된 11개의 사건들에 대해서 사건의 개요 및 경제분석 내용을 소개하고 그에 대한 사후적인 평가를 시도한다. 단 여기서 공정거래 사건이란 공정위 심의 단계뿐만 아니라 후속의 공정위 의결에 대한 불복 행정소송과 공정거래법 위반에 기반한 손해배상 민사소송 단계를 포괄하여 공정거래법 위반행위로 발단된 모든 사건을 지칭한다.일반적으로 기업결합과 시지남용 사건의 경우 경제분석은 대개 공정위 단계에서부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러한 사건들에서는 경쟁정책 집행기관과 피심인은 해당 사건의 경쟁제한 및 효율제고 효과를 입증하는 데 경제분석에 크게 의존하고, 이는 공정위 심의나 법원 소송 단계에서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아직 당연위법(per se illegality)의 전통에 영향을 많이 받는 공동행위 사건에서는 대개의 경우 공정위 단계에서 보다는 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민사소송 단계에서 경제분석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본서의 I부는 ?기업결합 사건과 경제분석?으로서, 1장에서 2003년 무학-대선, 2장에서 2006년 이랜드-까르푸, 3장에서 2009년 옥션-G마켓, 4장에서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 사건과 경제분석을 다룬다.각 장의 제목에 기재된 사건의 연도는 공정위 의결서 공표 일자를 기준으로 하였다. 경제분석 보고서의 일자는 공정위 심의 단계에서 제출된 경우는 그 전이고, 법원 소송 단계에서 제출된 경우는 그 후가 된다. 

1장의 2003년 무학-대선 기업결합은 앞서 언급한 바대로 공정거래 사건에서 경제분석의 필요성을 법원으로부터 인정받는 중요한 계기가 된 사건이다. 여기서 경쟁제한성 판단의 관건은 관련 지리적 시장의 범위가 부산-경남 지역으로 한정되느냐 전국으로 확대되느냐에 달려 있었고, 기업결합에 반대하는 보조참가인 대선 측이 고등법원에 제출한 전성훈(2004)의 경제분석에서는 임계매출손실 분석(Critical Loss Analysis)을 적용하여 관련 지리적 시장의 범위가 부산-경남 지역으로 획정되어야 함을 입증하였다. 임계매출손실 분석은 미국이나 EU 등에서는 이미 시장획정의 대표적인 방법으로 자리잡은 것으로서, 국내에서도 이 사건 이후 공정거래 사건에서 시장획정의 주요한 방법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2장의 2006년 이랜드-까르푸 기업결합은 2000년대 후반에 이마트-월마트, 홈플러스-홈에버 등 일련의 대형 소매유통업자들 사이의 결합을 선도한 사건이다. 이랜드 측이 공정위에 제출한 전성훈, 황윤재(2005)의 경제분석에서는 기업결합의 경쟁효과를 예측하는 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축약형 계량분석(Reduced- form Econometric Analysis)이 시도되었다. 공정위는 경제분석 결과를 본래 취지인 경쟁효과를 예측하는 데가 아니라 자신의 시장획정을 정당화하는 데 선택적으로 활용하였다. 본 경제분석에서 도입된 축약형 계량분석 방법은 그 후의 이마트-월마트 기업결합 관련 공정위 의결에 대한 불복 행정소송 단계에서 다시 활용되었다. 또한 본 사건은 대형할인점과 같은 유통서비스 산업의 지리적 및 상품 시장획정에 대한 이해가 보다 깊어지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3장의 2009년 옥션-G마켓 사건은 국내 오픈마켓에서 1위, 2위 사업자 사이의 기업결합으로서, 공정거래법 상의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하는 것을 공정위가 ‘합리적 재량권’을 행사하여 몇 가지 행태적 시정조치를 달아 인용한 ‘실질적인’ 첫 사례라고 할 수 있다.그 이전에도 공정위는 2009년 현대차-기아차, 2010년 SK텔레콤-신세기이동통신 기업결합 사건에서 경쟁제한성 추정 요건에 해당됨에도 행태적 시정조치를 부과하여 인용한 바 있다. 그러나, 이들 사례에서는 당시의 외환위기 상황에서 산업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경쟁정책보다는 산업정책적 고려가 우선시되었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 측이 공정위에 제출한 남재현, 신일순, 안형택, 전성훈(2008)의 경제분석에서는 양면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관련 상품시장의 획정, 소비자와 판매자 양 측면에서의 경쟁제한 효과, 동태적 경쟁의 중요성을 분석하였다. 공정위 의결은 소비자 측면의 시장획정 및 경쟁제한성 평가와 판매자 측면에서의 동태적 경쟁의 중요성에 대해서 경제분석과 일치하는 입장을 취하였고, 그에 따라서 일시적인 행태적 시정조치만을 부과하는 선에서 기업결합을 인용하였다. 공정거래의 경제분석의 발전 관점에서 본 경제분석의 중요한 의의는 반독점 경제학의 프론티어라고 할 수 있는 기업결합 시뮬레이션(Merger Simulation)을 시도하여 판매자 측면의 경쟁효과를 평가한 데 있다.

