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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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성의 이론적 기초
신간
공공성의 이론적 기초
저자
임의영
역자
-
분야
행정학
출판사
박영사
발행일
2019.06.25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370P
판형
크라운판
ISBN
979-11-303-0763-3
부가기호
93350
강의자료다운
-
적립금 :
400원
부수 :
정가
20,000원

한국 사회에서는 1990년대부터 밀려들어오기 시작한 신자유주의의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공공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개인, 자유, 시장, 경쟁을 키워드로 하는 이데올로기로서 우리들의 삶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집단, 공동체, 사회 같은 것은 허상이고 개인만이 유일한 실재라는 것, 평등은 개인의 권리를 억압하는 이념이고 자유만이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유일한 이념이라는 것, 정부는 고비용 저효율의 자원분배시스템이고 시장만이 저비용 고효율의 자원분배시스템으로써 성장과 발전을 보장한다는 것, 경쟁만이 삶의 유일한 원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 등을 기본 정신으로 삼는다. 신자유주의는 영미계열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금융세계화를 통해 전지구적으로 확산된다. 그 이후 전지구적 차원에서 경제위기의 주기가 더욱 짧아지고, 경제적 불평등이 더욱 심화된다. 신자유주의를 옹호하던 다보스 포럼마저도 2008년 미국발 세계경제위기 이후 신자유주의의 실패를 선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자유주의의 원리는 단순히 관성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전히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Crouch, 2012). 

1960년대 이후 고도성장을 구가하던 한국 사회는 1997년 경제위기로 나라가 망할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경험하였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는 갑작스럽게 신자유주의의 물결에 휩쓸리고 만다. 그 이후 우리 사회는 어떤 문제에 당면하게 되었는가? 첫째, 경제적 차원에서는 소득과 부의 불평등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독점, 부의 세습, 실업, 고용의 질 저하, 빈곤, 저출산, 인구감소 등과 같은 문제들은 경제적 불평등과 밀접하게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과정에서 성장과 분배를 근간으로 하는 수많은 이슈들이 노정되고 있다. 둘째, 정치적 차원에서는 1998년에 정권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민주주의를 공고화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그러나 2008년에 다시 정권교체가 이루어져 이념적으로 신자유주의를 추종하는 정부들이 등장함으로써 민주주의는 후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권력의 사유화를 근간으로 하는 구조화된 적폐들은 촛불혁명의 도화선이 되었고, 2017년에 다시 정권교체가 이루어짐으로써 한국 사회는 민주주의를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셋째, 사회적 차원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배제와 혐오가 일상화되고 있다. 경쟁은 사람들로 하여금 서로를 밟고 넘어가야 할 적으로 간주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일자리, 지위, 기득권, 이익에 위협적이라 생각되는 현재적?잠재적 경쟁자들을 적대적으로 대하게 된다. 게다가 저항력이 없는 사회적 약자들을 희생물로 삼는 경우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그렇게 되면 사회는 정신적?육체적 폭력이 난무하는 전쟁상태에서 헤어나기 어렵다. 물론 경제적 불평등, 민주주의의 위기, 사회적 갈등이 신자유주의의 산물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조선 후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국가의 공적 시스템에 대한 불신에 뿌리를 두고 발달한 도구적 가족주의와 연고주의 그리고 반공주의, 권위주의, 성장제일주의, 불균등발전 등과 같은 개발독재의 유산들이 신자유주의와 접목되어 불평등의 심화, 민주주의의 위기, 사회적 갈등의 확산을 가져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따라서 한국 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과제는 단지 신자유주의의 허상에서 벗어나는 것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도구적 가족주의와 연고주의, 개발독재의 유산들을 비판적으로 극복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이어야 한다(임의영, 2016, 2018b). 

