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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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주로 배우는 사회탐구
신간
세계일주로 배우는 사회탐구
저자
김정렬
역자
-
분야
행정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9.11.2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12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0872-2
부가기호
03300
강의자료다운
정가
18,000원

여행이란 사고와 시야를 넓히는 기회의 창이다. 세계적인 철학자 사르트르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으로 논평한 체 게바라는 중남미 각지를 여행하며 제국주의가 초래한 왜곡된 사회현실에 공감했기에 혁명가의 길을 선택하였다. 17∼18세기 영국 귀족가문의 자제였던 존 로크나 애덤 스미스는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일주하는 ‘그랜드 투어(Grand Tour)’에 참여해 정치경제학의 태두로 성장하는 인생지성을 획득하였다. 그리고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온 아일랜드 청년 코너 우드먼이 소설가 쥘 베른이나 투자자 짐 로저스를 벤치마킹해 「80일간의 거래일주」를 출간한 일도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우리 젊은이들이 정면교사할 우수사례이다.

창의적 혁신보다 실용적 학습이 중시되던 시대에는 발전된 국가의 정부나 기업을 재빨리 벤치마킹해 민주화나 산업화라는 발전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다.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는 후쿠자와 유키치와 같은 개화파가 선도하는 방식으로 서구 따라잡기(catch-up)에 성공하였다. 하지만 창의적 혁신과 모험적 도전이 핵심 성공요소로 부상한 ‘지식혁명’이나 ‘자본없는 자본주의’ 시대에는 교실보다 여행이 유용하다.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려버리는 재미와 일탈을 비롯해 힐링과 미식, 취재와 견학, 성찰과 교훈 등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여행의 가치이다. 크게 일상탈출과 자극추구로 구분되는 여행의 가치는 일상의 공간을 벗어나 낯선 곳에서 나를 힐링하거나 깨우친다는 점이 유용하다.

물론 여행이 제공하는 가치와 효용에도 불구하고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 열풍에 편승한 젊은이들의 과시욕이나 과소비 행태는 성찰이 필요하다. 미래의 안정된 생활기반인 주택, 예금, 주식 등 자산축적을 포기하는 대신에 기호품, 장신구, 자동차 등의 과소비에 몰입하는 일은 개인과 사회 모두에 바람직하지 않다. 물질적 소유나 막연한 미래보다 정신적 체험과 순간의 행복을 중시하는 욜로의 가치는 생활안정이 시급한 청년세대보다 일중독에 시달렸던 신중년 세대에게 절실한 덕목이다.

해외에 나가면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것을 느끼고 배워야 한다. 요즘 해외 관광지에 나가면 한국인들과 자주 접하게 된다. 아무래도 우리 한민족은 강력한 여행 유전자를 지니고 태어난 모양이다. 하지만 양적 확대와 병행하여 질적 발전이 수반되는 여행 패턴이 확립되었는가의 여부는 회의적이다. 우리들의 여행이 일회성 힐링이나 개인적 유랑으로 그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된다.

최근 부상한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이나 ‘그린 투어리즘(green tourism)’은 단순히 먹고 즐기는 여행이 아니라 학습과 성찰을 중시한다. 다크 투어리즘은 역사적 재난의 현장을 방문해 그 의미를 되새기는 여행이다. 뉴욕의 그라운드 제로,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수용소, 러시아의 체르노빌 등이 국제적 명소이고 국내에는 제주4·3평화공원, 국립5·18민주묘지, 거제포로수용소 등이 유명하다. 그린 투어리즘은 농촌의 자연경관과 전통문화, 생활과 산업을 매개한 체류형 여가활동을 지칭한다. 참고로 일본은 재배·가공·체험을 결합한 6차산업의 활성화를 표방하며 지방창생의 모티브를 제공해 왔다. 물론 이러한 여행패턴과 관련해 일부에서는 협소한 민족주의나 과도한 지역주의라는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한다.