4장의 SK텔레콤-CJ헬로비전 사건에서 SK텔레콤은 2015.11월 ICT 융복합과 방송통신산업의 재편 추세에 대응할 목적으로 케이블TV 방송과 알뜰폰 사업 등을 영위하는 CJ헬로비전의 인수 및 합병을 시도하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오랜 기간의 심사를 거쳐 2016.8월 기업결합을 금지하는 구조적 시정명령을 내렸다. SK텔레콤-CJ헬로비젼 기업결합은 수평/수직/혼합을 포괄하는 복합적 성격을 지녔으나, 경쟁제한적 우려의 핵심은 전국적 IPTV 사업자인 SK브로드밴드와 23개 권역의 케이블TV 사업을 하는 MSO인 CJ헬로비전 사이의 유료 방송시장에서의 수평적 결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주요 쟁점은 유료 방송시장의 지리적 범위(전국 혹은 개별 방송권역)와 결합에 따른 CJ헬로비전의 케이블TV 요금인상 가능성이었다. 본건의 심사과정에서 피심인 측의 전성훈, 권남훈, 김성환, 남재현, 이상규(2016)는 최근 기업결합 경쟁제한성 분석에서 중요하게 활용되기 시작한 가격인상압력(UPP, Upward Pricing Pressure) 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본건 기업결합의 경쟁제한성이 심각하지 않음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를 나름대로 재해석, 재평가하여 기업결합을 불허하는 결정을 내렸다. 

본서의 II부는 ?시장지배적지위남용 사건과 경제분석?으로서, 5장에서 2001년 포스코의 거래거절, 6장에서 2008년 인텔의 조건부 리베이트, 7장에서 2014년 네이버-다음의 수직적 거래제한, 8장에서 2017년 퀄컴의 칩셋공급 및 라이선스 사업모델 관련 사건과 경제분석을 다룬다.

5장의 2001년 포스코 거래거절 사건에서 공정위는 포스코가 현대하이스코의 냉연강판 생산에 필수적인 열연코일의 공급을 부당하게 거절한 행위가 경쟁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방해하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이라고 의결하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2007년 공정거래법 사안에 대한 최초의 전원합의부 판결에서 공정위 의결을 지지하는 고등법원 판결을 파기 환송하면서 시지남용 사건에 있어서 부당성 유무의 판단기준을 정립함으로써 향후의 시지남용 사건의 판결에 대한 기념비적 선례를 확립하였다. 한편 포스코 측이 대법원에 제출한 이한식, 전성훈(2005)의 경제분석에서는 AIDS(Almost Ideal Demand System) 모형의 추정을 비롯하여 가격 시계열의 인과관계 검증 등을 통해서 관련 상품인 열연코일 시장이 국내로 한정되지 않고 최소한 동북아 지역을 포함한 국제시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관련 지역시장이 국제시장이라는 포스코 측의 주장은 포스코의 공급거절이 시지남용으로서의 부당성을 인정할 정도의 경쟁제한 우려를 야기하지 않았다는 대법원의 부당성 판단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6장의 2008년 인텔의 조건부 리베이트 사건에서 공정위는 인텔이 국내 PC 제조회사들에게 경쟁사업자인 AMD의 CPU를 구매하지 않거나 자사의 CPU를 일정 비율 이상 구매할 것을 조건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행위 등이 경쟁사업자를 배제하는 시장지배적지위 남용이라고 의결하였다. 인텔은 고등법원의 불복 소송에서 자신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고를 포기하였다. 인텔 측이 공정위에 제출한 전성훈(2007, 2008)의 경제분석에서는 관련 시장의 획정, 경쟁배제 효과, 효율성 항변 등 다양한 이슈들이 다루어졌으나, 특히 조건부 리베이트의 경쟁배제 효과를 검증하는 방법으로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동등효율 경쟁자(AEC, As Efficient Competitor)’의 유효가격-비용 검증(Effective Price-Cost Test)이 시도되었다. 이 사건에서 공정위는 반박 경제분석 결과를 제시하면서 인텔 측의 경제분석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였다. 최근 2017년 EU 최고법원은 AEC 검증의 필요성을 지지하는 판결을 내린바 있다. 이는 인텔 리베이트의 위법성 판단과 무관하게, 조건부 리베이트를 비롯한 시지남용의 위법성 판단에 있어서 경제분석의 중요성 및 효과에 기반한 합리원칙 적용의 당위성을 원칙적으로 천명하였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7장의 2014년 네이버-다음의 동의의결 사건에서 공정위는 인터넷 검색 및 광고 시장에서의 포털 및 광고플랫폼 사업자들의 몇 가지 행위가 시지남용 및 불공정거래에 해당하는지를 심사하던 중 네이버와 다음의 동의의결 신청에 따라 심의를 종결하고, 동의의결을 확정하였다. 이 사건은 동의의결 제도가 2011년 도입된 이래 처음 적용된 사례로서 의미를 지닌다. 네이버 측의 전성훈, 김종민, 남재현(2013)의 경제분석에서는 공정위가 문제로 삼은 네이버와 NBP(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의 행위 중에서 네이버의 유료전문서비스 사업모델과 NBP의 광고대행사 이관제한 정책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였다. 특히 광고대행사 이관제한 정책은 수직적 거래제한의 한 예로서 그와 연관된 경쟁촉진과 효율개선 효과에 대해서 산업조직에서 많은 연구가 있고, 이로부터 흥미로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공정위 동의의결 과정에서 이 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루어지지 못하였다.

