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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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과 세계시민교육
다양성과 세계시민교육
저자
허영식
역자
-
분야
교육학
출판사
박영스토리
발행일
2017.03.10
개정 출간예정일
페이지
290P
판형
신A5판
ISBN
979-11-88040-02-5
부가기호
강의자료다운
-
정가
18,000원

중판발행 2020.02.10

초판발행 2017.03.10

머리말

오늘날 다양성의 증가 및 세계화의 진행과 더불어 최근 세계시민 및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 세계시민의 개념은 세계사회의 특징을 제대로 이해하고 세계사회의 변동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적응할 수 있는 시민의식을 함축하고 있다. 여기서는 세계시민의 개념이 세계시민교육을 위해 함축하고 있는 의미를 개괄적으로 기술하고, 이어서 세계시민교육의 가능성과 한계에 대하여 언급하고자 한다.
세계화시대에도 여전히 세계적인 규모에서의 중앙집권국가 혹은 세계국가에 대한 기대는 실현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바람직하지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세계시민에 대한 관심이 새삼스럽게 증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글로벌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호연결과 상호의존으로 인하여 여러 국가와 민족이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되었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와 더불어 지구촌문제의 해결과 취급을 위해서는 전통적인 민족이나 국민국가 중심의 사고와 행위를 가지고는 더 이상 안 된다는 요청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세계화의 도전과 지구촌문제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세계시민의식이 요청된다. 세계시민의식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수준의 상호의존과 세계위험사회의 도전(지구촌문제)을 고려할 때,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또한 정의와 연대의 정신을 가지고 세계사회를 구성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여기서 특히 정치와 교육 및 학문 관련 기관, 그리고 시민사회의 단체와 개인들에게 기대를 걸어야 한다.
세계시민으로서의 글로벌 행위를 위한 전제조건을 고려할 때, 우선 공동의 학습과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사람들의 존엄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능력과 자질에 대하여 올바른 평가를 해야 하며, 미디어를 활용하되 지나친 의존은 가급적 지양해야 하며, 지방적 행위와 글로벌 사고를 연결하거나 아니면 거꾸로 지방적 사고와 글로벌 행위를 연결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민족과 세계의 관계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민족주의냐 아니면 세계시민주의냐 하는 양자택일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세계시민주의와 민족주의의 조화를 어떻게 추구할 것인가의 문제제기가 더 바람직하다. 세계시민에 대해서 살펴보면,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이 이미 세계시민의 준거를 포함하고 있으며, 헌법전문(前文)에 있는 용어를 빌어 좀 더 구체적으로 표현하자면,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하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세계화.정보화.다원화라고 하는 거시적인 사회변동의 관점에서 세계시민과 세계시민교육의 과제를 살펴보면, 우선 희망의 원리와 책임의 원리에 입각해야 한다. 공간 축에서는 글로벌 수준에서 생각하면서 지방적 수준에서 행동하거나 아니면 거꾸로 지방적 수준에서 생각하면서 글로벌 수준에서 행동할 수 있어야 하며, 시간 축에서는 미래를 생각하면서 현재를 구성할 수 있어야 한다. 세계시민의식의 구성요소로는 글로벌 세계관, 인권과 다양성 존중, 배려와 평화적 갈등해결을 들 수 있다. 글로벌 세계관은 국경을 넘어서는 사고, 초국가적 사고, 상호의존적이고 구조적인 사고, 그리고 지속가능성(지속가능한 개발)에 입각하여 조망할 수 있는 사고의 네 가지 수준에서 관찰할 수 있다. 인권과 다양성 존중에 관해서는 권리와 의무, 권리와 책임의 연관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으며, 인권과 관용의 관계도 명료화해야 한다. 배려와 평화적 갈등해결의 관점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의 기능과 친사회적 기능, 그리고 간문화적 공감능력이 요청된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세계시민교육의 가능성과 한계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의도적인 행위와 세계사회적 전개과정의 진행 사이에는 질적인 차이와 간격이 존재한다. 세계의 복잡한 사회적 과정에 대한 이해는 개인적 생활세계의 직접적인 경험에서 충분히 나올 수가 없다. 점점 더 복합적인 세계사회에서 판단.행위능력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의 경험을 넘어서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주는 이론적인 지식이 필요하며, 일상의 시간적.공간적 지평을 훨씬 넘어서서 추상화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물론 한편으로 미시세계(생활세계)의 경험과 다른 한편으로 거시세계(세계사회)에서 필요한 지식 사이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가 세계시민교육의 주된 과제이긴 하지만, 지방수준과 세계수준의 연결이 안고 있는 복합성에 비추어 볼 때, 자기 자신의 행위를 세계적인 맥락에서 파악한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따라서 가까운 곳의 대인관계에서 통하는 윤리를 세계사회에 투사시킨 것, 즉 세계에 대한 책임의식은 그 대상이 상당히 애매모호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한 교육이 세계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지나치면 안 된다. 예를 들어, 계몽주의자의 한 사람인 칸트(Kant)가 설계한 바와 같이, 인류의 교육을 통하여 세계시민의 평화왕국을 건설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세계시민교육의 프로그램을 구안하고 이행하려 한다면 그것은 실현하기에 상당히 어려운 기대, 따라서 무리한 기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도대체 어떻게 지구촌문제 혹은 지구적 위험요인을 교육적인 소통으로 옮길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답하기 어려운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세계시민교육은 이제까지 오류에 빠졌던 것, 즉 이상적인 세계공동체나 완성된 인간을 꿈꾸는 미래주의적 전망과는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그 대신 오히려 인류의 생존문제를 교육적으로 어떻게 잘 다룰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 최소교육전략에 국한하는 것이 현실적합성이 더 많은 접근방안이라고 해석하고 판단할 수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특히 우리의 일상적인 행위가 우리의 직접적인 경험지평을 벗어난 곳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를 관찰하고 성찰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 자체가 상당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개개인의 생활과 사회체제에 대한 개입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우리 자신의 생활이 국제적 혹은 세계적 관점에서 얼마나 적합한 것이고 그럴 만한 타당성이 있는가를 성찰하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기본적인 학습과정(사고.판단.행위)에 해당하는 기회와 상황을 마련하는 일이 교육적으로 정당하고 또한 필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허영식, 2015b: 4-6).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미시세계와 거시세계의 연결문제 혹은 구체적 학습수준과 추상적 학습수준의 연결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적 접근방안을 고려할 때, 예를 들면, 사례(case).상황(situation).영상텍스트(iconic text).내러티브(narrative).(analogy) 등을 적절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강현석, 2016: 312-313). 또한 관점취득(perspective-taking)과 다중관점(multiple perspective)에 지향을 둔 수업 혹은 학습에 초점을 맞추어 볼 때, 정반합(正反合)에 입각한 변증법적 사고과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변증법지향수업(DOL: dialectics-oriented lesson) 혹은 변증법지향학습(dialectics-oriented learning)의 절차를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출발점 확인 차원에서 학습자의 선입견.편견 혹은 선(先)이해.선지식.선이론을 알아볼 수 있도록 도입단계를 구상한다. 둘째, 전개단계, 즉 관점취득 혹은 다중관점의 적용단계에서는 공감능력을 발휘하여 타자의 마음(사고와 감정) 속으로 들어간 다음, 그 타자의 입장.관점에서 사물이나 인간관계를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때 일차적으로 내부의 관점(당사자.참여자의 관점, 너와 나의 관점, 이믹(emic)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데 중점을 둔 관점취득을 넘어서서, 가능하면 보다 더 객관적 수준에서 외부의 관점(관찰자의 관점, 제3자의 관점, 에틱(etic)의 관점)을 고려할 수 있는 학습기회도 마련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수업상황이나 여건이 허락할 경우, 내부.외부의 관점과 더불어 여러 가지 다양한 관점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다중관점의 함양.신장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셋째, 정리단계에서는 한편으로 도입단계에서 확인한 출발점, 즉 학습자 자신의 생각이나 견해.입장(정)과 다른 한편으로 전개단계에서 살펴본 타자의 내부적 관점, 보다 더 객관적인 외부의 관점, 다중관점 따위(반)를 서로 대조.대비하면서 학습자가 자신의 관점을 변경했는지의 여부, 그리고 변경한 경우 무엇을 어떻게 어느 정도로 변경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합). 즉, 정리단계에서는 관점변경(perspective-changing)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때 관점변경을 억지로 이끌어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왜냐하면 만약 그럴 경우 (세계)시민교육의 중요한 원칙(주입.교화의 금지)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과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이 책에서는 다양성과 세계시민교육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여, 차이.다양성이 점점 더 증가하는 사회변동과정을 고려하고, 특히 세계시민교육의 관점에서 바람직하고 적절한 접근방안을 탐색하는 차원에서 관련된 이론적 기초를 살펴보고, 실천적 과제와 방안을 모색하는 데 주된 목적을 두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목적에 다가가기 위하여 우선 문화적 차이.다양성에 관한 담론과 함의, 다양성과 정체성에 대한 연구동향과 함의에 주의를 기울인다(제1장~제3장). 이어서 다양성과 정체성의 관계를 염두에 두면서 다문화사회에서 편견.차별의 문제와 해결방안에 대해 살펴본다(제4장). 그 다음 다중관점에 지향을 둔 세계시민교육의 도전과 과제, 세계화시대의 세계시민교육, 그리고 사회통합과 세계시민교육의 관계에 대해 논의한다(제5장~제7장). 마지막으로 다문화와 사회통합의 문제를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의 질문에 답하기 위한 차원에서 페기다(Pegida)의 사례를 살펴보고, 그 연장선상에서 추가적인 시사자료를 소개한다(제8장~제9장). 각 장의 내용에 해당하는 요약문은 각 장의 말미에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의 발간을 맡아주신 박영스토리 대표님과 편집 및 교정을 담당해주신 편집진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2017년 3월
허영식