여행의 목적은 학생, 선생, 작가, 기자, 피디, 주부, 직장인, 은퇴자 등 떠나는 사람의 직업에 따라 달라진다. 여행을 활용한 글쓰기는 저자가 전공한 사회과학보다 인문학이나 예술학에서 활성화되어 있다. 그리스 철학기행, 중국 한시기행, 북인도 종교기행, 동유럽 음악기행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여행하며 체험 소설을 출간한 무라카미 하루끼나 어니스트 헤밍웨이 및 ‘객주’를 집필한 김주영도 유사한 경우이다. 하지만 자신이 정립한 굿거버넌스를 전파하기 위해 천하를 주유한 공자는 사회과학자의 전형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은 때와 장소를 불문하고 우리를 몰입시키는 매력이 있다. 여행은 지루하거나 복잡한 일상에서 탈피해 새로운 자극과 진정한 휴식을 선사한다. 하지만 여행이 제공하는 창의적 발상과 충분한 힐링은 각자의 역량이나 준비에 따라 달라진다. 예술가나 공학자들이 여행을 통해 작품이나 제품을 창출하듯이 사회과학자도 국가와 시장 및 시민사회의 미래에 대한 통찰을 제시할 수 있다.

서양배우기에 올인한 일본은 비서구권 국가로는 처음으로 선진국 대열에 합류했다. 네덜란드와 제한적 수준의 무역을 채택하고 미국 군함의 위협에 개항한 일본이지만 개화파가 봉건영주와 사무라이로 대표되는 보수파를 제압하면서 근대화가 진전되었다. 선진국으로 도약한 이후에는 외견상 한국이나 중국에 비해 서양배우기가 약화된 것으로 보이지만 특유의 번역문화를 활용해 외부의 지식을 안정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나의 여행스타일은 선생의 자격으로 사회탐구 지식을 발견해 학생이나 대중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식추구적이다. 물론 교훈적인 장소를 선택해 글쓰기 자료를 수집하는 취재의 형식도 병행한다. 더불어 일간지에 칼럼을 기고하거나 잡지사에 여행기를 게재한다는 점에서 기자나 작가의 역할도 병행하고 있다.

이 책은 여행기 스타일 교양서를 표방하면서 중고생이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하였다.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중고생들이 한국사는 물론 광의의 사회탐구에 포함되는 사회문화, 한국지리, 세계지리, 윤리, 정치경제, 법, 세계사 등을 통합적이고 실체적으로 이해하는 기회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 책은 대학에서 현장중시 실용교육을 추구하는 교양 교재로 활용이 가능하다. 여행을 통해 포착한 세계 각국의 굿거버넌스 사례들은 국가나 도시의 발전을 촉진하는 유용한 학습자료이기 때문에 공무원이나 직장인들의 일독을 권유한다.

세계일주는 「그랜드 투어」나「80일간의 세계일주」처럼 부자나 마니아의 전유물이 아니다. 항공료 가격이 내려가고 카우치서핑(couchsurfing.com)이나 에어비앤비(airbnb.co.kr)를 활용한 저렴한 숙소가 늘어나면서 일반인들도 약간의 열망과 자금을 투입하면 얼마든지 도전가능한 보편적 기회로 전환되었다. 특히 지도, 내비게이션, 공유, 만남, 사진, 정보, 검색, 저장 등이 가능한 스마트폰의 보급은 초보 여행자들을 양산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물론 사진이나 검색에 대한 과도한 몰입이 여행의 본질을 위협하지만 다양한 장점을 상쇄할 정도는 아니다.  

40대 후반에 본격화된 나의 세계일주는 스마트폰을 장만하면서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나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실시간 여행기를 표방해 왔다. 이러한 글쓰기는 현장의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기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여행의 부산물인 대기시간을 활용하기에 유용하다. 현지에서 작성한 여행기의 핵심 구절은 몇 장의 배경사진과 함께 곧바로 지인들에게 전송된다. 이들의 반응이 나를 자극하는 피드백 기제이다. 여정에서 틈나는 대로 입력한 내용은 나의 카톡 계정에 보관했다가 숙소에서 컴퓨터 카톡 버전을 활용해 편집한다. 참고로 카톡 메시지의 컴퓨터 버전 재생기간은 3일이기 때문에 오래전에 저장한 내용을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폰에서 동일 내용을 복사해 전송하는 수고를 들여야 한다.