8장의 2017년 퀄컴 사건에서는 모뎀칩셋 및 이동통신 특허라이선스 두 시장에서 이중의 지배적 지위를 지니는 수직적 통합사업자인 퀄컴이 모뎀칩셋 경쟁업체에게 표준필수특허(SEPs, Standard Essential Patents)의 라이선스를 제공하지 않고, 모바일 핸드셋 OEM들에게 칩셋 공급의 조건으로 라이선스 체결을 강요하고, 핸드셋 가격 일정 비율의 로열티 부과 등의 라이선스 조건을 일방적으로 부과한 행위들이 문제가 되었다. 공정위는 퀄컴의 이러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더불어 1조 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퀄컴의 사업모델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해관계자 측의 전성훈(2016)의 경제분석에서는 퀄컴의 칩셋 공급 및 관련기술 라이선스 사업모델의 경쟁제한성을 이해하는 데는 사업모델의 구성요소들이 서로 유기적 연관성을 갖고 순환적 상승작용을 하면서 경쟁자비용인상(Raising Rivals’ Costs, RRC)의 경쟁제한 효과를 야기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이 사건은 우리나라 공정위가 퀄컴과 같은 다국적 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사건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의 경쟁정책 집행에 앞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

본서의 III부는 ?공동행위 사건과 경제분석?으로서, 9장에서 2002년 흑연전극봉 국제카르텔, 10장에서 2000년 군납유 입찰담합, 11장에서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과 경제분석을 다룬다. 해당 경제분석은 흑연전극봉 카르텔은 고등법원에서의 불복소송 단계에서, 군납유와 밀가루 담합의 경우에는 담합으로 인한 손해배상 민사소송 단계에서 실행된 것이다.III부의 장 순서는 경제분석이 시행된 시기 및 경제분석의 발전 순서를 따랐다. 공정위 의결에 있어서는 군납유 사건이 먼저였으나, 해당 소송과 경제분석에 있어서는 흑연전극봉 사건이 앞섰다. 

III부에서도 I, II부에서와 마찬가지로 4개의 사건을 다루고자 하였으나, 3개의 사건 밖에 다루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는 공동행위 사건의 경우 공정위 의결에 대한 불복의 행정소송 및 이후의 담합 손해배상 민사소송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어 본서에서 공개적으로 논의하는 데 제약이 있었기 때문이다. 