한국 사회에서는 당면한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데 있어서 지침이자 지향적 이념으로써 공공성 개념이 주목받고 있다. 공공성은 고립된 개인보다는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을 존재론적 토대로 삼아, 경쟁보다는 연대를 바탕으로 삶을 영위하는 실천적 방법을 개발하여, 사회적 대립보다는 사회적 평화를 지향하는 공존의 상상력을 담아낼 수 있는 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동안 공공성에 대한 연구가 사회과학 전 분야에서 다양하게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공공성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논의는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는 공공성이 높은 망루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듯이 한 눈에 잡힐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공공성은 깊고 넓으며 높은 개념이다. 그래서 나는 공공성의 깊은 계곡과 넓은 들판 그리고 높은 산을 직접 탐험하는 길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드넓은 미지의 땅은 여전히 우리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 책은 공공성담론의 윤곽을 그려보고, 담론자원들을 확보할 수 있는 광맥을 찾기 위해 기획된 것이다. 제1편에서는 공공성을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동서양에서 공(公) 개념의 기원을 추적함으로써 그 의미의 변천을 살피고, ‘공적인 것(the public)’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속성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이념으로서 ‘공공성’ 개념을 정의한다. 공공성은 공동체의 행위주체들이 민주적 절차를 통하여 정의의 가치를 추구하는 속성이다. 단, 절차와 내용은 변증법적인 관계에 있다. 공공성은 행위주체의 측면에서는 인간군상과 정부 및 시민사회 그리고 시장을, 과정적으로는 민주적 절차를, 그리고 내용적으로는 정의의 가치를 내포하는 개념이다. 다음으로 이념으로써 공공성 개념에 기초하여 공공성의 유형을 제시한다. 이는 공공성 자체가 특정 세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담론투쟁의 대상임을 드러낸다. 신자유주의자들도 공공성을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유형론에 따르면,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공공성은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기만적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제2편에서는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는 데 고려해야 할 조건들에 대해 논의한다. 이 책은 서로 분리될 수 없는 것이지만 설명의 명료성을 위해 세 가지 측면에서 실천전략을 살펴본다. 공공성 개념을 구성하는 세 요소, 즉 행위주체, 과정, 내용을 축으로 하는 ‘공-통-인(共-通-仁) 전략’을 기본 틀로 제시한다. 공(共)-전략은 다양한 행위주체들의 상태와 그들이 함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조건을 구상한다. 공-전략과 관련해서는 행위주체로서 인간군상, 국가, 시민사회, 시장, 거버넌스와 관련된 이론들을 소개하고, 그것들이 공공성에 대해 갖는 의미를 검토한다. 통(通)-전략은 과정적으로 민주적 절차를 강화하는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이를 위해 제도적 행위로서 정치와는 구별되는 ‘정치적인 것’의 의미를 살핀다. 이를 토대로 사람들의 사회적 삶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점을 드러냄으로써 왜 공론영역 혹은 공론장이 사회적 삶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지 살펴본다. 공론영역에 관한 이론들은 사람들의 직접적인 참여와 숙의를 정당화하고 강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정치적인 것의 의미와 공론영역에 대한 이론을 토대로 하여 더 많은 민주주의를 위한 방안을 제시한다. 대의제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대의제 자체를 다수제에서 합의제로 전환하는 길, 대의제에 참여민주주의와 토의민주주의를 접목하는 길 등에 대하여 살펴본다. 인(仁)-전략은 정의의 가치들을 실현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춘다. 기본이 되는 것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공유하는 문제이다. 책임은 곧 정의로운 분배원칙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인 의미를 갖는다. 또한 책임은 상호의존적인 관계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제공하는 돌봄을 정당화하는 데 있어서도 근본적이다. 인-전략에서는 책임, 정의, 돌봄에 관한 이론을 살펴본다. 더불어 정책적으로 정의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공익과 공공가치의 문제를 다룬다. 

이 책을 기획하고 출판하기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이 무엇보다 큰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연구년 기간 동안 원고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모든 학과의 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 해준 학과동료 교수들의 도움도 컸다. 많은 분들이 초고를 읽고 아낌없는 조언을 해주었다. 특히 신희영 교수, 박치성 교수, 배수호 교수, 김희강 교수, 김동환 교수, 김대건 교수, 이광훈 교수 그리고 박광표 박사의 관심과 조언에 감사를 드린다. 학문 세계에 발을 들여놓을 때부터 내게 커다란 그늘이 되어 주셨던 고 정문길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이 전해지기를 바란다. 나에게 가족은 언제나 힘이 된다. 김미애 씨, 한시와 종원 그리고 강민에게 고마움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출판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책을 정성스럽게 만들어준 박영사에 감사드린다. 


2019년

임 의 영 

임 의 영

고려대학교에서 행정학박사 학위(1992)를 취득하고,

현재는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행정학회 편집위원장을 역임하였다. 

주요 관심분야는 행정철학과 행정윤리이다.

최근에는 공공성 연구에 집중하고 있으며, 행정학의 학문적 영역을 넓히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저술로는 <민주주의와 행정윤리(2002)>, <행정철학(2006/2016)>, <형평과 정의(2011)>, <생각을 여는 행정학(2015)> 등이 있다.


제1편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제1장 공(公) 개념의 기원

제2장 ‘공적인 것(the public)’의 속성

제3장 이념으로서 공공성(publicness)


제2편 공공성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제4장 공(共)-전략

제5장 통(通)-전략

제6장 인(仁)-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