이러한 글쓰기 습관에 부응하기 위해 나는 해외에 나갈 때마다 국내 통신사의 데이터 서비스를 즐겨 사용한다. 일명 ‘롱패스’ 또는 ‘바로’라는 메뉴를 선택해 몇 만원의 추가요금을 지불하면 한 달에 2기가 바이트 내외의 데이터 사용권이 부여된다. 제한된 분량이지만 카톡 소통과 정보 검색 및 구글지도 활용에 손색이 없다. 물론 숙소에 들어오면 데이터 로밍 서비스를 차단하고 무료 와이파이를 활용한다. 이러한 과정이 번거롭다면 현지 유심이나 포켓 와이파이를 활용하는 것도 유용하지만 호환성이나 편의성에서 문제가 있다.

나는 그동안 본업인 대학교수로서 학교에서 강의와 연구에 매진했다. 이 과정에서 몇 권의 연구서와 수십 편의 논문을 출판했다. 하지만 이러한 지식들을 가공해 일반인들과 공유할 기회는 신문 칼럼 정도였다. 따라서 여행기 형식을 빌려 사회탐구에 대한 이해를 촉진하는 일은 새로운 도전이자 봉사이다. 익숙하지 않은 목표설정이라 많은 곳에서 미흡하지만 앞으로 계속 분발해 더 나은 결과물을 제시하겠다는 약속을 드리며 서문에 대신하고자 한다.

김정렬
김정렬은 2001년부터 대구대학교 도시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동안 「공공파이만들기」, 「참발전이야기」, 「비교발전행정론」, 「행정개혁론」, 「정부기업관계론」 등의 책과 더불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였다.

이러한 실적을 토대로 동아일보가 선정한 행정학 분야 ‘논문 영향력’에서 상위권을 기록하기도 했다. 대구대학교에서 ‘세계화와 국가경쟁력’, ‘국민국가와 제국 그리고 민주주의’, ‘도시와 행정’ 등과 같은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필자의 교양강의는 세계일주에서 확보한 사진과 동영상, 여행칼럼 읽기와 토론을 병행한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대구대학교가 선정한 베스트 티칭 프로페서를 수상하기도 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고려대학교 노동문제연구소 책임연구원, 규제개혁위원회 전문위원, 지방공기업평가원 책임전문위원, 5급과 7급 및 9급 시험위원 등을 역임하였다.

최근에는 자치분권대학에 출강하는 한편 경향신문을 비롯한 주요 일간지에 여행기 형식의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Preface 우리가 여행을 떠나는 이유

Prologue 세계일주가 사회탐구에 얼마나 유용할까?