9장의 2002년 흑연전극봉(전기로에서 고철을 용해하여 철을 정련할 때 요구되는 고열을 발생시키기 위하여 사용되는 큰 기둥형태의 생산요소로서 국내에서는 전량 수입에 의존함) 사건은 미국, 독일, 일본 등 6개의 해외 생산업자들의 국제카르텔로서, 이미 미국, EU, 캐나다에서는 경쟁법 위반으로 유죄가 인정되고 징역형 및 벌금이 피심인들에게 부과되었다. 피심인 중의 하나인 쇼와덴코는 고등법원에서의 불복소송에서는 공정거래법 역외적용의 관할권을 비롯하여 절차상의 문제, 과징금의 형평성 등 여러 이슈를 제기하였으나, 전성훈(2004)의 경제분석에서는 역외적용의 전제조건인 ‘효과주의 원칙(effect doctrine)’을 확인하기 위해서 해외에서의 공동행위가 국내 수입시장에 미친 경쟁제한 효과를 검토하였다. 경제분석에서는 산업조직 경제학의 담합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실증적 연구성과들이 활용되었다. 특히 담합효과에 대한 계량적 추정방법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는 담합더미(Collusion Dummy)를 포함한 중회귀 계량분석이 시도되었다. 

10장의 2000년 군납유 구매입찰 담합은 5개 국내 정유사들이 1998, 1999, 2000년 3개년 동안 국방부가 구매하는 유류에 대한 입찰 전체 건에 대해 유종별 낙찰예정업체, 응찰가격 및 들러리 가격 등에 대해 구체적인 합의한 사건으로서, 공정위는 총 1,901억원의 과징금(추후 일부 경감)을 부과하였다. 이후 국방부가 제기한 담합 손해배상청구 민사소송 과정에서 손해액 추정방법 및 규모에 대해서 원고와 피고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였고, 2011년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2013년에야 법원의 화해 권고에 따라 합의에 이르게 되었다. 오랜 기간의 민사소송 과정에서 1심 재판부의 의뢰에 따라서 서울대학교 경제연구소 기업경쟁력연구센터의 김선구, 류근관, 이상승, 이인권(2004)이 실행한 감정 경제분석이 논란의 중심이 되었다. 서강대학교 경제연구소의 왕규호, 이한식, 전성훈(2004)은 피고 측인 정유사의 의뢰로 감정 경제분석의 적절성을 자료, 이론, 실증의 제 측면에서 검토하였다. 이 사건에서는 이중차분법(Difference-in-Difference)이라는 고도의 계량경제분석 기법이 응용되었을 뿐만 아니라, 원고, 피고 및 감정인 경제학자들 사이에 그 올바른 적용을 둘러싼 대립적 주장과 법원의 판단이 흥미롭게 전개되었다. 

11장의 2006년 밀가루 담합 사건은 8개의 밀가루 제조 생산업자의 공동행위로서 공정위는 총 43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였다. 이후 밀가루를 중간재로 사용하여 빵을 제조하는 삼립식품은 담합에 참여한 삼양사와 CJ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 소송에서 원고인 삼립식품은 담합으로 인한 가격인상과 그에 따른 자신의 손해배상 금액에 대한 감정을 재판부에 신청하였고, 피고 측은 이에 대응하여 원고의 빵가격 인상을 통한 비용전가와 이를 감안한 원고의 실제 이익감소분에 대한 추가 감정을 재판부에 신청하였다. 관할 법원이 선임한 감정인 황윤재(2008, 이인호, 전성훈 자문)의 손해배상 감정 보고서에서는 담합에 따른 밀가루가격 상승분(Price Overcharge)와 빵가격 상승으로의 비용전가(Passing On)을 추정하여, 밀가루를 중간재로 사용하는 제빵업자의 실제 이익감소분(Lost Profit)를 산정하였다. 이 사건은 중간재 비용전가를 고려한 담합 손해배상 산정의 첫 사례로서 법원이 감정 경제분석을 그대로 인용한 데 큰 의의가 있다.

본서의 의의는 우리나라 공정거래 사건과 경제분석에 대해 처음으로 ‘책의 형식으로 묶어서’ 소개한 데 있다. 본서는 기본적으로 ‘편저(編著)’의 성격을 지닌다. 우선 본서에서 소개하는 경제분석의 상당 부분은 저자 단독이 아닌 다른 경제학자들과 공동으로 수행된 것이다.본서에 소개되는 경제분석에서 저자의 역할을 밝히자면, 총 11건의 경제분석 중 4건은 저자의 단독연구이고, 7건은 공동연구이다. 그리고 그 7건 중 6건의 공동연구에서 저자가 연구책임자로 참여하였다.