저자소개
허영식(Young-Sik Huh)
-서울대학교 독어교육과 및 동 대학원 사회교육과 졸업
-독일 프랑크푸르트(Frankfurt)대학교 사회과학부 철학박사(Dr. phil.)(사회과학교육학 전공)
-현재 청주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E-mail: huhyousi@cje.ac.kr
<저서>
-[과학기술과 현대사회: 이상향과 암흑향 사이에서](2004)(2005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국제관계와 현대사회 그리고 시민교육](2007)(2008년도 문화체육관광부 우수도서 선정)
-[다문화사회와 간문화성](2010)(2011년도 대한민국학술원 우수학술도서 선정)
-[다양성과 간문화](2015)(2016년도 세종도서 학술부문 선정)
CHAPTER 01 문화적 차이. 다양성에 관한 담론과 합의
CHAPTER 02 다문화사회에서 다양성과 정체성에 대한 연구동향과 합의
CHAPTER 03 다문화사회에서 정체성의 개념과 의미
CHAPTER 04 다문화사회에서 편견.차별의 문제와 해결방안
CHAPTER 05 다중관점에 지향을 둔 세계시민교육의 도전과 과제
CHAPTER 06 세계화시대의 세계시민교육
CHAPTER 07 사회통합과 세계시민교육
CHAPTER 08 페기다(Pegida)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본 다문화와 사회통합의 문제
CHAPTER 09 간문화적 갈등의 사례로서 살펴본 페기다현상