Chapter 01 66일 간의 세미 세계일주 전반부: 영미

01 런던행 비행기에서 치른 출정식

02 바스에서 학습한 빅토리아의 유산과 공공서비스 혁신

03 산업혁명의 기상이 넘치는 실용도시 맨체스터

04 글로벌 거버넌스의 무대 브뤼셀로 향하다

05 재도약에 성공한 세계도시 런던의 저력

06 대영 제국의 영광이 지속되는 이유

07 세계의 수도로 부상한 뉴욕의 무한질주

08 미국의 인적자원관리에서 배우는 교훈

09 미국의 건설을 주도한 보스턴의 창의성

10 오대양을 누비는 서양스타일 해양개척사

Chapter 02 66일 간의 세미 세계일주 중반부: 남미

01 남미 일주의 관문 페루 리마의 가치

02 해안가 사막지대에 그려진 문명의 흔적

03 잉카 제국이 멸망한 이유

04 볼리비아의 자랑 라파즈와 우유니

05 칠레의 민주화와 산업화를 견인한 주역들

06 휴양특구 파타고니아가 주는 힐링

07 아르헨티나의 비극은 없다

08 브라질 관광의 중심지 이과수와 리우

09 남미 최대의 도시 상파울루의 허와 실

Chapter 03 66일 간의 세미 세계일주 후반부: 유럽

01 문명의 접경 그라나다가 간직한 추억

02 스페인 안달루시아에 산재한 이슬람의 영욕

03 스페인의 영광을 선도한 세비야의 저력

04 스위스가 간직한 팔색조 도시들

05 남부 독일의 자존심 뮌헨의 품격

06 발칸의 화약고 사라예보의 수난

07 인간과 자연이 협업한 크로아티아의 풍광

08 발칸의 관문 슬로베니아의 매력

09 동서양 교류의 중심지 베네치아의 활력

10 예술과 자본이 공존하는 밀라노의 역량

11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세미 세계일주를 마감하다

Chapter 04 서유럽과 북아프리카 기행

01 서유럽의 땅끝 포르투갈 리스본의 매력

02 백색도시 카사블랑카에서 적색도시 마라케시로

03 스위스에서 성찰한 국가경쟁력의 조건

04 하이델베르크와 암스테르담 및 에든버러 도시기행

05 네덜란드가 이룩한 균형발전의 비결

06 다시 아일랜드의 비극을 생각한다

07 강소국 모델은 우리가 추구할 미래가 아니다

08 독일통일의 상징 베를린과 통합도시의 전범 부다페스트

09 알렉산더와 메테오레를 품은 그리스 북부를 누비다

10 에게해를 장식한 그리스의 보물섬

11 고대의 흔적과 현대의 숨결이 혼합된 아테네

12 문명의 교차로 그리스의 정체성을 찾아서

13 이탈리아 남부여행의 빛과 그림자

Chapter 05 하와이에서 카리브까지 휴양벨트 탐방기

01 여행자들이 공감하는 하와이의 매력

02 미서부 일주의 시발점 샌프란시스코와 세도나

03 라스베가스의 재도약을 선도한 복합리조트

04 뉴올리언스가 미남부 여행의 거점으로 부상한 이유

05 플로리다의 활력을 충전하는 도시들

06 쿠바식 발전의 새로운 진로

07 칸쿤에서 체감한 중남미 행복국가의 비결

Chapter 06 유라시아의 동서남북을 넘나들며 유랑하기

01 바람의 나라 몽골에서 민족의 시원 바이칼로

02 러시아에 남겨진 소련의 유산을 포착하기

03 유라시아의 동서남북을 누비며 체득한 교훈

04 레미제라블에 투영된 프랑스 대혁명의 실상

05 동유럽의 관문인 오스트리아의 부침

06 한국적 발전의 새로운 진로를 노르웨이에 묻다

07 우리는 남미가 아니라 북유럽으로 가고 있다

Chapter 07 동아시아와 대양주 힐링캠프 참여기

01 베이징에서 확인한 중국몽의 허실

02 고전으로 배우는 리더십

03 현대 일본의 자화상 도쿄의 내면

04 발리에서 체험한 힐링과 성찰

05 싱가포르 혁신성장의 비결을 찾아서

06 싱가포르의 재도약과 역동적 거버넌스

07 말레이시아의 혁신성장정책은 왜 실패하였는가?

08 방콕이 동남아 최고의 관광도시로 부상한 이유

09 인도차이나의 발전에서 배우자

10 대양주의 중심 뉴질랜드와 호주 패키지

Chapter 08 다시 국내로 향하는 사회탐구 여정

01 속초에서 진단한 공공부문 생태계

02 안보에서 생태로 전환하는 강원도 접경지대

03 슬로시티의 비상을 선도한 단양과 영월

04 지역특화 발전을 추구하는 서부 경남

05 세종시에서 연찬한 적극행정의 구현방안

06 전주에서 숙의한 자치경찰제의 미래

07 상수도보다 절실한 하수도의 혁신

08 서울에 산재한 통치의 흔적

09 쇠퇴하는 제조업 도시들의 창의적 부활전략

10 혁신도시로 내려간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창출

11 도시경쟁력의 강화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Epilogue 여행의 고수들에게 배운 노하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