또한 대부분은 이미 산업경제학이나 경쟁법 저널에 개별적으로 정리되어 소개된 바 있다.총 11개의 장들 중에서 기존의 학술 저널에 출판되지 않고 본서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은 10장 하나이다. 각 장에는 해당 논문의 출처가 밝혀져 있다.

그러나 본서는 이들을 사건의 소개, 경제분석의 주요 내용, 사후적인 평가의 순서로 일관된 체계하에서 재편집하였다. 미국과 유럽의 경우 이미 Kwoka and White(1989, 2018) 및 Lyons(2009) 등에 의해 반독점법 혹은 경쟁정책 집행 사건에서의 주요한 경제분석이 소개된 바 있다. 이 두 저서는 편저자들이 경제분석의 측면에서 중요성을 지닌다고 판단한 주요한 사례들을 선정한 후 여러 경제학자들에게 의뢰하여 정리한 것들을 묶은 형식의 것이다. 그러나, 본서는 우리나라의 공정거래 사건들 중에서 저자가 직접 참여한 경제분석 중에서 기업결합, 시지남용, 공동행위의 각 분야에서 흥미로운 이슈가 제기되었거나, 새로운 분석기법이 도입되었다는 면에서 의미를 지니는 것들을 선정하여 체계적으로 정리하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앞의 두 편저서와 차별성이 있다. 이는 단일 저자에 의한 일관성이 유지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장점일 수 있으나, 단일 저자의 주관성 혹은 편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는 단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본서는 저자와 함께 경제분석 용역을 수행한 여러 경제학자들과의 공동작업의 소산이다. 함께 용역을 수행한 권남훈, 김성환, 김종민, 남재현, 신일순, 안형택, 왕규호, 이상규, 이인호, 황윤재, 이한식 교수(가나다 순)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또한 용역의 수행 과정에 로펌의 여러 경제학자 및 변호사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었다. 이분들 중에 특히 신광식, 홍동표 고문 및 박성범, 박성엽, 박익수, 장덕순, 오금석, 황창식 변호사(가나다 순)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아울러 본서의 교정에 있어서 도움을 준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대학원에 재학 중인 김재연, 백승연, 유슬기 조교, 그리고 박영사의 전채린 과장님에게도 감사를 표한다. 그럼에도 본서에 남아 있는 미흡한 점들은 모두 저자의 책임이다.본서는 2016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NRF-2016S1A3A2923769) 및 서강대학교의 교내연구비 지원(201719040.01)을 받아 수행된 연구이다. 


2020년 1월 31일

저자 전성훈    

전성훈


(현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서울대 경제학 학사, 석사

Yale대 경제학 박사

서강대 경제학부 회장, 경제대학원 원장

한국산업조직학회 회장, 「경제학연구」편집위원장

공정거래위원회 비상임위원, 홍조근정훈장

현대카드 사외이사, 삼성전자 상생 자문위원

 

International Journal of Industial Organization,

European Economic Review, Applied Economics,

Korean Economic Review, 「산업조직연구」,

「법경제학연구」, 「규제연구」등에 다수의 논문 게재

본서에 소개된 것 이외에 다수의 공정거래 사건 경제분석 수행

<PART 01 기업결합 사건과 경제분석>

Chpater 01 무학-대선 기업결합(2003년) 관련 지리적 시장획정과 임계매출감소 분석

Chpater 02 이랜드-까르푸 기업결합(2006년)의 경쟁효과와 축약형 계량분석

Chpater 03 옥션-G마켓 기업결합(2009년)과 Merger Simulation 분석

Chpater 04 SK텔레콤-CJ헬로비전 기업결합(2016년)과 가격인상압력 분석


<PART 02 시장지배적 지위남용 사건과 경제분석>

Chpater 05 포스코 거래거절(2001년)의 부당성 판단 및 지역시장 획정

Chpater 06 인텔 리베이트(2008년)의 ‘동등효율 경쟁자’ 유효가격-비용 검증

Chpater 07 네이버-다음 동의의결(2014년)과 수직적 거래제한의 경쟁효과

Chpater 08 퀄컴(2017년)의 칩셋공급 및 라이선스 사업모델의 경쟁자비용인상 효과.


<PART 03 공동행위 사건과 경제분석>

Chpater 09 흑연전극봉 국제카르텔(2002년)과 역외적용의 효과주의 원칙

Chpater 10 군납유 입찰담합(2000년)과 손해액산정을 위한 이중차분법

Chpater 11 밀가루 담합(2006년) 가격인상의 소비자전가와 손해액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